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하면 떠오르는 게 뭐냐고 주위에 물으면 대부분 '통도사'를 언급했습니다. 그보다는 덜하지만 '배내골'을 언급하는 이도 적지 않았습니다.

'경남의 재발견'을 위해 저희가 양산에 머무른 시간은 4일이었습니다. 공단이 즐비한 도시적인 모습, 관리 측면에서 아쉬운 유적지가 반복되자 조금 지치는 면도 있었습니다.

그러던 3일째 오후 만나게 된 배내골은 저희에게 큰 힘이 되었습니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좀 더 눈을 사로잡는 산새, 그리고 맑은 공기와 계곡 물소리는 양산을 또 달리 보게 했습니다. 이러한 면을 미처 알지 못했다는 사실에 미안하기까지 했습니다.

'배내골'은 맑은 내 옆으로 야생 배나무가 많이 자라 그리 이름 지어졌다 합니다. 가지산 고봉이 둘러싸고 있으며 봄에는 고로쇠 수액도 채취할 수 있어 이를 위한 발걸음도 적지 않다고 합니다. 다만, 전 지역이 상수도보호구역으로 돼 있어 물놀이·취사 같은 것은 할 수 없게 돼 있습니다. 

곳곳에 자리하고 있는 펜션. /박민국 기자

문득 잊고 있었던 '영남의 알프스'라는 말을 떠올리며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그런데 이를 지나치게 의식해서인지 여기저기 들어선 유럽풍 펜션은 오히려 눈의 즐거움을 떨어뜨렸습니다. 그래도 좀 비싼 돈을 치르고 하룻밤 묵어가면 각자 기억 속에는 오래 남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배내골에서 하룻밤을 보내야했던 저희는 그래도 배내골과 좀 더 어울리겠다 싶은 한옥 민박집을 잡았습니다. 방을 잡고 창을 여니 물소리가 시원히 들렸습니다. 민박집에서 내놓은 백숙까지 더하며 일은 잠시 잊고 그 분위기를 즐겼습니다.

'경남의 재발견' 취재팀 3명 모두 남자인데, 각자 다른 누군가와 왔으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이 잠시 스쳤습니다. 

시원한 물소리는 귀를 타고 온 몸을 차갑게 한다. /박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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