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있는 경남'은 될 수 있으면 제철 특산물을 다루려 한다. 그렇다 보니 해당 종사자들이 연중 가장 바쁠 때 취재할 수밖에 없다. 취재 섭외에 어려움이 많은 것은 물론이다. 매번 준비할 때마다 몇 번의 거절을 감수해야 한다.

그런데 농·어민들은 바쁜 것은 둘째 치더라도 언론사 취재를 부담스러워하는 다른 이유가 있었다.

주로 방송국 취재를 경험한 이들로 여간 고단한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좋은 영상을 담기 위한 연출이 때로는 너무 과하다고 한다. 채취하는 모습, 그물을 끌어올리는 모습, 농산물을 옮기는 모습 등에서 영상카메라를 들이대고 계속 '한 번 더'를 외치니, 응하다 보면 실제 일하는 것보다 더 힘들기도 하겠다. 그리고 마을 사람들이 음식을 함께 나누는 '훈훈한(?)' 장면에도 등장해야 한다. 그날 하루는 마을 전체가 본연의 일은 손 놓아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맛있는 경남'은 취재도 중요하지만, 현장 종사자들에게 방해되지 않으려 각별히 신경 쓴다. 취재 요청할 때도 이 점을 강조한다.

현장에 나가서는 그냥 있는 그대로를 카메라에 담는다. 궁금한 점이 있더라도 일단은 기다린다. 말을 붙여도 될 만한 타이밍을 기다린다.

10시간 동안 갯장어잡이 배에 올랐을 때 기억이 떠오른다. 나름 간단한 먹을거리를 준비했지만, 입에 댈 수 없었다. 그날 갯장어잡이 하는 부부는 끼니를 생략하기로 했다. 그냥 조업을 일찍 마무리하는 쪽을 선택했다.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지만 준비한 것을 먹기에 민망한 상황이라 그냥 참았다. 잘한 선택이었지만, 그래도 그때는 배가 너무 고프긴 했다.

어쨌든 이렇게 도와주신 고마운 분들은 수확·채취한 것을 꼭 싸 주시려 한다. 돈 내고 구매하겠다고 해도 한사코 거부하신다. 그래도 이런 실랑이에서 지금까지 '맛있는 경남' 팀은 한 번도 진 적이 없음을 강조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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