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힐링스포츠 승마, 최고의 시설에서 즐겨라”

2011년 9월 말산업육성법이 제정되는 등 최근 들어 말산업 전반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고조되고 있다. 특히, 승마가 육체적 건강은 물론 정신적 건강까지 챙길 수 있는 힐링스포츠로 알려지면서 승마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늘어가는 추세다.

이런 추세를 반영하듯 서울·경기권에서는 민간주도의 현대식 승마장들이 속속 들어서고 있다. 인구가 많다보니 승마에 대한 수요도 많을 것이고, 거기에 맞춰 최첨단 시설과 고급 말들을 보유한 승마장들이 저변확대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도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제대로 된 승마장을 찾기가 어려운 실정이다. 그러다보니 일반인들은 승마를 배우고 싶다고 하더라고 접근성때문에 포기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잔디로 덮인 4000여 평 그대로…

사천지역에 1년 사계절 내내 말을 타고 초원을 달릴 수 있는 승마클럽이 개장돼, 승마에 관심있는 시민들로부터 주목을 받고 있다.

지난해 12월 문을 연 조이빌승마클럽. 사천시 서포면 구랑리 509번지에 위치하고 있는데, 말산업육성법에의해 마사회와 농수산식품부가 지원한 시설로 정식 체육시설로 등록을 마친 상태다.

조이빌승마클럽을 방문하기 전에 인터넷을 통해 검색해 봤는데, 여느 승마장과는 뭔가 다르다는 느낌을 받았다. 특히, 항공촬영한 승마장 전경이 인상적이라 기대가 더욱 컸다.

남해 고속도로 사천 곤양나들목에서 내려 서포면 방향으로 5분여를 달려 승마장에 도착했다. 2차선 아스팔트 도로에서 논 옆으로 난 진입도로를 따라 100여m 들어가니 승마장 주차장이 나온다. 눈짐작으로 대충 승용차 30여대는 주차할 수 있을 정도의 규모다.

눈앞에 펼쳐진 승마장 풍경이 참 특이하다. 야트마한 언덕으로 둘러싸인 골짜기 전체가 승마장인데, 입구만 남쪽방향으로 열려있고 나머지 삼면은 모두가 산이다. 산이 병풍처럼 둘러져 있고 입구만 남쪽으로 향하니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뜻한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다. 더구나, 놀라운 것은 승마장 부지의 전체 길이가 400여m나 되는데, 5도 경사이하의 평지라는 점이다.

부지 입구에 있는 승마장 건축물도 고심한 흔적이 역력해 보인다. 마방과 클럽하우스가 있고 그 뒤로 실내마장이 붙어 있다. 그리고, 주차장과 건물을 지나 100여m 안으로 들어가면 폭 40~60m, 길이 300m의 초지가 펼쳐졌다. 대략 4000여평이 될 거라고 조이빌승마클럽 박언태 대표가 귀띔을 한다. 예전에 논이었던 곳으로 근래 10여 년 동안에는 잔디를 길렀던 땅이라고 하는데, 토목을 하지 않은 자연 그대로의 골짜기 땅이 평지라는 점이 놀라웠다.

박언태 대표는 어떻게 이런 땅을 소유하게 되었냐는 질문에 “이 땅 때문에 세상공부를 많이 했습니다. 우여곡절이 많았죠. 처음에 땅구경을 갔는데 당시엔 5000여평의 부지가 온통 잔디로 덮여 있었습니다. 마치 잘 관리된 골프장 롱홀을 보는것 같았죠. 한마디로 땅에 반한거죠. 지금 생각하면 우습기도 하고…”라며 회상에 젖는 듯 했다.

파란만장했던 승마장 건립 과정

이어서 그는 “지난 2007년에 빚을 내어 이 땅을 구입하고 개발관련 인·허가를 진행하던 중 미국발 금융위기가 터졌습니다. 모든 게 어긋나기 시작했죠. 당시엔 무리하게 주변 땅까지 2만여 평을 계약했는데 계획엔 차질이 생겼고 은행 대출은 막혀버리고 결국 큰 손해를 봤습니다. 결국, 전 재산을 처분해 벌려 놓은 일을 정리하고 나니 지금의 승마장 부지 5000여 평만 남았습니다”고 덧붙였다.

박 대표는 땅을 처분하기도 아깝고 그렇다고 마냥 놀려둘 수도 없다는 생각으로 어떻게 활용할지 고민을 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뒤지다가 불현 듯 와닿은 것이 승마였다고 한다. 이 부지에 승마장이 들어선다면 최고의 입지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판단이 들었던 것이다. 토목공사를 할 필요가 없으니 돈도 적게 들고 원래의 자연도 훼손하지 않으면서 천혜의 자연적 조건을 이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었기 때문이다. “땅에 맞춰 승마장을 건립한 사람은 대한민국에 아마 나밖에 없을 겁니다”라고 말할 정도로 자부심이 대단했다.

그러나, 승마장 건립은 만만하지 않았다. 일단 박 대표는 승마에 문외한이었다.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고 했는데, 승마에 대해 전혀 아는 것이 없는 박 대표에게는 가장 큰 난관일 수밖에 없었던 것이다.

이 뿐만 아니라 경남에는 창녕, 거창, 통영에서 개인사업자가 선정돼 승마장 건립이 진행되고 있던 상황이었다. 한마디로 한치 앞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였다는 것이다.

박 대표는 승마장을 운영해야겠다고 결심한 다음날 승마장을 찾아 등록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2010년에 사천시와 경남도를 거쳐 농수산식품부에 승마장사업자 신청서를 제출했는데, 다행히 현장부지심사, 자격요건심사, 사업계획 프리젠테이션 등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2011년도 승마장사업자로 선정됐다. 이는 마필산업육성사업에 의해 농수산식품부와 마사회가 승마장지원사업을 추진하던 중이었기에 가능했고, ‘개발에 땀난다’는 표현에 어울릴만큼 이리저리 뛰어다닌 결과물이었다.

박 대표는 지난 2011년 4월 경영면에서 잘되고 있던 사업을 때려 치웠다. 당시 마산 창동에서 5년째 유명 아웃도어 대리점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년 매출이 10억 원을 넘겨 안정권에 들어서 있던 때라 가족들은 물론 주위의 반대가 대단했다. 사업성이 불투명하고, 투자금액이 너무 많아 위험부담이 크다는 것이 이유였다. 하지만, 두 가지 일을 같이 하기엔 여력도 없거니와 그동안의 준비가 아까워 승마장 추진으로 가닥을 잡을 수밖에 없었다. 2011년 11월부터 공사에 들어갔는데 당초 계획과는 달리 설계 변경 등으로 공사가 지체됐다. 다행히 1년여의 공사 끝에 2012년 12월 마사동, 관리동, 실내마장이 마무리되고 준공을 받았다.

박 대표는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가족에게 미안하고 걱정해준 주위 분들에게도 미안하죠. 이제는 하루 빨리 승마장이 자리를 잡고 주변의 걱정을 덜어주는 것이 급선무”라고 말했다.

규모·시설에서 경남 최고라 자부할 만

조이빌 승마클럽은 100% 박 대표의 의중대로 건립됐다고 한다. 박 대표는 한때 건축관련 사업을 한 경험을 살려 승마장을 직접 설계했다. 3D프로그램인 스케치업으로 실내마장, 마사동, 클럽하우스를 세부적으로 그려 설계사무실에 넘긴 것이다. 말이 편안하고, 시설관리자가 편리할 수 있는 점을 고려했다. 특히, 이용객의 입장에서 최대한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동선을 최소화하고 기능성을 최대한 살렸다고 한다.

박 대표의 설명대로 주차장과 마사동, 클럽하우스, 실내마장이 어느 한 곳 단절되지 않고 상호 연결된 형태라 편의성을 최대한 살린 건축물로 보였다. 조이빌승마클럽은 규모와 시설면에서 경남 최고라 자부할 만했다. 고객의 편의성을 고려한 초현대식 실내마장과 클럽하우스를 갖추고 있는 것은 물론 4000여 평의 여유부지에 주로길이가 300m에 달하는 초원 외승장까지 갖추고 있어, 전국의 어느 승마장과 견주어도 손색없는 뛰어난 경쟁력을 가지고 있었다. 더구나, 남해고속도로 곤양IC에서 내려 서포방향으로 5분만 달리면 도착할 수 있어 접근성도 양호하다.

박 대표는 당분간 위탁말은 받지 않을 계획이라고 했다. 대개의 승마장들이 운영에 급급하다보니 위탁말을 많이 유치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승마장 말들을 잘 훈련시켜 승마입문에서 고급기술습득까지 즐겁고 안전하게 승마를 배우고 즐기는 승마교육장으로서의 역할에 충실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특히, 승마장 사업을 통해 돈을 벌겠단 생각은 애초에 없었다고 한다. 하지만, 승마장을 해서 운영에는 어려움이 없는 승마장으로 가는 선례를 남기고 싶다는 것이 박 대표의 작은 꿈이자 희망사항이다. 이것이 바로 승마관련 종사자를 늘리는 길이고, 승마의 저변확대에 기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조이빌승마클럽은 6필의 말을 보유하고 있다. 박 대표는 체험승마에 적합한 한라마 2필과 초·중급자에게 적합한 더러브렛 4필인데, 교육이 잘돼 있어 안전승마를 책임질수 있는 든든한 일꾼들이라고 소개했다. 또, 조만간 3필을 더 구입 할 예정으로 좋은 말을 물색 중이라고 한다.

그리고, 승마장 식구는 모두 4명이다. 박 대표를 비롯해 배효임 원장과 남자교관 1명, 마필관리사 1명 등이다. 여성교관인 배 원장은 교육레슨을 전담하고 있는데, 장애물부문 생활승마대회에 다수의 출전경력을 가진 배테랑 교관으로 알려져 있다.

박 대표는 “이제는 승마장도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공급자 위주의 승마장은 자연도태 할 수밖에 없습니다. 철저히 수요자의 눈높이에 맞춘 서비스승마장이 되어야 살아 남는다고 봅니다. 좋은시설, 우수한말, 유눙한 교관 물론 중요하지만 그전에 우선해서 서비스 정신이 먼저 도입되어야 합니다. 조이빌승마클럽을 ‘즐거운 승마장 다시 찾고 싶은 승마장’으로 만들고 싶습니다”고 말했다.

또, “보다 많은 사람이 부담없게 이용할 수 있는 레저승마장이 목표라며 승마에 처음 입문하는 사람들을 위해 다양하게 프로그램을 준비한 상태이며 시설과 규모 뿐만 아니라 내실에서도 경남최고의 승마장이 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흔히 말을 물리치료기라고 표현한다.

관절에 영향을 주지않고 온 몸의 밸런스가 바로잡힌 상태에서 전신운동을 하게되니 모든 순환이 좋아질 수밖에 없다는 이야기다. 원활한 장운동을 통해 속이 좋아지고 허벅지 안쪽 근육이 단련된다. 그리고, 하체가 강해지고 바른자세로 척추기립근이 단련돼 허리 건강도 좋아진다.

말과 함께하는 승마가 최고의 힐링 스포츠임에도 경남에는 그동안 제대로 시설을 갖춘 정식허가업체가 없어 승마에 관심있는 시민들에게 아쉬움이 많았다. 이제 조이빌승마클럽이 개장됨에 따라 지역승마발전과 승마저변확대에 많은 역할을 해 낼 것으로 기대된다.

사천 조이빌승마클럽이 안전하고 즐거운 승마입문의 산실로 자리잡고 유치원과 초·중등학생에게는 승마에 가까이 다가가는 승마체험장으로서의 역할을 다 할 수 있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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