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일장이라도 꾸준히 잘 되는 곳"

“5일장이라도 꾸준히 잘 되는 곳" 

최덕규 덕산시장 번영회장

“아무리 5일장이 경기가 안 좋고 더러 없어진다고 캐도 산청에서 산청장, 단성장, 덕산장은 꾸준했습니더. 아직은 장날같아예.”

최덕규 덕산시장 번영회장은 ‘시장이 자꾸 죽는 게 아니냐’는 말에 아직 덕산장은 예외라고 말했다. 덕산장은 현재 점포가 51개 정도인데 상설로 여는 곳은 약초가게 등 20여 곳, 나머지는 장날에만 문을 연다. 아케이드를 설치하고 강변 도로를 넓혀 주차장을 조성하는 등 현대화사업을 한 지는 5년이 되었다. 산청 곶감이 대박을 치고 지리산 약초에 관심이 집중될 즈음이었다.

최덕규 덕산시장 번영회장 / 권영란 기자

“점포 한 개당 임대료가 연 12만원 정도라 부담이 없으니 농사짓는 분들이 부업으로 장사하는 경우가 많습니더. 대부분 자기가 농사 지은 걸 가져오고예. 시장 운영비는 군에서 조금씩 지원을 해주고 상인들도 월 몇 천 원 씩 내고…그렇습니더.”

시천면에서는 곶감, 약초, 산나물만이 아니라 질 좋은 녹차 등 차 종류가 생산되고 있다.

“녹차나 차 종류는 시장에 내놓지는 않습니더. 고급이고… 판로가 다릅니더. 곶감도 시장에 나오는 것은 대부분 동네 할매들이 손으로 조금씩 하는 것이지예.”

최 회장은 건조기를 판매하고 있다. 건조기 안을 보여주며 설명을 해주었다. 그리고는 장삿속 없는 말을 덧붙인다.

“뭐든지 아무래도 건조기에 말린 것보다 자연건조가 맛있습니더. 날이 궂어 곰팡이가 피거나 건조가 잘 안되면 할 수 없이 사용하는 기지예.”

“12월, 1월에 열리는 곶감거리는 장관”

시천면 천평 정맹근(69) 아재

약초가게 앞을 서성이다가 우연히 만난 넉넉한 웃음의 어른 정맹근 아재. 지금은 전국적으로 유명해져 불티나게 팔리는 덕산 곶감의 초창기 생산 시절을 들을 수 있었다. 덕산농협 조합장으로 정년퇴임을 하고 지금은 농사만 짓고 있다 했다. 시장 옆 천평마을에 살고 있어 나들이 삼아 나온 걸음인 듯했다.

“여기는 새 장터고 구 장터가 저 위쪽 산천재 앞이었지예. 지금도 비교적 잘 되는 장이지만 1970년대까지는 장이 지금보다 훨씬 컸고 인구도 많았습니더. 파출소, 면사무소 등 행정기관이 시장 옆에 다 몰려있었으니께.”

정맹근 아재는 1981년 덕산농협 직원으로 있을 때 작목반을 만들어 곶감을 생산했다고 했다.

“그때 조종명 씨가 조합장으로 있을 때였네예. 처음에는 19농가였는데 부산 등 새벽시장으로 판로를 개척하려고 엄청 뛰어다녔습니더.”

당시가 덕산 곶감의 본격적인 출발점으로 짐작되었다.

“지금은 많이 하는 농가는 시장에 내놓을 것도 없이 농협 경매를 하거나 인터넷 등을 이용한 택배로 다 나가지만 그때는 판로가 없었으니까예. 그래도 조금씩, 직접 하는 농가는 덕산장에 다 가지고 나오니까 구경하러 오이소. 매년 12월과 1월에는 여기 장터에 곶감거리가 조성되는데 장관입니더. 그걸 구경할라꼬 겨울인데도 관광객들이 제법 오지예.”

정맹근 아재 /권영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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