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주 비단
진주중앙시장에 가면 가장 눈에 많이 띄는 가게가 비단, 한복을 다루는 주단가게이다. 시장 내 30여 곳이 밀집해 있고, 시장 2층에 올라가면 재단하고 바느질하는 한복상회가 빼곡이 줄을 이어 있다.
“아들 딸 혼사때 경남 서부 사람들이 꼭 오는 데가 진주중앙시장 비단 가게였지. 여기 와야 일을 치를 수 있으니까.”
진주 인근 지역에서 예순 넘은 어른들은 백이면 백, 다 하는 말씀이다.
옛날부터 진주하면 비단(실크), 비단하면 진주라 했다. 진주 비단은 그만큼 널리 알려져 있는 ‘명품’이다. 진주 비단은 국내 생산의 80%를 차지하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진주중앙유등시장에는 비단가게는 물론 삯바느질하는 가게가 많다. 시장 안 한복거리에 들어서면 알록달록한 ‘날개옷’이 소비자들을 한눈에 사로잡는다. 서울 광장시장과 함께 전국 비단 시장 중 최대, 최고의 시장이라 함이 틀리지 않을 듯하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진주지역은 삼한시대부터 견직물을 생산해왔으며, 근대에 들어서는 1920년대에 진주에 설립된 동양염직소가 견직공업의 출발이라 할 수 있다. 섬유산업의 호황과 진주 상평공단의 입주로 진주 비단은 전국적인 명성을 가지게 됐다. 지금의 진주 비단은 이탈리아 꼬모, 프랑스 리옹, 일본 니시진, 중국 항주·소주와 함께 세계 5대 실크명산지로 꼽힐 정도로 그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진주가 비단(실크)의 중심도시가 된 것은 근처 산청과 함양의 잠업 농가들의 노동력이 뒷받침됐다. 또한 진주 남강의 물로 염색하면 비단의 색깔이 고와질 뿐 아니라 변색이 되지 않아 비단(실크)생산지로 진주가 최적지의 입지조건이었다.”
진주중앙시장에서 주단가게를 운영하는 상인들의 한결같은 말이다. 자부심이 묻어난다.
이곳 진주는 실크산업혁신센터, 진주실크박람회 등을 통해 실크산업의 한 단계 도약을 시도하고 있다.
진주비빔밥
“진주에 오면 진주비빔밥을 먹어야죠. 진주에서 제일 전통 있는 음식이잖아요.”
진주를 찾은 관광객들은 대표음식으로 진주비빔밥을 꼽는다. 시장 한 바퀴 둘러보고 출출한 속을 부담 없이 달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는 명물이다.
진주비빔밥은 전주비빔밥과 함께 비빔밥 계의 양대 산맥을 이룬다.
비빔밥은 맛과 영양이 뛰어나 조선시대 궁중에서 즐겨먹는 음식 중 하나였다고 하며 그중 진주비빔밥은 ‘눈으로 즐기고 입으로 즐기는’ 것으로 널리 알려져 태종 때에는 한양 정승들이 비빔밥을 먹으러 수시로 진주를 방문했다고 전해진다.
문헌에 따르면 고구려 중엽 ‘채합식’이란 말이 시초다. 삼국시대에는 진주지방에 ‘효채밥’이 유명했다고 전해지며, 후삼국시대에는 ‘채혼밥’이라 불렸다. 진주비빔밥을 널리 알리기 위해 진주시는 매년 10월 개천예술제때 서제 제향 후 ‘3000인분 진주비빔밥 나눔 행사’를 하고 있다. 많은 사람들이 너나 경계를 풀고 비벼놓은 밥에 숟갈을 얹는 것은 이 또한 흐뭇한 장관이다.
진주중앙시장에 오면 전통을 잇는 진주비빔밥을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시장 안 제일식당, 시장 근처 천황식당이 대표적인 식당이다. 더러 ‘경상 맛과 호남 맛을 잘 섞은 맛’이라 하고 더러는 ‘입에 감치는 게 으뜸인 맛’이라고 감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