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충사는 양산 통도사와 더불어 동부 경남을 대표하는 큰 절입니다. 워낙 유명한 절이지요. 이렇게 시작해야 표충사 관광 안내판에 나오는 자세한 설명을 건너뛸 수 있지 않겠습니까. 표충사에서는 두 가지 얘기만 전해드리려 합니다. 먼저 표충사 대광전(大光殿) 앞에 있는 우화루(雨花樓)입니다.

표충사 입구입니다. /박민국 기자

표충사를 대표 전각인 대광전 맞은편에 있는 우화루에서는 바로 앞에 있는 계곡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저는 양산과 밀양에서 볼 수 있는 동부 경남 산이 지닌 특성을 완만한 능선, 봉우리 언저리에서 우뚝 솟는 산세, 깊은 숲과 계곡으로 꼽습니다. 특히 밀양과 양산에서 볼 수 있는 산은 밖에서 보는 느낌은 풍성하고, 안에서 보는 계곡은 깊다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마도 울창한 활엽수가 만든 숲 때문이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 어쨌든 우화루에서는 깊은 계곡 물줄기와 숲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취재 간 날도 매우 더웠는데 우화루에 앉아서는 그런 더위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표충사 대광전 맞은편에 있는 우화루에서 보이는 풍경입니다. /박민국 기자

또 한 가지 얘기는 절을 보는 남석형 기자 취향입니다. 남석형 기자는 일단 규모가 큰 절에 대해서는 아무리 멋져도 마음을 주지 못하는 듯합니다. 양산 통도사에서도 그랬고 사천 백천사에는 특히 노골적인(?) 거부감을 보이더군요. 물론 표충사에 대한 평가도 박했습니다. 상대적으로 호젓하고 규모는 크지 않으며 바깥과 왕래가 잦지 않은 절이나 암자에 대해서는 후하게 평가합니다. 통도사에서는 시큰둥했지만, 영축산 꼭대기에 있는 백운암에서는 흐뭇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고, 밀양에서도 만어사에 가서는 '좋다'고 하더군요. 훨씬 뒷 이야기지만, 산청 정취암에서도 소녀 같은 감수성을 드러내기도 했답니다. 저는 뭐 여기도 좋고 저기도 좋았습니다.

표충사 으뜸 전각인 대광전입니다. /박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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