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 살해범 양자 삼은 '손양원 목사' 아시나요

손양원 목사 숨결이 있는 칠원교회는 함안군 칠원면 골목길 안쪽에 자리하고 있다. 이곳 최경진(47·사진) 담임목사는 2005년 부임해 손 목사 사랑을 전하고 있다.

"저 같은 사람이 손양원 목사님 얘길 한다는 게 누가 되지는 않을까 모르겠습니다. 자신의 아들 죽인 이를 양자로 삼았다는 것은 정말 숙연한 감동을 줍니다. 이분이라고 왜 감정이 없었겠습니까? 아들 사망 소식을 듣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아 통곡했다 합니다. 하지만 슬픔을 딛고 '9가지 감사의 제목'을 적었습니다. 그 속에 아들 죽인 사람을 용서하고 양자로 삼겠다는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하느님 말씀을 실천하기위해 인간적 아픔까지 뛰어넘는 것을 몸소 실천하신 겁니다."

이러한 손 목사 이야기는 이 지역에서도 그리 알려지지 않았다.

"한 고등학교에서 손 목사 이야기를 들려주자 숙연해 하며 감동 받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손 목사 사랑은 종교를 초월해 이 시대를 살아가는 모든 사람에게 충분히 감동줄 수 있습니다. 안타까운 건 너무 알려지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기독교계를 넘어서 간디·테레사 같이 전 세계를 아우르는 위인으로도 부족하지 않은데 말이죠."

   

최근 군 지원으로 생가 복원 및 기념관 건립이 진행 중인 상황이다.

오늘날 교회가 거대해지는 쪽에 더 눈 돌리는 경향이 있는 것은 불편하지만, 부인할 수 없다. 최 목사는 "어려운 질문인데"라며 잠시 생각하다 말을 이었다.

"맞습니다. 종교라는 건 자신을 비워내며 다른 사람들에게 선한 영향을 주는 거죠. 욕망따라 가는 건 세속입니다. 지금 기독교계가 상향의 길을 가려하지만, 손 목사는 늘 낮아지는 길을 선택했습니다. 여수 한센인들이 있는 곳에서 끝까지 그들을 돌보다 목숨까지 다하셨습니다. 손 목사님을 통해 오늘날 우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 답을 얻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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