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 사람들 옛 기억을 빌리자면 의령에는 망개나무 천지였다. 이산 저산 어디에서나 망개나무를 쉽게 볼 수 있었다. 그러다 보니 1960년대에는 망개잎을 일본에 대량 수출했다고 한다. 그 양이 줄기는 했지만, 10여 년 전까지도 수출은 이어졌다고 한다.

그랬던 잎이 갈수록 귀한 존재가 되고 있다. 번식력도 약할뿐더러 주변 큰 나무에 치이기 때문이다.

망개나무는 햇빛을 받지 못하면 쉽게 허약해진다. 오늘날 주변 여기저기에 소나무가 자리하면서 해를 가려버린 것이다. 이 때문에 시름시름 앓다 죽어가는 망개나무가 늘고 있다.

누군가는 "의령에서는 얼마 안 가 멸종될 것"이라는 전망까지 한다.

그래도 아직은 망개잎 무성한 뒷산을 어렵지 않게 발견할 수 있다. 망개잎 따는 이들은 자신들만 아는 장소가 다른 이 귀에 들어갈까 봐 마음 졸인다.

의령 아닌 경상북도·충청도 같은 곳에서 잎을 들여오기도 한다.

여기서도 중국산 이야기는 빠지지 않는다. 중국산은 거북한 냄새가 나 사용하기 어렵다고 한다. 하지만 다른 지역에서 생산되는 망개떡 가운데는 중국산 잎이 사용되기도 한단다.

의령농업기술센터에서는 망개나무 번식을 시도하기도 했다. 하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고 한다. 망개나무는 아주 민감하고, 까다롭다. 사람 손을 탄 것은 그리 잘 자라지 않는다고 한다. 인위적인 노력을 들인다고 해서 번식할 수 있는 종이 아니라는 것이다.

현재로서는 뾰족한 수 없이 그냥 자연에 맡겨둘 수밖에 없어 "답답한 노릇"이라는 한탄만 나온다.

한편으로 누군가는 소나무 걱정을 하기도 한다. 망개나무 줄기는 가시가 많다. 그러한 줄기는 주변 나무를 감는다고 한다. 이 때문에 소나무 역시 곱게 자라지 못한다는 것이다. 망개나무와 소나무는 함께하면 서로 좋을 게 없는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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