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현식 의료법인 창원센텀병원 정형외과·병원장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김장철은 다가오는데 주부들은 안쑤시는 데가 없다. 자연히 한숨이 커진다. 설거지를 하는 손목은 바늘로 찌르듯이 시큰거리고 걸레질하는 허리와 무릎은 AS를 원하는 기계처럼 통증으로 호소한다.

창원에 사는 주부 B(61세)씨도 고질병처럼 찾아오는 허리 통증에 참지 못하고 병원을 찾았는데 의외의 결과가 나왔다. 허리가 원인이 아니라 생소한 ‘퇴행성 고(엉덩이)관절염’이라는 것이다. 관절염이라고 하면 ‘무릎관절염’이 잘 알려져 있지만 ‘고관절염’은 잘 알려져 있지 않아 제대로 진단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있는 만큼 허리가 아플 때는 고관절 질환도 함께 의심해봐야 한다.

‘엉덩이관절’이라고 흔히 알려져 있는 고관절은 깊숙이 위치한데다 움직임이 없기 때문에 증상이 늦게 나타나고 허리디스크와 착각하기 쉬운 증상을 가지고 있다. 고관절은 우리 신체 중에서 어깨 다음으로 활동 범위가 넓은 관절 중 하나로 우리가 일상적인 걷고, 앉고, 서는 활동에 관계가 있는 중요한 관절이다.

퇴행성 고관절염은 주로 중년여성들에게 많이 발생하는데 그 원인으로는 퇴행성, 외부에 의한 충격으로 발생한다. 남성보다 많이 발생하는 이유는 근육량의 차이와 비만으로 인한 고관절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허리디스크와 유사한 증상을 가지고 있어 초반에는 다리와 골반, 허리까지 통증이 이어지기 때문에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기 힘들 수 있다.

걸음걸이로 알아보는 고관절질환

의료법인 창원센텀병원 문현식 병원장이 고관절 치료를 하고 있다.

먼저, 대표적인 고관절질환으로는 무혈성 대퇴골두괴사, 고관절 퇴행성관절염, 고관절 주위의 인대와 근육의 이상 등이 있다. 고관절에 이상이 생기면 보행 시 사타구니 부근에 통증을 느껴 오리걸음으로 걷거나 엉치, 허벅지에 통증을 느낄 수 있다. 특히, 걸을 때뿐만 아니라 앉은 상태에서 양반다리를 하고 있으면 사타구니 부근의 통증으로 아파서 앉은 자세를 하기 힘들다. 또한 계단을 오르내릴 때 통증이 느껴지고, 허리 통증이 구분되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걸을 때 무의식적으로 다리가 벌어진다면 천장관절증후군을 의심해봐야 한다. 천장관절에 이상이 있는 경우에는 골반이 약간 틀어진 상태이기 때문에 걸을 때 다리가 벌어지고 똑바로 누운 경우에도 발이 벌어진다.

척추나 관절에 문제가 생기는 경우 걸음걸이에 영향을 주는 경우가 많다. 연령대에 따라 그 증상이 다르게 나타날 수 있지만 빨리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질환을 확인해야 할 일이다.

바른 자세와 빠른 대처로 예방

고관절염은 조기발견이 어려운 만큼 통증이 심해진 경우에나 병원을 찾는 것이 일반적인 경우이다. 통증을 계속 방치하는 경우 다리를 절게 되는 경우도 있고 통증이 극심한 경우에는 고관절 인공관절수술이 불가피하게 된다. 무릎 인공관절수술처럼 고관절 인공관절수술도 손상된 고관절 대신 특수합금과 세라믹으로 만들어진 인공고관절을 삽입하여 고관절의 본래 기능과 더불어 통증을 감소시켜 일상생활을 가능하도록 한다.

심각한 고관절염은 삶의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예방이 중요한데 먼저 바른 자세와 걸음걸이가 고관절염 예방에 가장 좋은 방법이다. 쿠션이 좋은 신발을 착용하고 무릎은 약간 앞으로 부드럽게 굽혀서 걷고 등을 곧게 펴고 머리는 든 상태로 전방을 자연스럽게 보며 걷는 것이 좋다.

자세와 더불어 비만을 예방하는 것도 상당히 중요한데 비만은 관절을 보호해주는 연골의 부담을 가중시켜 염증과 통증을 일으키기 때문에 주의를 요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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