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피랑 마을은 중앙시장 뒤편 언덕배기에 자리하며 남망산공원을 마주하고 있습니다. '동피랑'은 '동쪽 벼랑'이라는 뜻을 품고 있습니다.

2000년대 중반 통제영 동포루·공원조성 계획으로 철거를 앞둔 마을이었습니다. 이에 지역시민단체인 '푸른통영21'이 "서민 애환과 추억이 서려 있는 이곳을 특색있는 관광상품으로 재발견하자"며 2007년 10월 벽화전국공모전을 열어 마을을 되살렸다고 합니다.

통제영 동포루는 서너 집 철거한 자리에 복원을 추진하고 있습니다.

담벼락 그림이 지나 가는 이들에게 말을 거는 듯합니다. /박민국 기자

동피랑 마을에 있는 작은 슈퍼. /박민국 기자

두 명이 지나가기엔 좁디좁은 골목에 집들이 들쑥날쑥 들어서 있는데, 그래서 더 정겹습니다. 아기자기한 그림 옷 입은 담벼락은 여기저기서 말을 걸며 지나가는 이 발걸음을 세웁니다. 사람들은 벽화그림 속 아이들과 손을 잡기도 하고, 물고기와 뽀뽀하기도 하고, 꽃 내음을 맡기도 합니다.

특히 '1박 2일' 촬영으로 유명해진 일명 '이승기 천사날개'에는 사람들이 줄 서서 사진을 찍기도 했습니다.

'이승기 날개천사'는 가장 인기가 좋습니다. /박민국 기자

철거를 기다렸던 이 마을은 이제 찾아드는 사람들로 생기가 넘쳐납니다.

한편으로는 사람 사는 동네에 관광객들로 북적거리면 참 불편하겠다 싶기도 했습니다. 철거를 면했다고 해서 이런 불편함을 모두 감내해야 하는 것은 아닐 텐데 말입니다.

앙증맞은 그림 옷을 입은 동피랑 마을 담벼락. /박민국 기자

'푸른통영 21'에서는 부탁의 글을 붙여놓기도 했습니다.

'아름다운 마을 〈동피랑〉을 찾아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벽화 관람 시에 주민들의 생활에 피해가 가지 않도록 지붕에 올라가거나, 집안을 기웃거리는 일은 삼가하여 주셔요. 특히 사진을 촬영하실 때에는 가급적 주민들의 양해를 구한 뒤 촬영해 주셔요. 주민들의 소중한 삶 터이오니 마땅히 존중해 주셔요. 참 고맙습니다.'

그래도 젊은 사람들은 골목을 누비며 자신들의 즐거움과 추억에 더 열중하는 모습입니다.

이런 속에서 한 할머니는 대문을 반쯤 열어 놓고 볕이 드는 마당에서 낮잠을 청하고 있었습니다.

찾은 이들로 시끌시끌하지만 한 할머니는 집 마당에서 단잠을 청하고 있다.  /박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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