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서전통시장으로 오이소~”

풍년방앗간

풍년방앗간은 원산지와 가격 표시를 잘 하는 집으로 평이 나 있다.
안진기(54)․윤원옥48) 부부가 방앗간을 한 지는 이제 11년째.

“처음에는 속옷가게를 했는데 업종을 바꾼 거지예. 다들 친인척 중에 하는 사람이 있어 시작했냐고 말하지만 원래 요기 앞집이 방앗간이었어예. 그때 배워가지고 앞집이 방앗간을 접는다고 해서 전부 인수받았지예.”

안진기 아재는 방앗간을 운영하면서 3가지 원칙을 내세우고 있었다.

“첫째는 위생적이고, 둘째는 정량, 원산지 속이지 말고 정직하게, 셋째는 서비스라예. 이거는 꼭 지키려고 합니다.”

풍년방앗간은 밝고 환한 실내 분위기에 정돈이 잘 되어 있다. 다른 방앗간들이 침침하고 무겁고 오래된 분위기라면 풍년방앗간은 현대적이라고 할 수 있다. 진기 아재는 돼지감자를 볶고는 우엉을 볶고 윤원옥 씨는 고춧가루를 찾는 손님을 챙기고 있었다.

부산떡볶이

“이 자리에서는 16년째 하니까, 30대 후반부터 장사했습니다. 이 장사는 시작할 때부터는 할 만했어요.”

튀김, 김밥, 오뎅, 순대 등 종류가 아주 다양하고 노점이지만 다른 자리보다 2배 정도 면적을 차지하고 있다. 이용덕·박영점 부부의 얼굴이 서로 살뜰하니 정겹기만 하다. 손님들이 기분 좋게 먹을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주고 있다.

“오전에 10시 반부터 시작해서 밤 12시까지 장사해요. 정리하면 오전 1시에 마쳐요.”

즉석두부

즉석두부집 11년째. 나란히 하고 있는 풍년방앗간과 같은 햇수다.

“식당하다가 좀 더 좋은 음식을 공급하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어예. 두부는 가장 좋은 식품이잖아예.”

김영자(47) 아지매는 즉석두부를 시작할 때 전국을 다녔다.

“맛있는 두부를 만들라꼬 발품을 마이 팔았습니다. 기계 설비도 돼
야하지만 기술도 있어야 하거든예.”

국내산 콩으로 만든 두부는 3000원이다. 수입콩은 1500원이다. 즉석두부는 풀무원이나 다른 친환경 부랜드 두부보다 같은 값이라도 양이 많다(한 모가 550g). 또 매일 그날 만든 따끈한 두부를 먹을 수 있다. 쿠폰15개를 모으면 수입콩으로 만든 두부 한 모를 공짜로 준다. 영자 아지매는 상인대학을 열심히 다니고 가게 운영을 아주 잘 해 즉석두부가 ‘더베스트샵’으로 선정되기도 했다.

소문난영심이호떡

“큰애 임신하고 시작했으니 23년째네예.”

꽃샘추위에 이경임 아지매가 펼쳐놓은 따뜻한 오뎅 국물과 호떡이 더욱 맛있어 보인다.

“여름에는 식혜, 콩국을 팔고 명절에는 강정, 겨울에는 호떡, 봄가을에는 도너츠를 팔아요. 호떡이나 오뎅이 계절을 타는 거니까 일 년내내 이것만 하고 있다가는 아이들 공부 못 시키지요.”

경임 아지매는 결혼해서 맞벌이하다가 옆에 과일장사하는 고향 오빠가 장사해보라 권해서 시작했다. 처음부터 호떡을 한 건 아니다.

“야채 6년하고 바꿨어요. 처음에는 여기가 아직 시장이 아니고 주택가 상가여서 바닥에 깔고 하다가 단속에 걸리기도 하고 그랬어요.
그래도 마트 생기기 전에는 장사가 대박이었어요.”

창해수산

“13년째하고 있어요.”

재학 아재는 갓 서른이 넘겼을 때부터 생선가게를 했다. 젊은 사람이 시작하기 수월하지 않은 장사인데 친인척 중에 하는 사람이 있었는가 싶었다.

“그건 아니고예. 원래 수산냉동도매유통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남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시작하기가 어렵지 않았어요.”

창해수산 물건들은 마산 통영 부산에서 직접 가져오는 것이 대부분이다.

해물장수 이점아(76) 아지매

“처음에는 설움이 많았제. 자리가 없어가꼬 옮기다닌다꼬 말도 못하제. 고향도 아이고. 그래도 몇 년 시간이 지나니까 이제는 문제도 아닌기라. 이 자리도 권리금 마이 주고 산 거아이가.”

남해 고현이 고향이라는 아지매는 이제 10년째 같은 자리에서 장사를 하고 있다. 미더덕, 홍합, 바지락, 새우 등 바다에서 나는 것 중 생선 말고 해물 종류만 판다.

생선 건어물 파는 임헌덕·표정순 부부

“이 자리에서만 20년 동안 장사했어예. 그러고 보니 올해가 우리 마나님 환갑이네예.”

헌덕 아재는 충청도가 고향이지만 정순아지매는 소답동이 고향이다. 농협 앞에서 생선, 건어물, 미역 등 해조류를 팔고 있다. 노점 장사지만 자리가 좋아 20년 동안 장사하며 자식들을 키울 수 있었다고. 이번에는 자식들이 환갑상 차려줄 거라며 부부는 활짝 웃었다. 

부영떡집

“외갓집이 여수에서 떡집을 했어예. 이것도 기술직이라 친인척 중에 누가 하는 사람이 있어야 배울 수 있습니더. 오래동안 하면서 꾸준허게 입소문을 타야 허고….”

방봉선 아지매는 15년째하고 있지만 “떡 만드는 일은 조금 힘든 직종”이라고 말했다.

때마침 손님이 현미찹쌀, 묵은 쑥을 가져와서 떡을 주문하고 간다.

“떡마다 수공비가 다르지예. 쑥떡은 수공비 7000원에다 고물을 넣으면 3000원 더 받지예.”어떤 떡이 잘 팔리느냐 물으니 “우리집은 다 맛있어서 다 잘 팔린다”며 웃는다.

“팥시루가 맛납니더. 팥을 가루내지 않고 통팥을 쓴다예.”

큰집떡방아

“큰집떡방아를 한 지는 8년 정도 되네요. 주 종류가 20여 가지인데, 이중에서 영양모듬떡이 잘 나가는 편이지요. 소포장이라 그대로 먹기가 편하고 맛도 뛰어나고 요새 사람들이 좋아하는 떡이지예…. 관공서나 단체에서 주문을 많이 하지요.”

김종민 아재. 떡집을 하기 전에 떡 관련업체에 있었다. 아재는 떡을 직접 만들어 팔고 있으면서 지금도 전통떡 연구 또한 열심히 하고 있다한다.

서울떡집

“여기서 떡 만드는 걸 배웠고, 이 가게를 그대로 인수했습니다.”
김광복 아재는 떡집을 운영한 지 10년째다. 쏠쏠하게 되는 편이라고 했다.

“아무래도 잔칫집과 개업집 주문이 많아예. 우리 집은 다 맛있지만(하하), 모듬송편이 맛있습니다.”

이외에도 명서전통시장에는 우리들떡, 맛조아, 낙원떡, 명곡떡 등 몇 군데의 떡집이 더 있다. 다른 시장에 비해 떡집이 많은 편인데, 아무래도 젊은 소비자가들이 많고 ‘빵보다 떡’을 더 쳐주는 요즘 변화된 식생활이 반영된 탓이라고들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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