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포만, 매립 대신 순천만처럼 만들자"

사천 하면 떠오르는 것을 묻자 윤병렬(48·사진) 사천환경운동연합 공동의장은 '갯벌' '와룡산'을 들었다.

이 가운데 갯벌 이야기에서는 표정이 어두워졌다. 여전히 끝나지 않은 광포만 매립 논란 때문이다. 광포만은 곤양천에서 흘러온 민물과 사천만에서 들어온 바닷물이 만나는 곳이다.

"경남에서 사천 갯벌이 가장 넓습니다. 그 가운데 800만 평(2644만㎡) 되는 광포만은 가장 아름다운 곳이죠. 지역 주민은 매립해서 공장을 짓자고 하지만, 광포만은 매립할 수 없는 곳입니다. 멸종위기 야생 동·식물이 20종이나 됩니다. 사천에서 동쪽은 개발할 수밖에 없더라도 서쪽은 보존해야 하는 곳입니다. 습지보호구역으로 정하고 순천만처럼 만들자고 줄곧 주장하고 있습니다."

   

윤 의장은 광포만에 대한 그 옛날이야기를 전해준다.

"곤양군수가 퇴계 이황 선생을 초청해 광포만 갯벌로 가 작은 섬에 배를 올려놓고 회 치고 술 한 잔한 흔적이 지금도 그대로 있습니다. 풍류객이 많이 찾아온 곳으로 전해지고 있죠."

한 방송사에서 사천만을 재조명하는 다큐멘터리를 준비하고 있다며 기대섞인 얼굴을 했다.

"사실 강기갑 현 통합진보당 대표가 국회의원 되고 나서 사천만이 좀 부각됐지, 그 이전에는 잘 알려지지 않았죠. 사천만이 얼마나 아름다운 곳인지…."

사천 매력에 대한 부분에서는 뜻밖에 지리산을 언급했다.

"사천은 지리산을 병풍처럼 볼 수 있는 곳입니다. 대포항 쪽에서 맑은 날 보면 지리산 능선이 천왕봉에서 노고단까지 다 보입니다. 우리 지역은 지리산과 아주 가까운 그런 곳입니다. 이 지역 초·중·고 교가에 대부분 지리산이 나오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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