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파워] "경전철 적자부담금에 매일 밤잠 설쳤다"

김맹곤(67·민주통합당) 김해시장은 인상파다. 2년 전 첫인상이 그랬다. 하지만, 지난 7월 24일 만났을 땐 예전보다 웃음 띤 얼굴을 많이 드러냈다. 취임 후 허리띠를 졸라맨 덕에 2715억 원의 빚을 갚아서일까. 제17대 국회의원을 지냈고, 경남개발공사 사장 등 기업 경영을 해본 경험이 있어 행정도 추진력을 갖고 진행해왔지만, 그는 민선 5기 시장을 맡고서 적잖이 맘고생을 했다.

지난 2년간 부산김해경전철 적자부담금 문제로 매일 밤잠을 설쳤고, 정부 부처와 국회를 뻔질나게 드나들었다. 가난했던 집안의 장남으로 다져진 인내가 없었다면 그는 아마 일찍이 김해시정을 단념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욕심을 가지면 강직할 수 없고, 사심 따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일념으로 정체된 공무원 조직을 변화시켜 온 그는, 이제 50만 인구인 김해시를 관광도시로, 동북아 IT 허브도시로 만들 준비를 끝냈다. ‘60만 인구·전국 10대 도시, 김해’를 구상하는 그의 포부를 들어봤다.

-민선 5기 2년간 공약 이행률이 90%라고 발표했습니다.

김맹곤 김해시장./박일호 기자

“(2010년)출마를 하면서 경제·교육·환경·복지·교통 5대 분야에 50건 공약했는데, 45건이 완료됐거나 차질 없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5건 정도는 중장기 계획이라 제 임기 중에 안 될 것 같습니다. 가야사 2단계 복원사업은 문화재 보호구역 지정돼야 하고, 국비 지정 노력했는데 잘 안됐습니다. 정 안 되면 새 활로를 찾아서 다른 방향으로 추진해야 합니다. 하지만, 2715억 부채 갚게 돼서 행정위기에서 빠져나오게 됐고, 난개발 방지 조례로 무분별한 난개발 막았고, 세계적 IT 기업(일본 소프트뱅크) 유치해서 동북아 IT 도시로 집중적으로 키워나가면 되고.…국비 많~이 따왔습니다.”

-국비 많이 따오는 비결이 있나요.

“국회의원 많이 알아야 됩니다. 168억 원 (정부에)올렸는데 117억 원 따왔습니다. 살림살이 큰 도움 됩니다. 국비 따오는 게 최곱니다. 이번에도 시장이 기획재정부 쫓아다니면 성과 있을 겁니다. 우리 지역 국회의원 계시지만 국비 따올 위치에 있지 않습니다. 예결위원장이나 상임위원장쯤 돼야 가능하지…. 대도시 시장은 국회의원 50명은 알아야 합니다. 저는 (아는 국회의원이)50명쯤 돼요. 하하하. 김태호 의원 국비 못 따옵니다. 따올 능력 없어요. (민홍철 의원은 어떠냐고 물었더니)민홍철 의원은 열심히 합니다. 스스로 김해 일 심부름 많이 합니다. 국회의원들이 다들 ‘내가 국비 따왔다’ 하는데 그건 말이 안 됩니다. 이제는 시장이 국비 따오는 건 줄 (시민들이)다 압니다.”

-경전철 적자부담금이 줄어들었습니다. 시행사와 협상에서 선방했다는 평가인데, 앞으로 대응 계획은 뭐죠.

“경전철은 MRG(최소운영수입보장제도)가 당초 90%였어요. 2005년 국회의원 할 때, 건설교통위에 경전철 예산 통과 건이 올라와서 4시간 정도 싸웠습니다. 당시 78%로 낮춘 겁니다. 낮췄는데도 지금 이 지경입니다. 부산시는 괜찮지만 김해시는 죽는다, 그 당시에 제가 그랬어요.

김해시 가용예산 하나도 못 받는다, 김해 망한다, 이걸 통과시킬 게 아니라 국비 지원에 법적 근거가 될 수 있는 도시건설계획법을 먼저 만들자고 했죠.…이번에 시행사하고 협약해서 MRG 4% 낮췄습니다. 3701억 원 줄인 겁니다. 부산시와 5대 5로 분담률 조정하면 3000억 원 줄일 수 있습니다. 또 그동안 비싼 이자를 써왔어요. 7.3%. 그걸 지금 5%대로 낮추자고 했습니다. 낮추면 연간 200억 원 절감돼요. 정부가 SOC 사업에 60% 부담하는데, 정부 지원 요청하고 부산시와 조정하고, 우리도 자구 노력해야 합니다.

경전철 타고 다니고, 공무원 복지수당 깎는 등 뼈를 깎는 노력해서 해결해 나가야 합니다. 도시철도법 개정안 관련해 국회 사람 만나려고 약속해놨습니다. 여야 상임위원 만나러 다녀야 일이 됩니다. 부산시의원, 경남 도의원 다 찾아다니고 해야 되는 기지.…앞으로 2조 원 더 부담해야 하는데, 엄청난 작업을 해서 정부 쪽에 호소하고 국회 상임위에 요청하고 설명해야 됩니다. 내가 (경전철 적자부담금 해결하러)네 번 찾아갔어요. 시장이 사생결단 하고 찾아다니는 거 보면 보통 문제가 아닌갑다 싶어서 관심 가지더라고. 김정권 의원이 예전에 시장이 경전철 가지고 시민을 협박한다고 했습니다. 지금은 아무 말 못합니다. 저녁 한 끼 잘 먹자고 소 잡아먹는 꼴이지.”

-김해관광유통단지 ‘특혜 의혹’ 문제가 끊임없이 도마에 오르고 있습니다. 김해시 입장은.

김맹곤 김해시장./박일호 기자

“김해유통관광단지 조성사업은 롯데와 경남도가 장유면 신문리 일원에 1998년부터 올해 말까지 완료하도록 계획된 사업입니다. 현재 단지 조성은 거의 마무리됐어요. 김해시가 투자한 사업이 아니고 도와 롯데가 주체한 사업이라 우리가 직접 나설 입장은 아닙니다. 도와 롯데 간 정산이 빨리 완료돼야 그에 따른 개발이익금이 장유면 도로, 주민복지시설 등에 재투자될 수 있습니다. 우리 시 입장을 도와 롯데에 계속 요구하고 있습니다.”

-창원터널 대체우회도로 개설사업은 왜 안 되고 있나요.

“세부적으로 사업(옛 지방도 1020호선 복원사업)을 검토해봤더니, 경사도가 15도 이상 발생해 안전 확보가 어렵고, 정상부에 낙남정맥이 통과할 경우 개발제한구역 내 생태자연도 1등급인 산림 훼손 우려도 있습니다. 또 창원시 측에서 아파트 주민 소음 등 민원 발생도 있어서 조기 추진은 어려울 것 같습니다.”

-의생명 특화단지 조성사업은 얼마나 진척됐나요.

“2005년부터 주촌 일반 산단 내에 조성하고 있습니다. 1단계로 의생명센터는 건립했고, 2단계로 의생명 테크노타운이 올 10월께 개관식을 합니다. 3단계 사업인 의료기기 개발 촉진센터는 2015년 완공될 예정입니다.”

-(경영인 경험에 비춰볼 때)김해시 행정시스템이나 공무원 사고방식은 어떻습니까.

“공무원들이 개인적으로는 우수합니다. 그런데 자발적으로 일을 안 합니다. 일을 하다 잘못되면 감사원 지적을 반드시 받습니다. 일 안 하면 괜찮고 일하면 감사원 지적받는 시스템이 문젭니다. 공무원들이 열심히 공부해서 직급 올라가는 그것만 최곤 줄 알지, 아이디어를 전혀 안 냅니다. 안위 보호하는 데만 급급합니다. 공무원 체계가 그리돼 있습니다. 계장 땐 일 잘하다가 과장, 국장 진급되면 농땡이 칩니다. 공무원 위치 따라 업무능력 달라지더라고. 그렇게 느꼈어요. 행정의 관행적인 것 변화 시도 많이 했습니다. 변화가 있으면 그에 대한 이노베이션 있어야 하는데…. 공직사회가 과거에는 기득권 있는 사람이 좌지우지했는데, 그런 건 없어졌고, 공무원들이 변화하겠다는 의지 갖고 행정 패러다임 바꿔야 합니다. 바꾸지 않으면 50만 김해시민이 불행해집니다.”

-시정 아이디어는 주로 어디서 얻나요.

“시정을 해보니까 부서별 이기주의 많고, 부서장이 시장한테 아이디어 내는 사람이 아무도 없어요. 개인 회사는 이익 창출해야 하니까 아이디어 많이 냅니다. 공무원 사회에서는 자기 일 하기 바쁘니까 아이디어 낼 시간이 없습니다. 시(詩)가 나오려면 가난해야 나오거든. 절박한 걸 많이 느껴야 됩니다. 경전철 때문에 잠이 안 와요. 새벽 네 시까지 앉았다 일어섰다 변소 갔다…. 난개발 조례 하나 만드는데, 아무도 몰라. 이 (조례 만들어야겠다는)생각을 새벽 네 시쯤 했습니다.…공사 할 때 창구 단일화해야 하는데, 상수도과, 교통환경국, 건설, 농업 과에서 다 하더라고, 이거 안 되거든요. 투명하지 않고 문제가 있다, 회계과로 단일화해라 했습니다.…1000만 원 수의계약 기준을 2000만 원으로 올리라고 했고, 비용 줄이기 위해…또 청소용역 대행 계약을 3년마다 하지 말고 1년마다 해라 그랬더니 행안부에서 못하게 했다고 하더라고. 내년 9월부터 해라 그랬는데 행안부가 어찌 알고 우릴 따라 해요. 좋은 것은 행정 효율성 있는 쪽으로 따라옵니다. 청소 용역은 노다지 사업인데, 자손만대까지 평생 해먹겠다는 건데, 바꾸지 않으면 발전이 없습니다. 안 해먹은 사람도 좀 해무야 되고, 늘 해먹는 사람만 하면 안 되지.”

김맹곤 김해시장./박일호 기자

-인구 50만 김해시를 어떤 도시로 만들고 싶은지.

“전국 15번째 대도시가 됐습니다. 도시 인프라 구축이 시급합니다. 시외버스터미널, 워터파크, 관광단지가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김해관광단지를 스토리텔링화 하고, 숙박시설 짓고, 재미있게, 사람이 많이 찾게 관광단지로 만들어야 합니다. 종합문화복지센터 건립하고, 장유에서 창원까지 20분 걸리는 직행버스 운영하고 있습니다. 교통체계 개편하고, 문화 인프라 구축 등 하는 게 많습니다. 장유도 3개 지역으로 나눠 동마다 시민센터 등 들어서 환경, 복지 향상될 거고. 김해 전체 아우르는 관광벨트 형성될 겁니다.

김해에 대기업 유치했기 때문에 외국기업 240만 평 공단 조성 중인데 거기를 IT산업단지로 만들 겁니다. 현재 김해엔 영세기업이 많아 일자리 창출 안 됩니다. 동남권 경제 중심도시로 IT 허브도시로 만들어서 60만 도시, 전국 10대 도시로 만들어갈 겁니다. 첨단 산업·일자리 넘치는 경제도시, 자연과 문화 보유한 생태환경도시, 행복하고 따뜻한 김해로 만들어가야 됩니다. 어쨌든 태생적 기반을 중심으로 새로운 변화와 창조를 해나가야 하고, 새로운 김해를 이뤄가는 데 집중해야 합니다. 김해도 공기업 만들어 부산 벡스코 같은 걸 세워서 문화와 산업 공유하는 곳으로…. 여성회관도 100억 원 들여서 만들고 있어 여성 위상도 달라질 겁니다. 말만 여성친화도시 하는 것보다 실질적인 소통 공간이 될 겁니다. 삼방동, 위치도 좋고.”

-계속 김해시정을 이어나갈 생각은 없나요.

“(행정)다 잡아놓으면 누군가 할 만한 사람 나타납니다. 내가 모든 걸 다 해야 한다는 생각은 안 됩니다. 그때 가서 부족한 게 없는가 봐야 합니다. 시민들이 내가 더 필요하다 생각하면 주사 맞아가면서도 봉사해야 되고 하하하. 시장 돼서 이득을 얻어야 한다 이런 건 없습니다. 내가 최선을 다해 행정 잡아놓으면 2년 뒤에 잘할 수 있을 겁니다. 지켜나가는 것, 수성이 제일 중요해요. 시장은 봉사와 희생정신 없으면 해선 안 됩니다.”

-행정, 정치를 벗어나서 노후엔 뭘 하실 계획입니까.

“행복하게 살 수 있는 기반이 조성돼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먹고살 것 있어요. 서울에 건물도 있고 즐길 수 있는 공간도, 재산도 충분합니다. 한 달에 현금 말고도 임대료 3000만 원 나옵니다. 1년에 7000만~8000만 원 세금 내고, 한 달에 2000만~3000만 원 임대료 나오니까. 이젠 노는 거지 뭐. 놀아야지. 지금까지 고생했는데 허허허.”

인터뷰 중인 김맹곤 김해시장(가운데)./박일호 기자

<김맹곤 김해시장의 모든 것, 일문일답>

-성격의 장단점은.

“성격은 뭐 강한 편이다 그래 얘기합니다. 그렇게 살아왔지. 어릴 때부터 치사한 거, 살살거리고 이런 건 못해봤어요. 어렸을 때 내성적이고 부끄럼 잘 탔습니다. 표현 잘 못하고…. 커서 사회생활에 적응하면서 성격 바뀌었습니다. 고등학교 졸업하고 군에 가고 하면서 완전히 바뀌었어요. 저도 모르게 도전적이고 뭐든 해보겠다는 성격, 강한 성격으로. 사실은 강하지도 않아, 굉장히 약해…. 슬픈 거 보면 잘 못 참고, 애들이 불쌍한 거, 텔레비전 잘 못 봐요. 히틀러 젤 싫어해요. 애들을 다 죽였잖아요. 개구리 한 마리도 못 잡아요 지금도.…강하다고 좋은 건 아닙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할라 하면 강해야 합니다. 부잣집 아들은 유하고 부드럽고, 가난한 집 아들은 강할 수밖에 없습니다.…잘하는 건 하나도 없어요. 고쳐야 할 게 많지. 하하하.”

-술, 담배는 어느 정도.

김맹곤 김해시장./박일호 기자

“담배는 30대 중반에 끊었습니다. 어느 날 갑자기 담배를 끊어야겠다, 피우고 싶은 생각이 없어졌어요. 술은 전혀 안 하는 편은 아닌데, 술 먹기 좋아하는 성격 아니에요. 술집에서 술 마시거나 다방 가서 차를 마시는 성격 아이라. 모임 있어도 많이 먹어야 맥주 한잔 마십니다. 술 문화가…술집에 가서 여자 앉혀놓고 뭐 하는 거 이런 거 싫어합니다. 일본말로 여자들하고 히야까시 하는 거 전혀 안 합니다. 그럴 시간이 없었죠. 부모님이 굉장히 근면하고 부지런했습니다. 그런 영향 받은 거 같아요.”

-최근 읽은 책 중 인상 깊었던 책은.

“책을 좋아합니다. 시장 되고 나서는 잘 못 읽어요. 앞에 100페이지 읽고 맙니다. 읽을라 하면 결재 들어오고. 최근 읽은 책은 〈정관정요〉. 중국 역사상 최고의 태평성대를 이끌었던 당태종 이세민의 정치철학을 오긍이 지은 건데 두 번 읽었어요. ‘기둥이 바르게 섰는데 그 그림자가 굽어 있다거나, 위에 있는 위정자가 나라를 잘 다스리는데 아래 백성이 나라를 어지럽히는 일은 일찍이 없었다’는 그런 얘기, 가슴에 새기게 됩니다.…김구 선생 책, 역사적인 책 많이 읽었어요.”

-가장 존경하는 인물은.

“살아오면서 체험한 중에…존경하는 사람이라기보다 멘토로 김혁규 전 지사. 인자하면서도 내면적으로 굉장히 강하고. 외유내강이라 하죠. 지나친 행동은 절대 안 합니다. 깨끗한 척하면서 정치를 한다든지 쇼맨십이 전혀 없습니다. 행동과 실제가 같아요. (김혁규 전 지사에게)내가 당신을 존경한다 말해 본 적 없습니다. 남한테 지나치게 요구하지도 않고 투명하고, 정치를 하면서 그만큼 깨끗한 사람은 없어요. 시장이 바쁜 줄 알고 특별한 일 아니면 날 안 만날라 합니다. 저한테 지나치게 부탁을 하거나 하지 않아요. 평범함 속에 비범 있는 것이라고들 하는데, 김 전 지사는 꾸밈없는 사람입니다. 김혁규 지사 한 가지 약점 있다면 세상을 잘 몰라요. 한국을 잘 몰라서 타격받는 면도 있습니다.”

-스트레스 해소법, 건강관리법은.

“(인상을 찌푸리며)스트레스 많이 받습니다. 아침에 일찍 5시 반쯤 일어납니다. 신문 좀 보고, 물 한 잔 마시고. 집안에서 자전거 타고 아령하고 40분 운동합니다. 7시 반에 밥 먹고 경전철 타고 출근합니다. 하루종일 시달리고, 저녁에 한 바퀴씩 돕니다. 집사람이랑.…재미나는 일이 하나도 없으니까(스트레스 쌓이는 것 같다)… 운동 많이 하니까 다리 협착증 와서 고생했는데 지금 95% 나았습니다. 이것(운동)도 스트레스인 것 같아요. 저녁에 30분 동안 족욕하고. 좋은 건 다 하고 있습니다. 하하하.”

-영화나 텔레비전은 보시는지.

“영화, 텔레비전 안 보는데 최근 〈빛과 그림자〉 봤습니다. 옛날 얘기 나오니까 재밌대. 제가 좋아하는 드라마 보면 집사람은 방에 들어가서 딴 거 봅니다. 흐흐.”

-가족관계는.

김맹곤 김해시장./박일호 기자

“집사람하고. 1남 2녀. 두 딸은 출가했고, 아들은 서울에서 직장 다니면서 고생 많~이 하고 있습니다.”

-가족에게 어떤 남편, 어떤 아버지인가.

“2남 2녀 중 장남으로 태어났습니다. 결혼해서 어른들을 30년 모시고 있었습니다. 애들이 할머니한테 정을 다 뺏기고. 부모님 모시면 자식들, 집사람한테 애정 표현 잘 못해요. 아날로그 세대 아닙니까. 부모님 모시면 조심 되죠. 애들한테 엄격하게 되니까 아버지로선 제로지 뭐. 한 번도 흐트러진 모습 보인 적 없습니다. 집사람도 스트레스 많았습니다. 그래서 일요일마다 등산 같이 갔습니다. 차도 하나 사주고 골프도 배우라 하고.”

-좌우명은.

“정도(正道). 옛날부터 아버님이 정도, 바르게 살아야 된다 얘기했습니다. 아버님이 굉장히 근면하고 성실한 분이었습니다. 논 7마지기 가지고 10마지기 만들었고, 담배 한 보루(상자) 가지고 45일 태우셨어요. 자식한테 매를 드는 일 없었습니다. 술 취한 모습도 못 봤습니다. 남이 빚 받으러 오고 술값 받으러 온 걸 못 봤습니다.…얼마 전 분청도자기축제 할 때 도자기에 쓴 글이 있습니다. 유욕즉무강(有慾則無强) 처사불가유심(處事不可有心)이라고. 욕심을 가지면 강직할 수 없고, 사심 따위가 있어서는 안 된다는 말인데, 시장이라는 직책 자체가 이권 많이 개입돼 있고 모든 걸 지탱해야 하는 장(長)이기 때문에 개인적 욕심을 가지면 인사고 뭐고 바르게 안 됩니다. 인사가 만사다. 말만 그리해선 안 되거든, 모든 게 사람이 하는 일이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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