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종 이런 얘기를 하는 이가 있다.

"나는 몸에 열이 많아서 삼이 몸에 맞지 않을 거야."

열 많은 사람이 열 많은 음식을 먹으면 좋을 리 없을 것이라는 지극히 상식적인 판단이다. 하지만 들여다보면 꼭 그렇지만도 않다.

150년된 산삼을 넣은 술. /김구연 기자

한의학에는 '명현(瞑眩) 현상'이라는 것이 있다. 치유 과정에서 나타나는 일시적인 여러 현상이다. 산삼에도 이것이 적용된다고 한다. 몸이 후끈 달아오르면서 졸음·어지럼증·설사·코피 등이 동반된다는 것이다. 이 현상이 일정 정도 나타난 이후에는 오히려 몸이 가벼워지고 기분이 상쾌해지는 것을 느끼기도 한단다.

50년 넘게 삼을 찾아다닌 심마니는 이렇게 말한다.

"열 많은 사람이 산삼을 먹게 되면 처음에는 열이 더 올라가는데, 그렇게 몇 번 더 먹다 보면 오히려 그 열 많은 것이 치유됩니다. 열을 열로 다스리는 것이죠."

그러면서 듣고 흘려도 될 얘기 하나를 덧붙인다.

"우리나라 고려삼이 열을 나쁘게 올린다는 얘기는 다른 나라에서 퍼트린 얘기입니다. 자기네 것 팔아먹기 위해서 말입니다."

명현 현상…. 하지만 이 속에도 함정이 있다. 사람에 따라서는 부작용이 뒤따르는 것도 분명하다.

오히려 맹신하다 보니 그 부작용을 명현 현상으로 받아들이는 경우도 있어 종종 낭패를 보기도 한다. 특히 임산부·수술 환자 등은 함부로 복용해서는 안 된다고 한다.

결국 소량 복용 후 그 반응에 따라 판단하고 조절할 수밖에 없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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