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사람] 무항생제 계란 판매하는 '알팜' 식구들

'오늘 짠 우유~♬ 오늘 마셔요~♬'라며 신선함을 강조하는 우유 CM송이 있다. 바로 짠 우유가 제일 신선하다는 것에 토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계란 역시 오늘 낳은 알이 제일 신선하다. 게다가 항생제를 쓰지 않은 닭이 낳은 알이라면 '금상첨화'.

"고객들이 오늘 나온 신선한 계란을 먹을 수 있게 하고 싶었습니다."

창원에 있는 '알팜(www.rfarm.kr)' 천성훈(32) 대표의 말이다. '알팜'은 밀양 양계농장에서 생산한 무항생제 친환경 계란을 각 가정으로 배달하는 업체다. 현재 네 명이 운영하는 작은 곳이지만 신선한 계란을 판매한다는 자부심과 열정으로 똘똘 뭉친 젊은 기업이다.

계란도매업체에서 일을 해온 천성훈 씨는 '대상→중상→소상'으로 이어지는 유통구조 속에서 소비자가 신선한 계란을 먹기 힘들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천 씨는 건강한 닭이 낳은 계란을 당일 소비자 가정에 직접 배달해 주는 사업을 하기로 했다. 그러나 혼자서 모든 일을 할 수 없었다. 이 때 지인의 소개로 사업을 함께할 인연을 만났다. 그가 바로 추현수(38) 대표다. 추 씨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중국에서 한인을 대상으로 하는 주간지 지사장과 공연기획 사업을 하다가 한국으로 돌아왔다. 귀국 후에 여러가지 개인 사업을 했지만 잘 풀리지 않았고 천 씨를 만났을 때는 다른 일을 모색하고 있던 중이었다.

알팜 식구들. 왼쪽부터 이호길 마산지사장, 천성훈 대표, 추현수 대표, 김보성 김해지사장. /강해중 기자

처음 만난 둘은 마음이 잘 통했는지 금방 의기투합할 수 있었다. 천 씨는 농장 관리를, 추 씨는 고객관리 업무를 맡기로 했다. 그리고 몇 달간 준비 기간을 거쳐 지난해 말 본격적인 사업을 시작했다.

지난 6월엔 우군도 생겼다. 김보성(37), 이호길(33) 씨다. 김 씨는 김해지사장으로, 이 씨는 마산지사장으로 합류한 덕에 두 명으로는 힘에 부친 일을 덜 수 있었고 사업 역시 쑥쑥 성장했다. '제로'에서 시작한 사업이 1년도 채 되지 않아 회원가구가 벌써 800여 곳에 달한다.

천 씨는 인터뷰 내내 무분별하게 나오고 있는 '가짜 친환경 계란'에 대해 매우 안타까워했다. "친환경이란 이름을 붙인 계란들이 많은데 모두가 항생제를 쓰지 않은 것은 아닙니다. 계란을 받아오는 농장 중 항생제를 쓰지 않는 곳이 하나만 있어도 친환경이란 상표를 붙이거든요. 소비자들은 이 말만 믿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러면서 "우리 계란은 100% 무항생제 계란"임을 자부했다.

친환경 계란의 주고객층은 어린 아이를 키우는 주부들이다. 아이들 건강을 위해 먹는 것 하나까지도 신경을 쓸 수밖에 없다. 경남지역에는 가정 배달 업체가 전무하기 때문에 타지역 업체에 주문을 한다고 한다. "타지역에서 배송을 해오면 적어도 하루 이상은 걸립니다. 거기다 물류비까지 더해져 가격도 비싼 편이지요. 하지만 저희는 당일 아침에 농장에서 계란을 받아와 저녁식사를 준비하기 전에 각 가정으로 배달하기 때문에 하루도 걸리지 않고 가격도 저렴합니다."

이 때문인지 고객 만족도도 높다. 한 번 주문을 한 가정에서의 재구매율이 95% 이상이라고 한다. 제품에 만족한 이들의 입소문을 타고 문의하거나 주문하는 곳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알팜은 현재 창원, 마산, 진해, 김해, 함안지역에 배달하고 있다. 앞으로 도내 전역으로 넓힐 생각이다. 하지만 사업이 커지더라도 경남 밖으로까지 진출할 생각은 없다. "타지역으로까지 확장한다면 사업적으로 이득은 있겠지만 품질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세운 '당일배송' 철칙을 지킬 겁니다."

이들의 목표는 '알팜 = 신뢰'다. "경남에 터를 잡은 만큼 경남지역 1위 기업이 되겠다는 목표도 있지만 제일 중요한 것은 신뢰입니다. 소비자들에게 알팜 하면 믿을 수 있는 기업, 정직한 업체라는 생각을 심어주고 싶습니다." 또 이들은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지역사회를 위한 일도 하고 싶다고 밝혔다. 인터뷰 내내 진심이 느껴지는 눈빛을 보인 이들이 초심을 잊지 않고 정직하고 착한 기업으로 성장해주길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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