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서에 "소외된 느낌"…신종 학교폭력 우려

창원에서 중학교 1학년 학생이 투신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면서 학교폭력과 집단따돌림 현상이 도내 교육현장에서 여전한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교육당국과 지역사회의 지속적인 관심으로 직접적이고 눈에 드러나는 학교폭력은 나타나지 않지만, 카따(카카오톡 따돌림), 은따(은근한 따돌림) 등의 신종 학교폭력이 무성해지고 있다는 교육계 내부의 시각도 존재한다.

지난 18일 중 1학년 ㄱ(13) 양이 아파트 10층에서 뛰어내려 목숨을 잃었다. ㄱ 양은 "친구들 때문에 많이 운다", "적응하기 힘들다", "소외당하는 느낌이 강하다" 등의 평소 고민을 유서에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자살한 ㄱ 양 스스로가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한 데 무게중심을 두고 있으며 곧 수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학교 교사들의 진술과 같은 반 학생들의 설문 내용 등을 종합해볼 때 뚜렷한 집단따돌림 현상을 발견하지 못한 데 따른 것이다.

도교육청 관계자 역시 "학교폭력이 자살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건 아니었던 것 같다"는 조사 결과를 전했다. 하지만 이 관계자는 ㄱ 양이 초등학교 시절에도 학교생활에 적응하지 못했고 따돌림을 당한 적이 있음을 시사했다.

   

이런 조사결과를 두고 ㄱ 양이 다니던 중학교 주변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학생 본인에게 책임이 있는 것처럼 돌리면서 학내에 만연한 신종 따돌림 현상 등을 숨기려고만 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또한 ㄱ 양은 자살하기 직전에 다녀온 2박 3일 수련회에서 자살을 시도했던 것으로 알려져 학생 안전을 관리해야 할 학교의 대응에 구멍이 뚫렸음을 보여줬다.

실제 일선 중학교 한 교사는 "요즘 학생들이 교칙과 법에서 금지하는 행동을 하지 않으면서도 특정 학생을 괴롭히는 경우가 있다"며 "특히 중학교 여학생들은 끼리끼리의 결속력이 강해 학기 초 세심한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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