합천시장 번영회을 찾아가다

합천시장 현황을 알기 위해 시장번영회 이춘태 회장과 박문룡 사무장을 만났다. 이 회장은 시골 농사와 살림에서 가장 필요한 도구 등을 파는 부흥철물을 운영하고, 박문룡 사무장은 도배, 장판 등 인테리어를 하는 성원장식을 운영하고 있었다.

“인구가 늘어야 시장도 장사가 되는데, 인구가 줄었다 아입니까. 새로 장사할 사람은 없는데, 원래 장사하던 분들이 나이 들어서 못하고, 돌아가시고…. 머라캐도 시장은 인구가 많아야 잘 됩니더.”

이 회장의 첫 마디는 역시 침체된 시장을 고민하는 것에서 시작됐다.

합천시장 번영회 이춘태회장/ 사진 김구연 부장

합천은 1965년 인구 20만일 때도 있었지만 현재 인구 5만 명이다. 상인들도 공무원들도 “인구가 늘어야 되는데…” 말을 흘릴 뿐 별 통수가 없다. 대략난감이다. 1970년대 1980년대 산업성장기에 합천 인구는 줄줄이 대도시로 나갔고, 출산율은 떨어지고 남아 있는 인구도 고령화에 접어들어 여느 지방자치단체와 마찬가지 현상을 겪고 있다.

거기에다 교통이 발달하면서 사람들은 장을 보거나 큰 일거리가 생기면 가까운 지역인 대구로, 진주로 나가는 게 태반이다. 굳이 합천시장을 찾거나 읍내를 이용하지 않게 됐다는 것이다.

“촌사람들이지만 대부분이 대구나 진주로 나가면 일단 물건이 다양하고, 많이 살 때는 싸게 살 수 있고 또 나간 김에 다른 볼 일들도 볼 수 있는 이점이 있다는 거지요. 급한 거야 요게서 해결하지만….”

박 사무장은 그나마 있는 합천 읍내 사람들도 인근 큰 도시로 가는 것에 안타까움을 털어놓았다.

지금의 합천시장은 1985년 8월에 개설한 이래 상설시장으로 5일마다 정기적으로 열리는 정기시장이다. 합천군의 중심부에 위치하여 농수산물과 공산품, 잡화, 음식점, 의류, 신발, 채소, 곡물, 어류, 과일, 철물 등 다양한 품목으로 지역경제의 중심적인 역할을 하고 있다.

2009년도에는 전통시장 현대화사업으로 17억 원을 들여 비바람과 햇빛을 차단하는 아케이드를 설치했고 금년에는 5억 원을 들여 비가림시설 등 노후시설을 대폭 개선하기도 했다.

“행정에서 많이 도와주고 있지요. 합천 내 시장 어디에서나 사용할 수 있는 상품권을 발행하기도 하고, 장날이면 마을버스가 마을 안길까지 들어가 사람들이 짐을 싣고 드나드는 게 수월하도록 편의를 제공하기도 하고….”

이 회장은 합천군이 시장 활성화에 나름 많은 고민을 하고 새로운 방안을 내놓기도 한다는 것을 강조했다.

“앞으로 시장이 살아남기 위해서는 우리 상인들도 많이 노력해야지요. 먼저 값싸고 질 좋은 다양한 상품을 계속 내놓아야겠지요. 그래야 ‘시장에 가니까 물건이 없더라. 살 게 없더라’ 이런 소리를 안 들을 수 있습니다. ‘살 게 참 많더라’ 소리가 나와야지요. 물건을 선택하는 폭이 넓어야 소비자들 발걸음도 시장으로 올 수 있으니까요.”

박 사무장은 젊은 만큼 고민도 있었고, 의욕이 엿보이기도 했다.

합천시장 번영회 박문룡사무국장 / 사진 김구연 부장

“앞으로 주차시설 등 편의시설을 행정에서 좀 더 지원해준다 하니 우리도 적극적으로 활로를 찾아야지요.”

이 회장의 마지막 말은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과도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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