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아들… ‘이래봬도 알짜배기 장사꾼’

아버지·박무상(61) 아재

“물메기와 건대구를 가장 많이 취급합니다. 철마다 조금 다르지만, 정치망 멸치 경매장에서도 싣고 오고…. 요기 아래 있는 도천공판장에서 활어 선어 패류 마른 것도 다합니더. 12월엔 엄청 바쁩니더. 인자 날이 치버지면 거제 외포에 가서 대구 경매 봐와서 꾸득꾸득 말려서 판다 아입니꺼.”

박무상 아재는 멸치 등 생선은 생물보다 말린 것이 국물을 낼 때 훨씬 깊은 맛이 난다고 했다. 그러면서 자신이 대구 말리는 작업사진을 보여주며 이곳 시장에서 TV프로그램 ‘마마도 엄마가 있는 풍경’을 찍었다고 말했다.

아재는 서호시장 수산물이나 건어물은 양식보다 어부들이 잡아온 자연산이 많다고 했다. 상인대학도 지금 3기 교육 중인데, 자신이 서호시장 상인대학 동문회장이라 했다.

“이것도 맛 좀 보이소.”

팔도건어물 점포 옆 ‘통영동백꿀빵’. 이 집 꿀방의 고유이름이다. 가족들이 직접 만들어 판다고 했다.

/권영란 기자

아들·박관율(36) 총각

“진짜 사장은 우리 아들이라요. 내가 아입니더.”

박무상 아재가 인터뷰 중에 말을 자르며 가리킨 젊은 사람은 관율 씨다. 그는 점포에 들어서자마자 계산을 하고 확인을 하는지 장부를 들여다보기에 여념이 없다. 사장 한 장 찍자하니 안된다고 고개를 젓는다.

“장가 안 갔지요? 대문짝만하게 사진 내어서 이참에 장가 한 번 갑시다.”

이 말에 관율 씨는 웃음을 터뜨리며 “저, 결혼할 사람 있어요”라고 말한다. 관율 씨는 팔도건어물의 대외업무를 도맡아 하고 있다. 물건을 대어주는 업체와 물량 등을 점검하고, 새로운 물량도 확보하는 등 전반적인 운영 사항을 조절하는 것도 관율 씨의 몫이다. 젊은 사람이지만 빈틈없어 보였다. 허투루 시간과 돈을 낭비하지 않을 것 같았다.

/권영란 기자

점원·김연이(47) 아지매

“여기 점원인데, 이제 1년 정도 됐습니다. 이 집이 서호시장에서 장사가 제일 잘 됩니다.”

제주 한림면이 고향이라는 연이 씨는 ‘커피 한 잔 먹는 바람에’ 통영으로 시집 와 살고 있다고 했다. 연이 아지매는 “통영이 진짜 좋아요”라며 엄지손가락을 올렸다.

연이 아지매는 “최고로 좋은 물건에다 손님에게 친절하게 대하고, 조금이라도 인정스럽게 챙겨주는 것이 장사가 잘 되는 비결 중 하나”라고 말했다. 

/권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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