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산·창원지역 국회의원 보좌진 4인의 이야기

경남을 기반으로 하는 국회의원은 몸이 서울에 있더라도 지역에 대한 관심을 늦출 수 없다. 의원을 보좌하는 보좌진들 역시 지역구 상황에 대한 높은 수준의 이해가 필요하다. 보좌진들은 지역 문제에 대한 견해차 등에 대해 의원과 함께 해법을 논의하고 적절한 방안을 도출하는 베테랑이다. 이번 호에서는 경남 마산·창원에 지역구를 둔 4명의 국회의원실 보좌진을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

(1) 새누리당 이주영(창원 마산합포·4선) 의원실 김성락 비서관


경남 창원 출신인 김성락(39) 비서관은 고등학교까지 경남에서 공부한 지역의 인재다. 서울에 온 김 비서관은 대학시절 법학을 전공하며 사법시험을 준비했던 법학도였다. 법조인의 꿈을 키우다 국회 보좌진 생활을 시작한지 어느덧 7년이라는 시간이 지나고 있다.

새누리당 이주영 의원실 김성락 비서관

김 비서관은 이 의원실을 ‘마산 부흥의 전초기지’라고 표현했다. 이어 “우리 사무실의 가장 잘 보이는 곳에는 마산의 전경이 펼쳐진 사진과 마산 명물인 아구(아귀) 사진들이 걸려있다”며 “사진을 보면서 항상 마산 발전과 부활을 생각하라는 의원님의 의도이자 ‘마산 제2의 전성기’를 반드시 이끌어내겠다는 의원님의 의지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밝혔다.

특히 “마산은 3·15 의거의 위대한 정신이 살아 숨 쉬는 도시이자 1970~1980년대 전국 7대 도시에 이름을 올렸던 자랑스러운 도시”라며 “그 자존심과 긍지를 살리기 위해 다양한 사업들이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마산지역 발전 전망에 대해 김 비서관은 “각종 현안 사업들의 원활한 추진은 물론 해양·관광·산업의 새로운 지평을 열어가고 도시재생사업의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주력하고 있다”며 △미래 산업의 신성장 동력이 될 로봇산업 육성 △로봇랜드 진입도로가 될 마산~거제간 국도5호선 사업 △도시재생사업과 임항선 그린웨이 조성 및 도심하천 생태하천화, 마산만 워터프론트 사업 △문신 조각 비엔날레 등 문화콘텐츠 발굴 및 육성 등을 꼼꼼히 챙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음은 김 비서관이 남기고 싶은 이야기다.

◇타인에 대한 따뜻한 마음 = “국회 내에서 이주영 의원님은 ‘소통의 달인’으로 통합니다. 아무리 바쁜 일이 있어도 가능하면 얘기를 들어 주기 위해 노력하시는 모습에 제 자신을 스스로 돌아보게 됩니다. 4년째 의원님을 모시면서 ‘소통의 달인’이라고 불리는 비법을 어느 정도 깨달았다고 생각합니다. 바로 타인에 대한 따뜻한 마음에서 발로하는 ‘배려와 경청’, 이것이 그 해답인 것 같습니다. 자연스럽게 보좌직원들도 의원님을 통해 겸손과 배려의 마음을 배우게 되는 것 같습니다. 타인에 대해 마음의 칸막이를 만들지 않기 위해 오늘도 속으로 ‘겸손과 배려, 그리고 경청’을 되뇌어 봅니다.”

◇체력, 정신력으로 일하는 국회의원 = “잘 모르는 사람들은 국회의원이 아주 한가하다고 생각하는데 보좌진의 한 사람으로 이런 부분이 가장 안타깝습니다. 국회는 국가·사회적 문제는 물론 지역 현안, 전국에서 들어오는 각종 민원 등으로 1년 365일 일이 끊이지 않는 곳입니다. 이런 문제들을 논의하고, 고민하고, 해결하기 위해 동분서주하는 의원님을 보면 존경심이 절로 생깁니다. 젊은 보좌진도 따라가기 힘든 체력, 정신력입니다. 국회 보좌진들 사이에 ‘저녁이 있는 삶’이 유행한 적이 있지요. 손학규 민주당 상임고문이 대선 경선을 앞두고 출간한 책의 제목입니다. 보좌진도 의원들에 맞춰 일을 하다 보면, 가족과 편안하게 저녁을 보내는 시간을 만들기 힘들지요. 가정사를 못 챙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국회에서 꾸준히 오래 근무하는 보좌진을 찾기 어려운 이유이기도 합니다. 그 만큼 국회의원들이 일을 많이 하고 있다는 것을 국민들도 좀 알아줬으면 좋겠습니다.”

(2) 새누리당 안홍준(창원 마산회원·3선) 의원실 진명구 비서관

부산에서 태어난 진명구(32) 비서관은 동래고를 거쳐 서울로 와 법학석사 과정을 마쳤다. 법대 대학원에서 박사과정까지 수료한 진 비서관은 국회사무처 법제실 법제관을 지냈고 국무총리소속 태평양전쟁강제동원희생자지원위원회 조사관을 거치기도 했다.

새누리당 안홍준 의원실 진명구 비서관

지역구 업무가운데 필요한 부분에 대해 진 비서관은 “지난 총선 때 지역주민들과 약속했던 부분을 어떠한 방식으로 풀어갈지를 보다 많은 이들이 같이 고민해서, 보다 많은 대안을 가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숙원사업들을 비롯한 새로운 사업들이 앞으로 어떻게 진행되고 그에 대한 예산을 어떻게 반영할 것인지에 대한 방법은 실로 다양하다”며 “하나의 방법만을 고수하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방안이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해야 실현 가능성도 높아진다”고 제시했다.

진 비서관은 “해당 분야의 전문가들이 직접 문제를 심도 있게 파악하고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해줄 필요가 있다”면서도 “중앙의 전문가들은 상대적으로 지역문제에 대해 깊이 있게 고민하지 않거나 지방의 입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하기 십상”이라고 평했다.

이에 대해서는 “지역의 전문가나 지역출신의 전문가들이 애정과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나서줘야 한다”며 “이러한 부분을 더 활성화시키기 위해 국회사무처가 추진하는 지역전문가 간담회와 연계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에 있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경청’이야말로 소통에 가장 필요한 부분 = “‘인디언 스틱(indian stick)’이라는 막대가 있습니다. 인디언들이 부족회의를 하면 발언권을 가진 자에게만 이 막대를 갖게 하고, 그 막대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기 전까지는 무조건 그 발언을 들어야 하는 것이지요. ‘경청’이야말로 소통에 가장 필요한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그래서 의원님의 말씀을 보다 많이 듣고, 이해하고자 노력합니다. 보좌진 직원들 간의 소통도 중요하지요. 메시지, 정책적인 부분부터 보고·지시사항, 일정관리에 이르기까지 모든 정보가 공유되지 않으면 의원과의 소통이 잘 이루어질 수 없습니다. 스마트폰, 인터넷 등을 통해 정보 공유를 위한 환경이 예전보다 좋아져 실시간으로 많은 정보를 공유하고 다양한 의견을 나누고 있지만 그래도 중요한 정보나 진솔한 대화는 오프라인에서 아날로그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의원님을 비롯한 보좌진 모두가 자주 스킨십을 가지는 것이 소통에 가장 효과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멀티 플레이어’가 돼야 = “흔히 국회 비서관은 완벽한 ‘멀티 플레이어’가 돼야 한다고들 하지요. 모든 것을 다 알아야하고, 모든 일을 다 잘해야 된다는 의미입니다. 줄곧 국회 법제실에 근무하다가 올해 2월에 비서관으로 임용되다 보니 법제 경험을 통해 입법 활동을 잘 보좌할 수 있지만, 언론·홍보·대외관계 등 정무적인 부분은 스스로 부족함을 느낍니다. 강한 것은 부드러운 것을 이기지 못한다는 말이 있는 만큼 매사에 부드럽게 다가가 더 많이 배우고 노력을 기울이다 보면 어느새 ‘멀티 플레이어’의 경지에 미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3)박성호(창원 의창·초선) 의원실 차선호 보좌관

새누리당 박성호 의원실(차선호 보좌관 = 사진 좌측 상단)


경남 합천 출신인 차선호(35) 보좌관은 제17대 국회(2004년) 인턴으로 출발해 이인기, 송영선, 주광덕 비대위원실 등에서 경력을 키웠다. 이어 제19대 국회부터 박성호 의원실에서 비교적 젊은 나이에 보좌관으로 근무하고 있다.

차 보좌관은 “박성호 의원의 첫 번째 선거공약이 ‘주민과의 소통’”이라며 “주민의 뜻을 듣고 의정활동에 반영하는 데 의원실 업무의 상당부분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사실 주민과 소통한다는 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며 “일단 유권자들이 정치 자체에는 관심이 많지만 구체적 정치 현안과 그 진행과정에는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 우리 정치 환경에서 주민들과 소통의 창구를 만드는 자체가 쉽지 않기 때문”이라고 털어놨다.

이에 대해 차 보좌관은 “박성호 의원과 함께 고민 끝에 찾아 낸 방법이 ‘주민과의 간담회’”라며 “흔히 볼 수 있는 인원 동원해서 현수막 걸고, 사진 찍고, 밥 먹고나서 마치는 생색내기용 간담회가 아니라 현안과 직접 관련된 주민들을 만나서 의견을 듣고 해결책을 논의하는 간담회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을 이었다.

◇주민과의 간담회 = “장소가 어디건, 참석 인원이 많든 적든 상관 없습니다. 주민이 부르는 곳이면 어디든 달려가지요. 그렇게 주민의견을 듣기 위해 시작한 간담회가 벌써 29회째입니다. 그런데 이게 실무진 입장에서는 간단치만은 않은 일입니다. 동네마다, 직능마다 현안을 파악해야 하고, 간담회 과정에서 나온 의견들을 한 건 한 건 의원과 상의하며 처리하다 보면 업무량이 엄청납니다. 박성호 의원에게 ‘간담회를 좀 줄이자’, ‘다른 업무를 못 하겠다’라고 여러 번 건의 해 봤지만 돌아오는 말은 ‘차 보좌관! 이거보다 중요한 일이 뭐가 있노?’, ‘힘들어도 참고 하자’라는 말이었습니다. 맞는 말이긴 한데 진짜 힘은 듭니다. … (웃음) … 지역구가 도농복합입니다. 창원도심과 농촌이 같이 있고 보니 이슈가 너무 많습니다. 산업고도화를 위한 첨단산업유치에서부터 농업용수 확보를 위한 지표수개발사업까지 다양한 현안이 발생합니다. 다른 지역보다 챙겨야 할 일이 두 배 이상은 되는 것 같습니다. 그래서 나온 방법이 간담회입니다. 열심히 주민과 소통하다 보면 잘 해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가장 큰 장점이 ‘소통’ = “박성호 의원실의 가장 큰 장점은 ‘소통’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주민과 소통하겠다고 하면서 사무실 내에서조차 소통이 안 된다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무슨 이야기든 어려워하지 말고 서로 상의 하자’는 말은 박성호 의원이 임기 초 직원들과 회의 중에 강조한 말입니다. 우리 직원들은 이 말을 너무나 잘 써먹고(?) 있습니다. 보통 20년차 보좌관들도 의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다 하기는 쉽지 않지요. 그런데 우리 방은 들어온 지 6개월 된 인턴이 ‘의원님 그건 아닌 거 같은데요, 제가 다른 방안을 찾아보겠습니다’라고 너무나도 당당하게 얘기합니다. 소통을 위한 특별한 방안이 필요 없을 정도지요.”

(4)강기윤(창원 성산·초선) 의원실 김태훈 보좌관

김태훈 보좌관(41)은 화려한 경력을 자랑한다. 행정학박사로 지난 2003년 초부터 2006년 8월까지 상명대, 충남대 등에서 강사로 활동했고 이후 2008년 6월까지는 행정안전부(현 안전행정부) 조직진단센터 중앙진단팀 사무관으로 근무했다. 또 △한국공공관리학회 운영위원 △한국정책분석평가학회 연구위원 △한국행정학회 대외협력위원 △국회보 자문위원 등에도 이름을 올렸다. 제18대 국회에서 권경석 전 의원(새누리당, 창원 의창구) 보좌관을 거쳐 제19대 국회에서는 강기윤 의원(창원 성산) 보좌관으로 일하고 있다.

새누리당 강기윤 의원실 김태훈 보좌관

김 보좌관은 의원과의 남다른 소통방법으로 △위치에 상관없이 페이스북을 통한 수시 소통 △다양한 정책현안에 대해 의원-보좌진 간 수시 난상토론 △직원들이 밤낮 가릴 것 없이 어딜 가나 전화를 항시 휴대해 각종 현안 발생 시 신속하게 대응할 수 있는 비상연락망 시스템 구축 등을 언급했다.

“업무상 별다른 애로사항은 없다”고 말문을 연 김 보좌관은 “의원님의 과거 두 차례 도의원 경력과 지역 현안에 밝은 베테랑 보좌진들로 인해 지역 업무를 원활히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앞으로도 창원시 및 경남도와 유기·협력적인 관계를 더욱 확고히 해 지역 현안 해결과 창원시민들의 불편함을 해소하는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는 포부도 보였다.

김 보좌관은 “우리 의원실의 경우 중앙과 지방에 관련된 정책업무 전반을 서울 보좌진이 담당하고 있어 지방업무에 관해서는 자칫 현실성이 떨어질 우려가 있다”며 “사안에 따라 가능한 자주 지역구를 방문해 정책실효성을 높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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