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에 본인의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관한 논문이 SCI(세계과학학술지 색인)에 등재되었다는 언론보도 이후 본원에 자궁경부암, 인유두종 바이러스 관련 환자가 많이 방문하고 있다. 본인이 발표한 인유두종 바이러스 연관논문이 국내외 20여 편이 되는데 이를 바탕으로 인유두종 바이러스란 무엇인지, 증상과 치료방법은 무엇인지 알아보도록 한다.

자궁경부암의 가장 큰 원인, 인유두종 바이러스

자궁경부암은 여성에게 발병하는 암 중 두 번째로 가장 흔한 암으로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전체 암 중 4위를 차지하고 있는 병으로 가장 큰 원인으로 알려진 것이 바로 인유두종 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다. 현재까지 약 130여종의 변종이 발견되었으며 이 중 자궁경부암 환자의 99.7%이상에서 고위험군 인유두종 바이러스 감염이 발견된다고 보고되었다.

자궁경부암과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흡연과 폐암, 간염과 간암의 관계보다 훨씬 더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고 볼 수 있다.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그 증상이 거의 없어 일반인이 증세를 알아차리고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감염된 채 생활을 하다 질에서 출혈, 분비물 등이 나오며 소변에서 피가 섞여 나오는 등의 증상이 나타났을 땐 이미 자궁경부질환으로 진행된 경우가 많다.

송승훈 창원한마음병원 산부인과 교수


인유두종 바이러스는 대부분의 경우 인체의 면역체계에 의해 제거된다. 평균 감염기간은 1년 정도며 감염자의 80~90%가 2년 이내 특별한 치료 없이 자연적으로 치유된다. 그러나 여러 위험인자들에 의해 지속적으로 고위험군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노출 된다면 자궁경부암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고 특히 자궁경부 상피세포가 발달되는 사춘기 시기의 성교, 흡연, 다 출산, 면역력 저하상태일 때 자궁경부암 발생확률이 높은 편이다. 일각에서는 안전하지 못한 성 접촉을 그 원인으로 보기도 하나 성 경험이 전혀 없는 여성에서의 감염도 보고되고 있는 만큼 성행위만을 원인으로 보긴 어렵다.

주기적인 관심과 병원 검사 필요

흔히 자궁경부암 예방 백신으로 알려져 있는 예방백신을 접종하는 방법이 있다. 성인이 되기 전, 성 접촉 이전에 접종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그러나 이러한 예방 백신은 자궁경부암을 일으키는 고위험 인유두종 바이러스 16번, 18번에만 해당되는 백신이며 이 외에도 10개 이상의 바이러스가 고위험군 인유두종 바이러스에 속하며 16번, 18번을 제외한 다른 고위험군 인유두종 바이러스의 감염을 완전히 막을 수는 없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여성 스스로 보다 안전한 성 생활에 관심을 가지며 주기적으로 병원에 방문하여 검진을 받아 조기에 대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조기에 진단하여 치료하면 완치가 가능하지만 병이 진행될 경우 완치율이 크게 감소하며 자궁경부암이 너무 늦게 발견되는 경우 사망에 이르기도 한다. 성 접촉 경험이 있는 여성들은 1년 간격으로 자궁경부 세포검사를 받는 것이 중요하며 자궁경부암의 발생 가능성이 높은 여성들에서는 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 인유두종 바이러스 검사를 같이 시행하는 걸 권해드린다.

주기적인 검사와 진료를 받는 것만으로도 자궁경부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전해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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