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제 승격..."이젠 지역의 자랑이 되고 싶다"

도내 유일 기독교 재단 창신대학교(창원시 마산회원구 팔용로 262)가 전문대학에서 4년제 일반 대학교로 승격했다. 3월 4일 2013학년도 첫 번째 입학식과 개교식이 열렸다. 또 이날 정태용(67) 신임총장의 취임식도 함께 거행됐다.

이제 첫 발을 내디딘 4년제 창신대학교를 이끌어갈 정태용 신임총장은 “창신대가 가는 길 목에 주춧돌 하나 얹고 싶다”고 했다.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인성 하나만큼은 제대로 가르쳐야 한다는 정태용 신임총장의 각오를 들어봤다.

3월 7일 오전 11시께 창신대를 찾았다. 따사로운 봄볕이 내리쬐던 날이었다. 창신대 정문에 들어서니 산들바람이 불었다.

지난 1월 창원에 왔다는 정태용 신임총장은 맑은 공기를 쐬어서 건강해진 느낌이라고 했다. 창신대학교 안 사택에서 지내는 정 총장은 대학 환경이 무척 인상적이라고 했다.

“취임식은 4일이었지만 지난 2월부터 총장직을 수행하게 돼 1월 말에 창원으로 왔지요. 창 신대 첫인상은 너무 아름답다였어요. 요즘 대학은 교통 요지에 세워져 복잡한데, 창신대는 지역사회와 조금 떨어져 산 밑에 자리 잡고 있지요. 이러한 환경은 젊은이들의 꿈을 상상하 는데 좋은 여건이라고 봅니다. 세상과 분리되어 자기의 아름다운 내면을 지켜야 하는 젊은 이들의 꿈의 전선인 셈이지요. 저도 건강해진 느낌이에요.”

정태용 창신대 총장./김구연 기자

지난 2월부터 총장직을 수행한 정 총장은 “우리 창신대학교는 경남 유일 기독교 대학으로 서 105년 전 암울했던 이조 말엽에 신교육을 통해 민족교육과 구국운동, 그리고 기독교 선 교를 위해 세워진 창신학교의 건학정신을 계승했다. 110만 통합 창원시 출범과 함께 새롭 게 4년제 대학으로 2013년 3월 승격 개교하는 작지만 강한 대학을 지향하고 있다. 성실과 봉사의 교훈 아래 지역사회와 나라 발전에 이바지하는 유능한 인재를 양성코자 한다. 나라 와 민족 앞에 창신대학교에 준 시대적 소명을 감당해야 할 총장 소임에 무거운 책임감을 느 낀다. 최선을 다하겠다”는 취임 소감을 밝혔다. 또 “여러 대학의 최고책임자로서 대학을 경
영한 경험이 있었기에 2월부터 시작한 총장업무 수행에 별다른 어려움은 없었다”며 자신감 을 내비쳤다.

교수를 거쳐 관리자가 된 정 총장은 그만큼 학생이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 학교는 어떤 교 육시스템을 만들어야 하는지 잘 알고 있었다.

‘돈키호테식’ 교수법, 총장으로 러브콜

대구 경북고등학교를 졸업한 그는 공부에 대한 호기심이 많은 청소년이었다.

“6.25 때 대구로 피난 온 가족들을 따라 대구에서 초·중등학교를 보냈어요. 공부시간에 궁 금한 것이 많아 질문을 많이 한 편이었죠. 특별한 취미가 없었어요. 할 줄 아는 게 공부뿐 이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학창시절은 평범했어요. 그렇다고 공부를 아주 잘하지는 못했어 요. 서울대에 진학했다면 고등학교 때 전교 1, 2등은 따놓은 학생으로 보는데, 반 친구들 모두 수재였어요. 30여 명이 서울공대에 가는 시절이었으니깐요.”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공업교육학과에 입학한 정 총장은 교육학 외에 공학 주 전공이 기계공 학 중 주물제조, 용접공학이다. 서울대학교 대학원 공업교육학과에서 석사를 따고, 서울대학 교 대학원 금속공학과 박사가 된 정 총장은 금속 용접공학 중 마찰 압접을 주로 연구했다. 열을 가하여 금속을 녹여 붙이는 것이 금속용접인데 가열하지 않고 마찰열을 이용하여 접합 시키는 특수 용접법이다.

정 총장은 “열을 가하면 금속은 단단해진다. 그러면 부러지기 쉽다. 대신 고속회전으로 자 체 열을 발생시켜 접합하면 부러지지 않는다. 금속용접보다 어려운 방법이다”고 설명했다. 공대 교수였던 정 총장은 ‘별났다’. 자신을 스스로 이렇게 평가했다.

정태용 창신대 총장./김구연 기자

“제가 생각해도 좀 별났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에게 기계 설계과제를 주고 설계하여 제품을 만들고 생산원가까지 산출하여 마케팅까지 이르는 전 과정을 체험하게 했어요. 주로 팀별 자율학습을 강조했지요. 그러다 보니 제자들이 졸업 후 창업하고 회사를 경영하는 쪽에서 많이 활동해요.”

그는 학생들이 자신이 만든 기계가 어떻게 쓰이는지 알아야 한다고 판단했다. 공부 시작부 터 끝까지 경험해야 한다는 생각에 공대생에게 유통을 익히게 했다. 그 결과는 ‘리더’로 나 타났다.

정 총장은 “졸업반 학생들이 인턴에 참가하면 그 팀의 리더가 되더라. 처음부터 끝을 아는 차이가 다른 학생과 차별성을 높였다. 이는 상상력과 창의력도 향상시킨다. 창조적인 생각 은 가보고 해보지 않으면 모른다. 책상에 앉아 책만 들여다본다고 나오는 게 아니다. 교수 시절 돈키호테적인 선생으로 이름이 났었다”고 했다.

조금은 독특한 교수법은 이미 소문이 났고, 18년간 교수생활은 행정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1995년 아주자동차대학의 초대 학장이 됐다.

“아주자동차대학을 설립한 학교법인은 대우학원이고, 설립자는 김우중 전 대우그룹 회장이 지요. 김우중 씨가 소문을 듣고 찾아왔었어요. 실무에 밝은 학생을 키우고 싶다면서요. 이 제안을 받아들인 것이 경영자 삶의 시작이 된 셈이에요.”

정태용 창신대 총장./김구연 기자

정 총장은 자신의 교수법대로 아주자동차대학에 학문의 처음과 끝을 만들었다. 모든 자동차 생산라인을 대학에 갖춘 것. 디자인부터 모형, 컬러, 엔진, 수리까지 학생이 자동차 생산의 처음과 끝을 눈으로 보고 공부할 수 있게 만들었다.

그는 “동양미래대학 총장직을 거치면서 인재를 양성하려면 한 학문만 깊게 공부하는 것은 부족하다는 확신이 생겼다. 이는 창신대학교도 마찬가지다”고 했다.

인성 길러내는 ‘동양의 하버드’로

정 총장의 목표는 기독교 정신을 바탕으로 성실하고 봉사하는 인성을 길러내는 것이다. 또 동양의 하버드 대학을 꿈꾼다.

“대학은 사회 축소판이지요. 온갖 다양한 사람이 부대끼잖아요. 창신대 학생들에게 놀란 점 은 인사였어요. 인사는 인격을 높여주는 것인데, 언제나 웃는 얼굴로 인사하는 모습을 보며 창신대 자원이 예의 바른 학생들이구나 생각했지요. 서울처럼 복잡한 용광로에 있다가 맑고 깨끗한 느낌을 받았어요. 인성교육에 더 힘써야겠다고 생각했지요. 그래서 무감독시험을 시 행할 계획입니다.”

정 총장이 3월부터 계획한 것이 무감독시험과 독서인증제, 평생 멘토제다.

무감독시험은 학생들의 자존심과 자긍심이 달린 중요한 문제로 학생들이 원한다면 언제든 시행된다고 했다. 또 시험은 학과에 치중하지 않는다.

정태용 창신대 총장./김구연 기자

“전공과목과 연계된 책을 읽어야 합니다. 이는 학생들이 정보를 내 것으로 만들고 가공해서 쓰는 법을 익히기 위해서지요. 공대 교수 시절 교수법과 일맥상통합니다. 또 교수들은 1학 년부터 지도교수를 맡아 졸업 후까지 멘토역할을 합니다. 올해 중앙도서관 신축을 비롯하여 보건복지 부분과 향토음식 한류 세계화, 지능형 홈 사업 등을 특성화하고 학부뿐만 아니라 석·박사 과정까지 특화할 것입니다. 동양의 하버드 대학이 될 것입니다. 창원시민의 자랑인 창신대학교를 기대해도 좋습니다.”

동양의 하버드 대학은 무슨 의미일까.

정 총장은 “하버드 대학이라면 누구나 다 안다. 하지만 정신을 알아야 한다. 하버드 대학은 학생들 대부분이 무료로 공부한다. 이는 받은 만큼 돌려줘야 한다는 인재상을 만든다. 봉사 정신이다. 그래서 하버드 대학은 특정인의 학교가 아니라 모두가 사랑하는 학교가 됐다. 창 신대도 이를 따를 것이다”며 “‘가짐’과 ‘됨’, 즉 물질적인 가치관이 아니라 ‘나눔’과 ‘베풂’에 가치를 두는 사람을 길러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세계의 중심이 대서양 양안으로부터 아시아로 이동하고 있는 현실을 고려할 때 이는 꿈같은 얘기만은 아니라고 했다. 앞으로 세계를 이끌어갈 아시아, 아시아의 중심이 될 한국, 한국의 인재를 양성하는 창신대학교라고 연결고리를 덧붙였다.

정태용 창신대 총장./김구연 기자

그가 이토록 인성과 베풂 등을 강조하는 이유는 그의 경험에서 나왔다.

“되고 싶어 하는 쪽으로 가치를 높여야 합니다. 그래야, 닮고 싶어 노력하지요. 사람이 귀중 한 존재이고 사랑이 최고의 가치관이라는 것을 젊은이들이 빨리 느꼈으면 좋겠어요. 장애인 들의 몸은 장애인이지만 마음은 장애인이 아니지요. 오히려 비장애인들에게 장애요소는 더 많이 보입니다. 이를 깨우치고 싶어요. 스펙은 필요 없어요. 보통 어학연수 갔다 온 학생들 에게 뭘 배웠느냐, 무엇을 느꼈느냐를 물어야 하는데 우리는 스펙 쌓기에만 열중하고 있지 요. 창신대학생은 인성교육도 많이 받아 독서도 많이 하고 예절 바르고 전공 공부를 많이 하는 학생이라는 시민 평가를 받길 원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창신대학교가 창원시민들의 마
음속에 자랑이 되는 학교가 되길 바랍니다.”

정 총장은 “창신대학은 작지만 강한 대학이다. 후발 지방대학이란 약점이 강점이다. 세계에 서 통하는 틈새분야의 특화가 가능하며 기존대학이 못하는 응집력과 강한 추진력이 있다는 것이다. 진학 적령 학생이 줄어들고 사이버 공간 확대로 기존의 전통적 대학의 입지와 공간 이 위협받는 이때 캠퍼스 경험을 통한 학습공간의 제공은 또 다른 본 대학의 장점이라고 할 수 있다”며 “겸손하게 섬기는 총장으로서, 대학 모습으로서 학생들이 높은 학습 성취도, 교 수들은 높은 연구 결과물을 내놓는 대학 모습으로서 기반을 닦은 총장이 되고 싶다”고 했 다.

모든 중심은 기독교 정신

정 총장은 모든 게 하늘의 뜻임을 감사해 했다. 총장의 임무가 자신의 선택이 아니라 모두 제안에서 비롯된 것을 두고 그는 “창신대학교도 마찬가지다. 설립자 강병도 박사님의 올곧 은 대학사랑과 바른 인재양성에 대한 교육철학에 반했다고나 할까. 기독교 학교로서의 창원 시민의 기대에도 부응하고 건학이념을 바로 세워 인성이 뛰어난 인재를 키워봐야겠다는 마 음도 강하게 작용했다. 종교란 삶의 가치를 좌우하는 지표라고 생각한다. 현재는 불완전하 고 부족하지만 가짐과 됨의 가치에서 나눔과 섬김의 가치로 지향하는 이동의 과정이다. 늘 기도하면서 하나님의 인도를 따르려 한다”고 말했다.

지난 64년 18살 때 대구 봉산동교회에서 세례를 받은 그는 현재 서울관악노회 장로연합회 회장직을 맡고 있다. 창원에 온 이후 서울에 1번 다녀온 계기도 이 때문이었다.

정태용 창신대 총장./김구연 기자

정 총장은 “총장직을 맡게 되면서 회장직에 소극적으로 되어 버렸다. 각 교회의 장로님들의 연합 신앙활동과 친목을 주관한 일을 했다. 저명 목사초청 세미나라든지, 국내외 선교지원, 연합 야외예배, 척사대회, 연합 기도회, 장로수련회 등의 연합 행사를 진행해 왔다”고 했다. “되는 일마다 나의 소견이 아니라 하나님의 계획과 인도를 느끼면서 크게 스트레스 받지 않 는다. 주신 분도 하나님이요, 거둬 가시는 분도 하나님이시니 필요한 만큼 건강 주시는 것 으로, 도와주시는 모든 분들께 늘 감사할 뿐이라”고 말하는 정 총장.

“소임 다한 후 ‘잘했다’ 칭찬받는 모습으로 총장직을 마무리하길 원한다. 창신대학교가 국· 내외에서 동양의 하버드대학으로 인정받길 원한다”는 정 총장.

그의 가치관과 창신대학교의 건학이념이 만난 2013년, 창신대학교의 미래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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