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해엔 영·호남 사람, 외국인까지…다문화 용광로

김해 땅이던 대저읍·명지면·가락면 낙동지구가 1978년 부산으로 편입됐다. 1989년에는 가락면·녹산면까지 넘어갔다. 그러다 보니 광활했던 김해평야도 반 토막 났다. 한편으로는 이름은 '김해국제공항'이지만, 행정구역상 부산 강서구에 속해 있다. 주소를 김해에 두고 있지만, 스스로 부산 사람이라고 말하는 이도 적지 않다.

이러한 김해 처지에서 부산은 어떤 존재일까? 김해에서 55년 세월을 보낸 최성열 문화관광사업소장은 이렇게 설명한다.

"예전에 인구 7만 명 정도 될 때는 생산시설이 다 부산에 있어 경제활동은 모두 그쪽에서 했죠. 그러던 것이 1990년대 들어서서 생산시설이 다시 김해로 넘어왔습니다. 땅 부족한 부산 대신 김해에 공장도 들어섰어요. 우리로서는 일자리는 늘었지만, 환경적인 측면에서는 문제를 좀 안게 됐고…. 뭐, 공생관계라고 봐야죠. 서울-근교 도시와 같은 관계 말입니다."

김해 한림·주촌면 같은 데는 공장이 여기저기 들어서는 난개발을 보였다.

   

"부산 사상공단이 김해·양산으로 양분해 이전했죠. 또한, 부산 녹산공단이 조성될 때는 그쪽에 입주할 수 없는 영세업체들이 역시 김해로 들어왔어요. 땅값에서 큰 차이가 있었습니다. 부산에서 100만 원 하는 땅을 여기에서는 15만 원이면 살 수 있었으니까요. 특히 김영삼 정부 때 농지법을 바꾸면서 산지·농지를 공장으로 활용할 수 있는 문이 열렸죠. 그때 난개발이 이뤄졌습니다. 그나마 우리 시에서는 규제를 강화하고, 진영테크노밸리·주촌산단 조성 같은 대안을 내놨죠."

이러한 배경은 호남인구 유입과도 연결된다. "김해 인구 가운데 호남지역 사람이 30% 이상 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아마 부산 사상공단에 몰려든 호남 사람들이 이쪽이 집값도 싸서 정착했던 듯합니다."

그러고 보면 김해는 부산문화권·호남인구뿐만 아니라, 외국인노동자도 많고, 창원 출·퇴근자도 많다. "애향심이 그리 강한 곳은 아니다"라는 최 소장 말은 이런 배경에서 이해하면 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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