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릴 적 간식 지금은 해장용…이게 참 중독성 있어"

통영시 동호동 동피랑마을 오르는 골목 한쪽에 건메기가 가득 널려 있다. 각종 활어 및 건어물 도소매업을 하는 곳으로 최옥동(52) 씨가 운영하고 있다. 최 씨가 이 업을 한 지는 30년 가까이 됐고, 이곳에 자리한 지는 10년 조금 못 됐다. 겨울철에는 건메기가 주업이다.

"통영 인근에서 잡힌 물메기는 여기 중앙시장으로 모여 전국 각지로 흩어지죠. 저는 한려해상 700리 내에서 잡힌 것만 취급합니다. 겨울 되면 남해대교 아래 설천면에서부터 시작해 통영 추도로 서서히 올라오죠. 이쪽은 크고 작은 섬이 많고, 플랑크톤도 많아 서식 환경이 좋습니다. 여수 쪽에서도 나기는 하지만, 조류가 또 달라서 그쪽 육질은 너무 물러요. 그래서 우리는 취급 안 해요."

최 씨는 겨울철 평균적으로 3만~5만 마리를 유통한다. 스스로 "물메기 유통 규모로는 통영에서 최고일 겁니다"라고 한다. 올해는 예년보다 부진해 2만 마리 정도 취급했다. 크기에 따라 대·중·소로 나누고, 5마리 혹은 10마리 한 묶음으로 판매한다. 올겨울에는 소 5마리 2만 원, 대 10마리 12만 원 정도로 값을 매겼다.

"물메기는 해거리를 해요. 무슨 말이냐면, 한 해 많이 나면 다음 해 적고, 또 그다음 해는 많은 식이죠. 아무래도 산란·수온·입지 등의 흐름에 따라 그런 것 같습니다. 올해는 별로 좋은 해는 아니네요. 양은 많은데 크기가 그리 큰 편이 아니니까요."

통영에서 나서 지금까지 생활한 최 씨는 어릴 적 물메기에 대한 기억을 안고 있다.

중앙시장에서 활어 및 건어물 도소매업을 하는 최옥동(왼쪽) 씨가 건메기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김구연 기자 sajin@

"옛날에는 대를 엮어 발을 만들어 물메기를 잡았어요. 그러면 장독에 넣어두기도 하고, 말려서 푹 끓여 먹기도 했죠. 간식거리 없을 때다 보니, 말린 걸 군것질 삼아 먹었죠. 이게 또 중독성이 있어서, 한번 손대면 어느새 한 마리가 다 없어져 있어요. 물메기를 지금처럼 작업 많이 한 것은 5~6년 정도 된 것 같아요. 그래도 아직 건메기는 찾는 사람만 찾죠. 이게 씹으면 홍어처럼 큼큼한 냄새가 좀 나거든요. 윗지방 사람들은 생 물메기를 찾고, 건메기는 여기 통영 사람들하고, 서부경남 쪽에서 많이 찾습니다."

최 씨는 해장용으로 이런저런 생선국을 먹어봤지만 물메기만 한 것이 없다고 치켜세운다.

"겨울철 술 먹은 다음 날, 이거 물메기탕 한 그릇이면 힘든 것 전혀 없습니다. 건메기도 끓이면 북엇국 비슷한, 또 다른 느낌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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