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 수타 사누키 우동 전문점

일본 정통 수타 사누키 우동 전문점 ‘코코로제면소’를 찾았다. 창원시 의창구 용호동 언양각 식당 옆에 자리 잡고 있다.
코코로는 ‘마음’ ‘정성’을 뜻하는 일본어다. 제면소, 말 그대로 밀가루로 면을 직접 뽑는 집이다.
코코로제면소 사장이자 주방장인 김중훈(35) 씨가 면 뽑기에 여념이 없다. 손님이 주문한 음식을 기다리는 동안 면을 뽑는 모습을 직접 볼 수 있는 즐거움까지 선사한다.


족타, 생면을 고집하다

“매일 아침 천연재료로 직접 반죽하는 코코로제면소는 손님과 약속을 최우선으로 생각합니다. 1년 전 오늘처럼 초심을 잃지 않고 요리합니다.”

그가 손님을 향한 위치에서 면을 뽑는 조리대 아래에 적힌 문구다.

최고의 면을 뽑는 과정은 힘겹다. 일본 정통 생면은 족타, 발로 밟아 반죽한다. 우유팩 같은 곳에 초벌 반죽한 밀가루를 넣고 천을 넣고 발로 밟는 과정을 세 번 거친다.

김중훈 요리사는 “발로 밟아 반죽해야 기포를 완전히 없앨 수 있다. 그래야 탄력도 있고 부드럽다”고 설명했다. 손 힘보다 발 힘이 훨씬 강하기에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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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연 기자

염도계로 정확히 맞춘 밀가루 대 소금물의 비율도 부드러운 면을 뽑는 기본이다. 숙성은 더디다.

“실온에서 10시간 숙성 시킵니다. 이후에 14~15도 정도되는 와인냉장고에 넣어서 보관하고 주문을 받고 난후 면을 밀어서 썰어냅니다.”

생면을 고집하는 코코로제면소는 일본의 사누키 우동 조리법을 그대로 재현한다.

사누키 우동이란 일본 사누키 지방의 가가와현 일대에서 생산되는 우동이다. 가가와현 주민 1인당 연간 우동 소비량은 230그릇으로 일본 내 1위다. 지난 2006년 기준 가가와현의 우동 생산량은 6만 660톤으로 2위인 사이타마현의 1만 9827톤보다 월등히 많다.

가가와현 내 신문사 사이트에는 날씨, 스포츠 등의 코너와 동등하게 우동 코너도 자리한다. 우동집 위치, 우동 가격 등을 알려주는데 그만큼 일상생활에 밀착해 있음을 방증한다. 사누키 우동 협동조합은 매년 7월 2일을 ‘사누키 우동의 날’로 정해 전 세계 손님들을 끌어 모으고 있다.

시장조사 발로 뛰다

덩치에 비해 손이 가늘다. 손재주가 남달랐기에 액세서리 디자이너로 8년을 일했을 테다.

“남자가 무슨 액세서리 디자이너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일에는 남녀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할 만큼 했다고 생각했을 때쯤부터 다음 일을 구상했죠.”

김중훈 요리사는 부산의 유명 일본식 우동 전문점에서 수련생으로 일했다.

“처음에 부산 해운대에 치치부라는 일본라멘 전문점에서 일했지요. 일본 면 요리에 관심을 갖게 된 이후 우동도 해보고 싶더라고요. 광안리 다께다야에서 수련생을 구한다는 소식에 달려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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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연 기자

라멘 집은 우후죽순 많이 생겼지만, 우동 전문점은 드물었기에 시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부산보다는 창원을 노렸다. 일종의 전파 효과다.

“태어난 곳은 부산이지만 중학교와 고등학교를 마산에서 다녔지요. 친구들 중에 음식점을 하고 있는 친구가 제법 있죠. 시장조사를 하는데 친구들 조언이 컸습니다.” 

시장조사만 3개월 넘게 했다. 상남동보다 용호동을 선택했다.

“3주 동안 점심시간과 저녁시간 피크 시간대에 상남동을 샅샅이 뒤지듯 움직였죠. 밥장사에 거품이 많았어요. 손님 없이 텅텅 빈 가게도 많이 보였습니다. 투자금이 비싼 것도 부담이었지만, 위험 부담을 안은 채 유지할 만큼 매출로 이어지기 힘든 구조였다고 할까요. 술이 아닌 밥장사 수요도 높지는 않아 보였죠.”

코코로제면소가 용호동에 있지만 용호동 가로수길 임대료도 만만치 않다. 가로수길을 조금 비껴 위치하면서도 이름만 들으면 알만한 식당 옆에 자리를 잡았다.

창원에 반 지하 상가가 많다. 코코로제면소는 반 지하에 있으면서 출입구가 도로변에 있지도 않다. 그래도 노출빈도가 높다고 생각한 것은 주차장 때문이다.

“창원에서 ‘언양각’ 하면 모르는 사람이 없죠. 오래되고 유명한 가게 주차장과 코코로제면소가 마주하고 있는 위치입니다. 옆집가게 손님이 주차를 하고 자연스럽게 우리 가게가 보이죠. 자꾸 보다보면 맛보러 가고 싶은 법이죠. 입구를 전면 통유리로 해서 가게 내부가 훤히 내보이게 한 점도 그런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함이죠. 물론 햇볕이 잘 드는 효과도 있습니다.”

삼색 우동의 매력에 빠지다

코코로제면소에는 3가지 종류의 우동이 있다. 코코로 우동은 가장 기본이 되는 따끈한 국물의 우동이다. 튀김을 곁들인 비빔우동인 텐 붓가케 우동은 별미 중의 별미다. 시원하게 더위를 식히는 냉우동은 하절기 메뉴로 4월부터 9월까지 맛볼 수 있다.

가장 기본이 되는 코코로 우동부터 맛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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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연 기자

정통 사누키 생면과 맛국물이 잘 어우러진 깔끔한 국물 맛이 좋다. 부드러우면서도 탱글탱글한 면과 함께 고명으로 새우튀김, 가쓰오부시, 미역, 잔파, 쑥이 함께 나온다.

두 번째 비빔 우동 차례다.

붓가케 우동. 비빔면 하면 붉은색 고추 양념장을 떠올리는 한국식 면 요리와 달리, 일본식 정통 비빔우동인 붓가케 우동은 간장으로 만든 쯔유라는 양념장에 비벼 먹는다.

붓가케란 '끼얹다'라는 의미다. 특제 쯔유 간장소스를 부어 자작하게 비벼 먹는 우동이다.
쯔유는 간장을 끓여 식힌 뒤 가쓰오부시, 설탕 등을 넣어 만든다.

코코로제면소에서는 텐 붓가케 우동을 내놓는다. 붓가케 우동에 튀김이 더해지면 텐 붓가케 우동이 된다.
코코로 텐 붓가케 우동은 국물에 빠진 면보다 훨씬 생면을 씹는 식감이 좋다. 생강, 다진 무, 잔파와 어우러진 쯔유 맛에 한 그릇 금세 비운다. 단호박 튀김과 새우튀김의 바삭한 맛이 일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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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연 기자

“튀김은 두 단계로 튀겨냅니다. 처음에 60% 정도 튀겨서 준비해 놓고, 주문이 들어오면 나머지 40%의 열을 가해 겉은 바삭하고 속은 부드러운 튀김을 완성합니다. 옷을 두 번 입히지는 않습니다. 얇게 속이 비치는 튀김이 제 맛을 내기 때문이죠.”

여름 별미 냉우동은 사각사각 슬러시 얼음 육수에 쯔유를 더한 것으로 가장 탱탱한 수타면을 맛볼 수 있다. 육수에 푹 담근 메밀소바를 생각하면 될 듯하다. 우동 한 젓가락 먹고 국물 한 모금 마시면 속이 뻥 뚫린다.

<메뉴 및 위치>

◇메뉴: △코코로 우동 6000원 △텐 붓가케 우동 8000원 △냉우동 6000원 △메밀소바 6000원 △수제 등심돈가스 8000원 △카츠동 7000원 △에비동 7000원.
◇영업 시간: 오전 11시 30분∼오후 9시, 쉬는 시간: 오후 3∼5시(매주 월요일 휴무).
◇위치: 창원시 의창구 창이대로 492번길 11(용호동).
◇전화: 055-263-6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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