딸깍 앙다문 입술 열어젖히면 한산 바다가 철썩 입안 때린다
얼마나 귀하기에 이놈은
굳게 다문 입을 웬만한 힘으로는 열지도 못 한다.
손잡이도 없어 기어이 귀퉁이를 부숴 틈을 만들고
들어가야 한다.
그것도 모자라
틈틈이 외벽을 두텁게 하느라 분주하다.
어찌나 급했던지 마구 쌓은 벽이
제멋대로 돌출해서 찌를 듯한 태세다.
심지어는 제 몸이 아까워
자웅을 한 몸에 싸매고 산다.
그래도 아쉬웠나?
응당 몸을 맡겨야 하는 파도마저 귀찮아
애당초 뿌리 깊은 바위에 자리 잡았다.
오죽하면 석화(石花)라 했겠는가!
잘난 놈 인물값 한다더니
너 잘났다!
팽! 하고 돌아서려다
그래도 여태 한 게 아쉬워
기어이 그 문을 열어
마침내 그 속에 오르면
아….
바다가
여기 다 있었네!
입 속에선 파도가 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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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범철 기자
kwonbch@idomi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