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전통의약엑스포 이후를 더 기대한다”

“9월 전통의약엑스포 이후를 더 기대한다”

‘본초약재’ 약초꾼 김무생(46) 아재

“지리산 입구 중산리에서 자랐지예. 다시 내려오자마자 약초 채취를 시작했으니 꼭 12년 쨉니더.”

이곳이 고향이라 지리산 일대를 손바닥 뒤집듯이 다 알고 있다는 약초가게 ‘본초약재’ 김무생 아재. 서울에서 직장생활을 하던 그가 귀촌을 한지도 12년째이다.

“여기 점포를 열어두고 있지만 직접 와서 사가는 것은 10%도 안됩니더. 대부분 택배입니다. 제일 중요한 게 판매망인데 온라인으로, 또 학연지연혈연 관계를 총 동원해서 나름대로의 판매망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더.”

본초약재는 ‘지리산에서 자생하는 100여종의 자연산 약초를 다루는 전문점’이라 했다. 장날이나 주말이면 더러 문의를 하거나 사러오는 사람들이 많다. 여름철 휴가 인구가 지리산으로 몰릴 때면 특수를 누리기도 한다.

“요새는 제일 많이 찾는 게 항암 관련, 그 다음이 간에 좋은 것, 세 번째가 갱년기, 네 번째가 관절염, 다섯 번째가 당뇨입니더.”

김무생 아재는 9월에 열릴 세계전통의약엑스포에 대한 기대가 컸다.

“산청이 약초골 특구로 지정되었지 않습니꺼. 하동, 함양보다 지역 환경이 아주 좋습니더. 실질적으로 약초 판매도 훨씬 많고예. 근데 지금까지 체계적인 홍보가 좀 부족했거든예. 이번에 엑스포가 열리면 ‘산청하면 약초 고장’으로 딱 자리를 잡힐 겁니더. 엑스포 기간에 수익을 얼마나 올리는가가 문제가 아니라 엑스포 후에 산청 약초에 대한 저변 인식이 넓혀지니 앞으로 계속 거래가 활발해지고 산청 약초시장이 커질거라는 겁니더.”

‘본초약재’ 약초꾼 김무생(46) 아재/권영란 기자


“샌프란시스코에서 와서 약초 공부하는 중”

초보 약초꾼 차성호(46) 아재

샌프란시스코에서 살던 사람이 지리산 약초꾼이 되었다. 차성호 아재. 덕산으로 귀농한 지 채 1년이 안 된다. 그는 덕산에 오기 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12년 동안 살다 왔다. 그곳에서 죽염 등 건강 관련 제품 판매업을 했다.

“청학동 명상하는 분들이 운영하는 인터넷까페가 인연이 되어 가족을 다 데리고 여기까지 왔습니다. 오자마자 곶감을 조금 하다가 5개월 전부터 김무생 씨를 따라 다니며 약초 채취를 하고 있습니다. 완전 초보지요. 이제 이름 배우고 약초를 알아나가는 과정입니다.”

그동안 채취한 것 중 가장 힘든 게 상황버섯이었다고 했다.

“상황버섯은 사시사철 나는데 여름 우기철이 제일 좋다대요. 상황은 뽕나무, 회나무, 적골 등 숙주 종류에 따라 가격 차이가 많습니다.”

차성호 아재는 지금 본초약재에서 일을 익히고 있지만 자기 약초가게를 갖는 게 꿈이라고 했다.

“지리산 약초는 덕산장에 다 있심니더”

초보 약초꾼 차성호(46) 아재/권영란 기자

천왕봉약초 김순애(52) 아지매

“남편이 약초를 재배하고 자연 채취도 합니더.”

천왕봉약초는 순애 아지매와 남편 배익선 아재가 운영한다. ‘지리산 그대로 지리산의 숨결 그대로’라는 명함 글귀가 인상적이다. 익선 아재는 온라인에서 ‘지리산 천왕봉 약초마을’ 까페를 운영하며 약초 시기와 효능을 알리고 덕산장도 알리고 있다.

천왕봉약초 김순애(52) 아지매/권영란 기자


덕양약초 성종립(84) 아재와 딸 성쌍임(47) 아지매

이제 베어온 익모초를 작두로 자르고 있다. 한 쪽에는 민들레를 말리기 위해 가득 펼쳐 놓았다. 덕양약초는 친정아버지와 딸이 같이 운영하는 약초가게다. 딸 쌍임 아지매가 작두로 썰 때마다 아버지는 손으로 훌훌 털어 뭉치지 않도록 펴놓았다.

덕양약초 성종립(84) 아재와 딸 성쌍임(47) 아지매/ 권영란 기자


지리산이 있어 옛날부터 산나물이 유명

“순 자연산이다. 삶아서 나물 해놓으모는 얼매나 꼬시고 맛있는데. 제사상에 조상님이 입맛을 다실끼다. 한 뭉탱이 사 갈라요?”

삼장 건평댁, 시천 소동댁, 시천 현기댁, 단성 여러재댁. 네 아지매가 시장 입구 좌판에 묵나물을 팔고 있다. 봄에 캔 나물을 찌고 말려 1년 내 먹을 수 있도록 해놓은 것을 묵나물이라 한다. 장사보다 나란히 앉아 오가는 사람들 구경하고 이야기 나누는 데 더 열심이다.

왼쪽부터 삼장 건평댁, 시천 소동댁, 시천 현기댁, 단성 여러재댁. 다닥다닥 붙은 좌판만큼 옹기종기 붙어 앉아 있다./권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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