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년 전통 잇는 빵집, 허니버터제과점

“이 집 빵맛은 죽입니다. 남부시장에서 유명합니다.”

시장 골목 모퉁이 빵집 앞이 와글와글하다. 고소한 빵 냄새가 시장바닥을 찰랑대고 있었다. 밀려드는 손님을 맞아 일일이 빵을 담고 이야기를 나누는 건 김경분(58) 아지매이다. 손님들은 빵을 몇 개 씩 사는 게 아니라 한 아름씩 산다. 그러고도 10000원이면 된다. 빵집 앞으로 세팅해 놓은 판매대에는 이제 갓 구운 빵들이 진열돼 있지만 금방 바닥이 났다. 가게 안 제빵실에서 만들어놓은 빵을 다시 판매대로 옮겨오는 건 사위 황상욱(43) 씨 일이었다. 경분 씨와 상욱 씨는 장모와 사위이다.

가게 입구 펼침막에는 ‘단팥빵을 5백원에 드립니다.’는 문구가 한 눈에 들어온다. ‘무슨 빵을 5백원밖에 안해?’ 의아스럽다. 경상도 말로 ‘택도 안 되는 소리’기 때문이다.

“다른 빵집의 반 가격이지요. 박리다매하는 겁니다. 그렇다고 방부제를 사용치는 않습니다. 또 맛이 뒤떨어지거나 싼 재료를 사용하는 것도 아니다. 팥이나 밀가루, 설탕 국내 최고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원 재료는 수입산인지 모르겠지만 국내가공 상품은 맞습니다. 

김경분(58)아지매와 사위 황상욱(43) 아재./권영란 기자

뉴욕제과 양산에서 유명했습니다. 전업했다가 다시 준비해서 여기까지 15년 걸렸습니다. 7년 동안은 학교나 기업에 빵을 간식으로 납품했습니다. 확장계획이나 마케팅 아이디어를 새로이 짜고 있습니다. 지금은 ‘옛날빵’이 다시 살아나고 있습니다. 기업의 획일화된 빵맛이 아니라 지역마다 빵집마다 이어가는 옛날빵 맛말입니다. 저희는 양산의 뉴욕제과 맛을 이어가는 겁니다.”

허니버터제과는 온 가족이 함께 운영하고 있다. 상욱 씨의 장인어른이신 이래영(64) 사장은 제과제빵점을 한 지 40년이 됐다. 양산 축협 골목 뉴욕제과를 했는데 양산 사람이면 다 알만한 집이다. 아버지가 만들고 어머니는 판매하고 사위는 전반적인 운영기획을 맡아하고 있다.

“저는 여기 시장에서는 완전 막둥이입니다. 이제 3개월 됐습니다.”

상욱 씨는 젊은 사람답게 적극적이었다. 그는 기업 간식용 납품과 허니버터제과의 빵맛을 아끼는 사람들에게 분점을 내어주는 계획 등 골목빵집을 넘어서는 일을 준비하고 있다.

“골목제과점을 살리겠다는 취지로, 원한다면 분점을 내줄 것입니다. 요식업을 하기도 했는데 처갓집이지만 사위로서 가업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오래된 착한 빵집이라는 이미지를 가지고 말입니다.

시장통에서도 지역에서 유명한 빵집이 있을 수 있다는 걸 알리고도 싶고요.”

줄 서서 먹는 칼국수맛, 태평양분식

태평양분식은 22년 된 분식집으로 남부시장의 명물이다. 이 집의 칼국수는 아주 유명해 남부시장 가면 태평양칼국수를 먹으라는 말이 나올 정도다.

“여기 자리 잡은 지는 10년 됐습니다. 손님들도 다양합니다. 남녀노소 구분이 없지요. 집사람이 하다가 제가 하고 있는데 저야 요리는 모르지만 가게 운영 전반적인 흐름을 잘 알고 있으니까요.”

태평양분식은 밖에서 보던 것과 달리 실내가 아주 넓었다. 식탁은 일반 식당의 식탁과 달리 통나무로 제작해 무겁지만 깔끔해 보였다. 다른 분식점 분위기와는 달랐다.

“손님들과는 관계가 잘 형성되어 있습니다. 다들 단골이 대부분이니까요. 우리 집 장사의 비결은 서비스 친절이 50%지요.”

태평양분식은 평일과 장날 구분 없이 꾸준히 장사가 되는 집이다.

물론 장날이나 주말이 더 낫지만. 자리가 없어 기다려야 할 때도 있다.

“지금같이 무더위에다 휴가철이 비수기입니다.”

김창구 사장의 말과는 달리 오후 2시가 넘은 실내에는 여전히 빈자리가 없었다.

김창구(58) 아재./권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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