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살부터 입학 전쟁" 국공립·공공형일수록 치열

창원에 사는 직장인 임모(35·마산합포구) 씨는 이달 초부터 4살짜리 아들을 국공립 어린이집에 입학시키려 서둘렀지만, 대기 번호만 손에 쥐었다. 일주일이 지나도 연락을 받지 못한 임 씨는 민간 어린이집으로 눈을 돌렸다. 하지만, 상황은 마찬가지. 집 인근 어린이집과 학부모들 사이에서 입소문 난 어린이집은 이미 정원이 찬 상태였다.

임 씨는 "지난 26일에야 마산지역의 한 어린이집으로부터 입학 허가 통보를 받았다"며 "아들 어린이집 보내려고 이사까지 생각했다. 진동이나 외곽지역에 살면 경쟁은 덜하지 않겠나. 이제 겨우 4살인데 벌써 입학 전쟁에 시달리고 있다. 앞으로 걱정이 태산이다"고 말했다.

올해도 어린이집·유치원 입학 전쟁이 뜨겁다. 특히, 사립유치원 보육료가 국공립대학 1년 등록금과 맞먹으면서 학부모들은 비교적 보육비가 저렴한 국공립을 선호하고 있지만, 입학 대기자가 넘쳐나 경쟁이 치열하다. 이달 초 접수를 시작한 창원시 내 국공립 어린이집 35개소. 총 959명을 모집했는데, 1874명이 입학 신청을 했다. 지원자가 2배 가까이 몰렸다.

반송어린이집(성산구)은 26명이 정원이지만 90명이 몰려 경쟁률 3.4대 1을 기록했고, 가음어린이집(성산구)도 37명이 정원이지만 98명이 몰려 경쟁률 2.6대 1을 보였다. 또 25명을 모집하는 서성어린이집(마산합포구)에도 71명이 신청하는 등 국공립 어린이집 경쟁률은 높았다.

국공립 유치원도 마찬가지다.

경남교육청은 창원 내 국공립 단설 유치원 4곳의 경쟁률을 분석한 결과 총 527명을 모집하는데 772명이 몰렸다고 밝혔다. 141명이 정원인 진해유치원(진해구)에는 1.6배 많은 232명이 입학 신청을 했고, 한별유치원(의창구) 등도 입학 대기자가 2배 가까이 몰렸다.

창원시에 따르면 국공립 어린이집은 1순위(기초생활수급자, 맞벌이 부부 등) 접수에서 이미 정원을 초과해 1순위 내에서 추첨을 한다. 국공립유치원도 공개추첨을 통해 원아를 뽑기 때문에 어린 자녀를 둔 학부모들 사이에서는 입학을 '로또'라고 표현하고 있다.

내년부터 2살 딸을 어린이집에 보내려는 이모(28·창원시 성산구) 씨도 국공립 어린이집 추첨에서 탈락해 공공형 어린이집을 찾았지만, 여전히 문턱은 높다고 했다. 공공형 어린이집은 정부가 우수한 민간 어린이집을 선정해 관리하는 보육기관으로 보육료가 비교적 저렴하고 보육환경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27일 현재 창원시 내 공공형 어린이집인 은성어린이집(진해구)과 다솔어린이집(의창구) 등은 대기자가 40명을 넘어 내년을 기다려야 했다. 공공형 어린이집 한 관계자는 "지금 등록하면 내년 후반에나 다닐 수 있다"고 설명했다.

창원시는 일부 어린이집의 경쟁률이 치열한 상황이라고 전하면서 아이를 키우기 어려운 기초생활수급자와 맞벌이 부부 등을 배려해 지도·점검을 진행한다고 밝혔다.

기사제보
저작권자 © 경남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