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통과 화합이 소신입니다"

강석주 도의원(49․새누리당․통영2)은 특별히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묵묵하게 할 일은 다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여야를 막론하고 의원들 사이에서도 신망이 두텁다.

지역구 통영에서나 경남도의회에서나 과도하게 자신을 드러내기보다는 주민들과 동료의원들을 서포트하는 데 우선적으로 무게중심을 두는 인상이다.

경남도의회에 몇 안 되는 3선 의원이긴 하지만, 흔히 말하듯 어깨에 힘이 들어가 있지도 않다. 아직 50세가 채 되지 않았는데 3선 도의원이라는 게 이례적이기도 하거니와, 큰 말썽 없이 차곡차곡 정치 이력을 다져가는 모습을 보이면서 의회 안팎에서 좋은 평판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강석주 경남도의원./김구연 기자

9대 도의회 새누리당 대표 당선

그런 그였지만 9대 도의회(후반기)에서 새누리당의원협의회 대표로 선출되는 과정은 순탄하지 않았다. 최근 경선으로 치르진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에서 강 의원은 2차 투표까지 가는 접전 끝에 가까스로 대표직에 올랐다. 2년 전 전반기 때 의회 운영위원장으로 당선될 때 유일하게 여야 의원 모두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일이 있었기에 더욱 이례적이었다.

새누리당 원내대표 선거가 과열양상을 띄게 된 건 의장 선거에서 나타난 새누리당 도의원들 간 반목이 그대로 유지됐기 때문이다.

마창 지역을 중심으로 한 도시 지역 의원들과 농촌 지역 의원들 간의 의견 차이, 그리고 초선 의원들과 중진 의원들의 기 싸움 등이 복잡하게 얽히면서 강 의원은 초선 의원인 김부영 의원(새누리당․창녕1)을 상대로 힘겨운 승리를 거뒀다.

그래서 강 의원은 경남도의회 새누리당 원내대표에 당선되자마자 소통과 화합을 제1의 목표로 삼았다.

“의장 선거운동 과정에서부터 당내 갈등과 반목이 불거졌고, 이번 원내대표 선거에서도 그대로 이어졌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정치라는 걸 해오면서 상대를 존중하고 화합하는 것을 가장 중요시해왔습니다. 새누리당 내부뿐 아니라 민주개혁연대와도 정례적인 모임을 하면서 쟁점 현안에 대해 타협하면서 해결방안을 찾아가겠습니다. 양보와 타협의 여건은 충분히 돼 있습니다.”

강석주 경남도의원./김구연 기자

강 의원이 보기에 9대 도의회가 7·8대 의회와 다른 점은 의원들 간 친목 교류가 현저하게 줄었다는 점이다. 야권 도지사가 취임하면서 정치적으로 민감했고, 초선 의원들이 대거 등장하면서 기존 관례는 무시된 측면이 컸다는 것이다.

“도의회 구성이 많이 변했고 야권 도지사가 당선되면서 항상 쟁점이 많았던 탓이겠죠. 그렇다 하더라도 같은 시기에 도의회 의정활동 하는 게 얼마나 큰 인연입니까. 가족들끼리도 서로 어울리고 했었는데 그런 게 사라졌죠. 여야를 떠나 의원들끼리 원활하게 어울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할 계획입니다.”

강 의원은 지난 전반기 9대 도의회 기간 명희진 의원(민주통합당․김해4)과 함께 ‘다자녀 가정 학자금 지원조례’를 개정해, 자녀가 3명 이상인 가정에서 나고 자란 학생은 도립대학(남해대학, 거창대학)을 무료로 다닐 수 있게 했다. 또한 같은 통영 출신인 김윤근 의원(새누리당․통영1)과는 ‘도서지역 여객선 운임 지원 조례’를 발의해 도서지역 주민들의 부담을 덜어주기도 했다.

의회운영위원장을 맡을 때 본회의장 전자회의 시스템 구축했는가 하면, 친환경 에너지 확산을 추동하기 위해 의회 청사 옥상에 태양광 발전 시설을 설치하는데 앞장섰다.

강 의원은 1996년 국회의원 비서관 활동을 하면서 정치에 입문했다. 그리고 2004년 보궐선거에서 도의원으로 당선됐다. 그때 나이 40세였다. 쟁쟁한 지역 인사들을 제치고 새누리당 공천을 받았다. “사실 내성적이기도 하고 정치가 스타일이 아니다”라는 강 의원 자신의 평가와는 달리 통영을 대표할 수 있는 젊은 정치인으로 선택받게 된 것이다.

“국회의원 보좌를 하면서도 느낀 것이지만 정치하는 사람들이 일반 국민이나 시민들과 함께 가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자기 자신을 낮춰야죠. 그래야 경청하는 자세도 되고요.”

강 의원은 최근 통영을 찾는 관광객들이 급증함에 따라 자신의 지역구이기도 한 통영 시내의 교통난 해소를 위한 방안을 찾는데 고심하고 있다. 특히 서호시장, 중앙시장, 거북시장 등 시내 중심가에 자리잡은 전통시장을 관광객들이 편안하게 이용할 수 있게 하는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도의원이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죠. 국회의원과 시장, 그리고 시의원들과 발을 맞춰 가장 우선적으로 해결해야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묵묵하게 제 갈 길을 걸어가겠다’

지역구에서는 ‘소리 소문 없이 자기 할 일은 하는 사람’, 경남도의회에서는 ‘여야 의원들과 두루 친한 젠틀맨’이라는 평가가 들려오는 데 대해 강 의원은 쑥스러워 하면서도 만족해하는 눈치다. 그리고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듣고 또 다양한 계층의 목소리를 절충시키는 일은 현재 진행형이다.

하지만 걱정이 없을 수 없다. 정치인으로서 앞으로의 행보를 고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3선 도의원 임기가 끝나면 중요한 정치적 결정을 내려야 하기 때문이다.

강석주 경남도의원./김구연 기자

“사실 지금까지 해온 대로라면 무색무취하다는 이야기를 듣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 구체적인 계획은 없습니다. 언젠가는 더 큰 일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있을 것이고, 제가 먼저 나선다기 보다는 주위 여건이 성숙되면 나서야겠다는 생각 정도는 하고 있습니다.”

통영 사량도 출신인 강 의원은 항상 지역 주민들과 눈높이를 맞춰 왔다고 자부한다.

“정치적 소신이랄 게 뭐 있겠습니까. 시민들과 눈높이 맞추고 이야기 경청하면서 도정에 반영할 게 있으면 적극적으로 움직이는 것, 이게 제 정치적 소신이라면 소신입니다.”

강 의원은 상황 상황마다 바뀌는 세파에 휩쓸리지 않고 묵묵하게 제 갈 길을 걸어가겠다는 각오다. 지금까지 걸어온 길의 연장선상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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