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동은 경상도·전라도 구분 없는 한 문화

"하동은 다시 찾고 싶은 곳이죠."

각 지역 문화해설사들을 만나보면 저마다 자기 지역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하동군 이정화(51·사진) 문화해설사도 전혀 빠지지 않는다. 하동읍에서 만난 그는 "함께 둘러보며 얘길 들려드리면 더 좋을 텐데"라며 얘길 풀었다.

"지리산이라는 명산이 있고, 한려해상국립공원이 있고, 섬진강이 있습니다. 자연경관과 그 안의 문화·역사가 이렇게 잘 어우러진 곳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박경리·김동리·이병주 선생을 통해 문학에 잘 담겨있기도 합니다. 통영 문학은 바다를 중심으로 하지만, 하동은 바다뿐만 아니라 지리산·섬진강·악양들판까지 섞여 있죠. 먹을거리 역시 고로쇠물부터 시작해 벚굴·황어·재첩·은어·참게·지리산 산나물 등 한둘이 아니죠."

이정화 문화해설사./박민국 기자

이 해설사는 청학동으로 얘길 옮겼다.

"왜 하필 청학동이 하동이었을까를 생각해 봅니다. 하동에는 섬진강이 있습니다. 그런데 전쟁이 계속되고 일본 약탈이 심했던 애환이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이상향에 대한 동경이 더 컸던 듯합니다. 청학동은 전쟁·병·굶주림, 이 세 가지가 없다고 합니다. 지금 청학동이 자리한 지리산 중턱 800m 지점에 식량 나올만한 곳이 있을까도 싶지만, 직접 가보면 농사지을 평평한 땅이 얼마든지 있습니다."

바깥사람들에게는 이 지역 말씨가 좀 독특하게 다가올 법하다.

"학교는 진해에서 나왔는데, 지금도 동창들 만나면 제일 먼저 듣는 말이 '하동 산다면서 왜 전라도 말을 하느냐'는 것입니다. 그런데 전라도 구례 쪽 가서 물어보면 또 '전라도 아닌 경상도 말씨'라는 얘길 듣습니다. 여기 사람들은 가늠이 잘 안 되죠. 여긴 경상도·전라도라는 두 개 문화가 아닌 그냥 하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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