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관 양산시민신문 발행인이 월간 '문학저널'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했다.

김 발행인은 1개월여전 월간 '문학저널' 시부문 신인상에 9편의 시를 응모해 '민들레'와 '봄은 울면서 온다', '철쭉' 등 3편이 당선됐다.

당선작은 월간 문학저널 6월호에 게재된다.

주간신문인 양산시민신문 발행인으로 지역언론에 몸담아오고 있는 김 시인은 척박한 지역언론 환경속에서도 틈틈히 시어(詩語)를 찾아내는 작업을 해오다 이번에 등단하게 된 것.

김명관 양산시민신문발행인

김 시인의 시를 심사한 김송배(시인) 한국문인협회 부이사장은 " 비교적 습작의 기회를 많이 가졌다는 안도감을 느낄 수 있다" 며 "초기의 시법(詩法)들은 대체로 관념적인 언어로 자신의 독백적인 표현이 주를 이루는 경향인데 비해서 외적인 사물의 정경(情景)이나 사물이 내품는 향기에서 무엇인가를 탐색하려는 발상이 돋보인다"고 심사평을 했다.

그는 또 "'민들레'는 화자인 '내'로 의인화 해서 '잊은 적 없다'거나 '사랑을 구걸한 적도 없다' 그리고 '결코 비굴하게 살지 않을 것이다'라는 어조로 우리 인간들에게 의미 깊은 메시지를 던져 주고 있다" 며 "이처럼 사물을 의인화 해서 시적 진실에 접근하려는 시법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시도하기 바란다. 어쩌면 우리 시들이 탐색하고 구현해야 할 적절한 시법이 아닌가 생각되기 때분이다"고 평을 했다.

김 시인은 "수십 년 간 목에 걸려 있던 가시가 빠져나간 느낌이다" 며 "스스로에게 진 빚을 조금이나마 갚았다고나 할까. 10년 동안 지역언론사를 운영하면서 단 하루도 긴장을 늦춘적이 없었고 그 덕에 척박한 지역 언론환경에서 살아 남아 성장해 가는 기적을 경험하고 있다"며 당선소감을 피력했다.

김명관 양산시민신문발행인

그는 "시를 쓰지 않고는 죽을 것 같았고 쩍쩍 갈라지는 심장의 소리를 들으면서 살기위한 몸부림이 마침내 시가 됐다" 며 "고갈되어 가던 제 우물에 조금씩 물이 솟아나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사람들과 조금 나누어 마실 만큼 고이기 시작했다"고 덧붙혔다.

 

월간 문학저널 6월호 시부문 신인상응모작

<민들레> 김 명관

옹색한 아스팔트 틈에서
다리조차 마음 것 펴지 못해도
단 한 번도 난
내가 꽃이란 걸 잊은 적 없다
수많은 사람들이 오가지만
눈길 한 번 받지 못한다고
헤픈 웃음을 흘려가며
사랑을 구걸한 적도 없었다
울긋붉긋 허영으로 치장한 꽃을
아름답다고 말하지 마라
내 몸 속에는
부활의 춤사위가 담겨있다
어디 한번 마음 것 밟아 봐라
내 비록 앉은뱅이로 연명해도
결코 비루하게 살지는 않을 것이다
천년의 세월이 지난 후에라도
사마리아 땅 어디쯤에서
지금처럼 꽃으로 피어있을 것이다.

<봄은 울면서 온다>

3월에 내리는 비는
봄이 우는 것이다
산다는 것은
사람이나 꽃이나 힘겨운 일
토닥거리는 바람과
어루만져 주는 빗물이
위로를 해 주지만
슬픔은 가시질 않는다
봄비 오는 날엔
꽃도 바람도 함께 운다
겨울을 견딘 꽃은
이겨낸 환희에 울고
겨우내 몰아치며
나무를 흔들었던 바람은
꽃에게 미안해서 운다
봄은 그렇게
서로 울면서 온다

<철쭉>

슬픔보다 지독한
죽음보다 진한 외로움
혼자인 것이
얼마나 무거운 형벌인가
떠돌이 넋들이 피워낸
오월의 불꽃

아득한 하늘을 이고
서로의 살을 비벼가며
낮게 피어올린 유혹
계절의 슬픈 군무
질 때도 미련 없어야
더욱 눈부시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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