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쑥 인터뷰] "상인들이 애쓴다꼬 국무총리상 주데예"

“우리 시장이 국무총리상 받은 거 아십니꺼? 시장 입구에 현수막도 달려있는데….”

시장 취잿길에서 만난 고성공룡시장 상인회 홍정식 회장과 김광우 총무의 첫 마디였다.

“10월 중순 대전에서 2012 전국우수시장박람회가 열렸는데, 거게서 우리 공룡시장이 국무총리상을 받았어예. 전국에 시장이 1500개나 되는데 말입니더. 상 받앗다꼬 우리 시장이 난리가 아니었습니더.”

홍정식의 회장의 설명이었다.

상 받은 지 2달 가까이 지났는데 아직도 시장 입구에 걸려있는 플랜카드를 보고 시장 상인들이 얼마나 기뻐했고 자랑스러워했는지 짐작이 되었다.

고성공룡시장 상인회 홍정식 회장

“국무총리상을 받은, 특별한 점이 있나요?”

“우리 시장이 이래바도 상인들 단결심 하나는 끝내줍니더. 매일 아침 8시면 다같이 나와 시장 안은 물론이고 시장 주변까지 싹싹 청소하고 쓰레기 치웁니더. 또 한 달에 한 번 노인들을 위한 무료급식을 상인회사무실에서 하고 있지예. 또 …”

김 총무는 공룡시장 상인들이 ‘시장을 살리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는지, 의식이 어떻게 바뀌고 있는 지를 말했다.

홍 회장은 고성공룡시장이 고성읍에서 오래전부터 있던 ‘원래 시장’임을 강조했다.

“1910년에는 여게를 중앙시장이라 했어예. 100년 전통이지예. 저 아래 새 시장이 생기고는 고성 사람들은 구분한다꼬 여게를 우시장이라 했지예. 우에 있다꼬. 한 20년 동안은 시장을 폐쇄했던 기라예. 그래도 상인들이야 장사를 하고 있었지예. 오데 다른 데 가서 할 데도 없는 기고…. 그러다가 2010년에 정식으로 ‘시장’으로 등록이 된 거라예.”

홍 회장의 말에는 대형마트와 주류 상권에서 ‘밀려나 있던’ 시장, 그 시장에서 생업 활동을 하는 상인으로서의 막막했던 심정도 들어 있었다.

“그라고나서 참 마이 변했십니더.”

다시 김 총무의 말이 이어졌다.

고성공룡시장 상인회 김광우 총무

“상인대학 경영혁신교육을 마치고부터 우리 시장에는 매일 아침 구호를 외치고 인사나누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더. ‘안녕하십니까? 반갑습니다. 고맙습니다. 또 오십시오’라는 인사를 모여 외치는데 이게 참 재미있습니더. 상인들끼리 단합도 잘 되고, 시장을 찾는 소비자에게 좋은 이미지를 심어주니, 파는 사람도 물건을 사는 사람도 웃는 얼굴로 마주하는 기라예. 시장 분위기가 좋아지니 자연스레 시장 상인들도 ‘인자 머 쫌 할 수 있것다, 우리 시장이 잘 되려나 보다’ 이리 긍정적인 생각들을 가지게 되고, 시장 일이라면 협조도 척척 되더라니까예.”

시장 2층에 있는 상인회 사무실은 이제 지은 듯했다.

“군에서 22대를 주차할 수 있는 공영주차장과 사무실, 전기·수도·소방·가스 시설 등 예산 지원을 마이 해주었습니더. 시장을 이용하는 소비자들이 주차하기가 힘들었는데 문제가 해결되었지예. 또 사무실이 있으니께 상인들 교육도 마음껏 할 수 있고, 노인들 무료급식도 여게서 할 수 있게 됐지예. 전기도 다 낡고 수도가 불편했는데 인자 마이 좋아졌습니더. 30년, 40년 장사한 사람들이 ‘하이고, 조타!’고 하루에도 열두 번도 더 말할 낍니더. 하하.”

상인회 사무실 앞에는 깨끗이 손질한 명태며 대구며 조기들이 줄에 매달려 겨울 찬바람과 햇볕에 꾸득꾸득 말라가고 있었다.

“사무실 주변 여유 공간을 생선가게마다 조금씩 분양해서 여게서 생선을 말릴 수 있도록 할 겁니다.”

공룡시장은 눈에 보이지 않는 작은 것에서부터 상인들의 마음씀씀이와 지혜가 엿보였다.
 

고성공룡시장 상인회 국무총리상 수상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