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박에도 유행이 있다고 한다. 10여 년 전까지는 원형 계통이 대세였는데, 지금은 달걀형이 주를 이룬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먹는 수박은 스피드 품종이다. 이 품종은 최근 소비량의 반 가까이 차지한다고 한다.

겉 노란수박, 씨 없는 수박, 속 노란 망고 수박 같은 것이 나오기도 한다. 씨 없는 수박은 2007년 함안에서 처음으로 상품화했다. 이러한 것들은 일반 수박보다 맛이 더하거나 덜하지 않다. 그럼에도 가격에서는 kg당 1000~2000원 더 받는 편이다. 일종의 구색용 상품으로 희귀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그럼에도 재배하기에는 일반수박보다 더 까다로운 편이다. 추위·병에도 약하다. 그래서 그리 많은 농가가 다루고 있는 것은 아니다. 함안 군북면 월촌리 수박하우스 1600동 가운데 노란수박은 100동밖에 안 된다. 농민들도 "틈새시장 정도는 되겠지만 대세를 이루지는 못할 것"이라고 전망한다.

여름수박 철에는 주로 새벽에 작업한다. 하우스 온도가 40도 이상 되는 낮 대신 밤을 택하는 것이다. 꼭 그 이유만은 아니다. 기온이 서늘할 때 수확하면 당도가 높게 유지된다. 또한 새벽에 수확해야지만 그날 대도시로 내보낼 수 있다.

   

좋은 수박 고를 때는 겉 색이 선명한지, 두드렸을 때 맑은소리가 나는지를 기본적으로 확인해야겠다. 여기에 잘 익은 수박은 줄기에 털이 없다고 한다. 아랫부분 배꼽을 큰 기준으로 삼는 이들도 있다. 이에 대해 어느 농민은 "배꼽과 상품 질은 전혀 상관없다"고 말하고, 어느 농민은 "배꼽과 줄기 쪽 부분이 조금 함몰된 것이 익은 것"이라고 말한다.

당도는 11브릭스 이상이면 정품으로 인증받고, 그 이하면 가격이 내려간다. 과일에서 항상 따라붙는 걱정이 농약인데, 농민들도 "출하 앞두고는 영양제만 놓는다. 수박에서 농약 걱정은 할 필요 없다"고 말한다.

시세는 kg당 매겨진다. 4월 중순, 한 농민은 농업기술센터로부터 시세가 담긴 휴대전화 문자를 받았다. kg당 특 3215원, 상 2930원, 중 2586원이었다.

함안·의령에서는 1년에 수박 수확을 2~3차례 한다. 겨울에 한 번 하고 나서 4~6월에 한 번은 기본으로 한다. 이후 가을에 한 번 더 하는 곳도 있다. 어떤 농가는 4~6월 수확 이후에는 하우스를 철거한 후 모내기를 한다. 땅 연작장애를 막기 위해서다. 철거하지 않는 곳에서는 '물 소독'이라는 것을 한다. 땅에 물을 넣어서 병해충을 익사시키고, 안 좋은 성분을 걸러내는 것이다.

100여 일 되는 재배 기간에 농민들은 미생물 섞은 영양제로 당도를 높인다. 이 작업에서 당도 1~2브릭스가 왔다 갔다 한다. 수박은 꿀벌을 통해 수정한다. 그런데 수정할 때 맑고 일조량이 좋아야 한다. 흐린 날이 많으면 기형도 많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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