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 하냐고? 멸치 손질하고 있지.
여긴 칼이 필요 없어.
멸치 머리와 배 사이를 이렇게 손으로
꾹 누르면 배가 터지는데
머리, 내장, 뼈를 동시에 발라 내지.
이렇게 손질한 것들이 횟감용이나 쌈밥(조
림)용으로 나가.
지족이나 미조에 있는 식당들 대부분이
여기서 나간 멸치를 써.
22kg쯤 되는 한 상자를 손질하면
횟감용은 5만 원, 조림용은 3만 원 받아.
횟감용이 손이 더 가니까.
지금은 좀 지저분해 보여도
저기 지하수에서 한 번 헹구면
아마 바로 먹자고 덤빌걸? 하하!
하루 두 상자 정도 할 수 있는데
그러면 6만 원에서 10만 원을 버니까
할매들 벌이로는 괜찮아.
여기 수협 앞 쪽으로 나가면
멸치음식 해주는 식당들 많아.
4월 되면 사람들이 줄 서서 먹는 집들이지.
다음에 놀러와!"
권범철 기자
kwonbch@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