경남 1210개 중 김해시에 200개 밀집

대한민국은 '자동차 2000만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6월 말 기준 전국 자동차 등록대 수는 1997만 9582대로 집계됐다. 인구 2.59명당 1대꼴이다.

1997년 자동차 등록대 수가 1000만 대를 넘어서고 1995년 국내 주유소 거리 제한 철폐 이후 5600개에 불과했던 전국 주유소 수는 꾸준히 증가해 1만 3000개소로 포화 상태다. 이로 말미암은 경쟁 심화로 영업이익률이 악화하고 폐업주유소가 급증하고 있다. 

한국석유공사가 운영하는 유가정보 서비스 오피넷(www.opinet.co.kr)에 따르면 경남에는 7월 7일 기준 1210개의 주유소가 있다. 특히 중소기업과 유동인구가 많은 김해시에 경남 전체의 6분의 1에 해당하는 200개의 주유소가 밀집돼 있다. 

오피넷을 통해 지역별 휘발유 값 최고와 최저가격 주유소를 확인할 수 있다. 7월 7일 기준 경남에서 휘발유 값이 가장 싼 곳은 진주 망경동에 있는 대양주유소다. 1리터(ℓ)당 1765원으로 휘발유 값이 가장 쌌다. 휘발유 값이 가장 비싼 곳은 리터당 2098원인 창원에 있는 한 주유소다. 창원은 최고와 최젓값이 330원으로 경남에서 주유소별 기름 값 차이가 가장 많이 나는 지역이다.

차량은 많지만 주유소 사정은 다른 창원·김해시

경남에는 1210개의 주유소가 있다. 인구를 단순 비교하면 경남(333만여 명)과 인구 수가 비슷한 부산(352만여 명)은 주유소가 476개다. 서울은 1000여 명으로 경남 인구 수의 3배지만 주유소 수는 610개다. 

전국에서 주유소 경쟁이 가장 심한 곳은 경북이다. 인구는 270만 명이지만 주유소 수는 1423개다. 경북보다는 나은 상황이지만 경남 역시 주유소가 많은 지역으로 세 손가락 안에 꼽힌다. 

경남에 등록된 자동차 수는 5월 말 기준 150만 1499대다. 창원시(5개 행정구 합) 자동차 수가 52만 731대로 가장 많고 김해시는 22만 9066대로 그 뒤를 잇는다. 

창원의 자동차 등록대 수는 2명당 1대꼴로 전국에서 가장 높고 경남 전체 등록차량인 150만 대의 35%를 차지한다. 김해시 역시 인구대비 자동차 등록대 수는 2.27명당 1대꼴이다. 김해시 등록차량은 경남 전체의 15%를 차지한다. 창원시와 김해시 차량을 합하면 경남 등록 자동차 수의 절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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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픽 서동진 기자

하지만 주유소 현황을 살펴보면 창원은 주유소가 부족하고 김해시는 과포화 상태임을 알 수 있다. 

자동차 수가 52만여 대인 창원시 주유소 수와 그에 절반도 못 미치는 김해시 주유소 수는 각각 212개, 200개로 비슷하다. 특히 창원시 성산구는 자동차 등록대 수가 14만 9061대로 주유소는 20개뿐이다. 

이는 주유소 한 개에 등록 차량 대수를 비교하면 확연히 차이가 난다. 창원시 성산구는 주유소 한 곳당 7453대의 차량이, 김해시는 주유소 한 곳당 1145대의 차량이 이용하는 셈이다.

도내 주유소 13% 차지하는 셀프주유소 '증가세'

4대 정유사(SK·GS칼텍스·S-oil·현대오일뱅크) 중 경남은 SK 직영·자영 주유소가 370개로 가장 많다. 

GS칼텍스 263개, 현대오일뱅크가 23개, S-oil 132개 순이다. 

도내 알뜰 주유소는 132곳이다. 알뜰주유소는 2011년 기름 값 상승세가 심상치 않자 정부가 ‘고유가 물가안정’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당시 정부 세금 지원과 가격을 한국석유공사를 통해 저렴하게 공급해 판매가격을 리터당 100원 싸게 판매해 다른 주유소 판매 가격을 인하하도록 유도한다는 목적이었다. 

알뜰주유소는 '알뜰' 하지 않다는 소비자 지적이 끊이지 않고 주유업계의 주요 논란거리이기도 하다. 

알뜰주유소는 전국 전체 주유소의 약 10%를 차지하고 유형별로 보면 자영 알뜰주유소, 도로공사 알뜰주유소, 농협 알뜰주유소로 나뉜다. 

도내 알뜰주유소는 김해 12개, 사천 12개, 진주 16개, 창원 15개로 그 외 지역은 한자릿수로 확산 과정에 있다. 

도내 셀프주유소는 158개로 전체의 13%를 차지한다. 경남은 셀프주유소 통계가 2011년부터 집계됐다. 당시 18개였는데 꾸준히 늘고 있다. 2012년 도내 셀프주유소 수는 67개로 전년 대비 4배가량 늘었고, 2013년은 132개로 그 수가 껑충 뛰었다. 

셀프주유소는 1990년대 중반 국내 정유사들이 국내 석유시장 자율화와 맞물려 공격적인 마케팅을 위해 앞 다투어 도입했다. 하지만 고객들의 냉랭한 반응으로 실패로 끝났다가 2003년 다시 등장했다. 리터당 2000원을 오르내리는 고유가 시대에 수고롭지만 10원이라도 싼값에 주유하려는 소비자들 심리가 한 몫 하면서 점점 느는 추세다.

셀프주유소는 창원이 44개로 가장 많고, 김해 28개, 진주 26개, 양산 22개 순이다. 남해와 의령, 함양, 합천은 셀프주유소가 없다.

평균 휘발유 값이 가장 싼 지역은 함양

경남 평균 휘발유 값은 1리터당 1875원(7월 7일 기준)이다. 도내에서 휘발유 값이 가장 비싼 지역은 김해지역으로 1934원이다. 김해에서 가장 싼 곳은 진영읍 서부로에 있는 세명주유소로 1779원이다.

창원시 평균 휘발유 값은 1리터당 1933원으로 김해시와 1원 차이가 난다. 창원지역 내에서 가장 싼 곳은 성산구에 있는 동부3주유소로 1768원이다. 마산회원구, 의창구, 진해구는 최저가격 주유소가 1778원이고 마산합포구는 1783원을 기록했다. 창원시 5개 행정구에서 최저가격 주유소는 모두 셀프주유소가 차지했다. 창원은 최저(1768원)와 최고(2098원) 휘발유 값 가격차이가 330원으로 가장 크다. 

평균 휘발유 값이 가장 싼 지역은 함양이다. 1리터당 1848원으로 함양지역에서 최저가격 주유소는 수동면 본통주유소(1807원)다. 진주는 최저가격 주유소 5곳 중 1위를 제외한 4곳이 셀프주유소다. 

알뜰·셀프 주유소라고 무조건 싸지는 않다. 18개 시군 중 지역에서 휘발유 값이 가장 싼 주유소 중 셀프주유소는 6개, 알뜰주유소는 5개다. 이중 알뜰과 셀프 중복되는 곳이 2개임을 고려하면 18개 지역에서 절반이 이에 해당한다. 

경남 평균보다 휘발유 값이 싼 지역은 밀양, 산청, 의령, 하동, 함양, 거창, 진주, 창녕, 함안, 합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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