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는 계절별 대표 음식이 있습니다. 봄 도다리쑥국, 여름 하모회, 가을 전어회, 겨울 물메기탕입니다. 이 가운데 하모는 일본 말로 갯장어·바닷장어를 일컫습니다. 붕장어와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가시 많은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제철은 장마 직후라고 합니다. 조금 이른 6월 초였지만, 서호동·항남동 쪽 몇몇 횟집에서는 성미 급한 손님을 맞이하고 있었습니다. 

   
 

차림표를 보니 특대 10만 원, 대 7만 원, 중 6만 원, 소 5만 원이었습니다. 일행 4명은 7만 원 짜리를 주문했습니다.

가재·고동·게 다리 같은 것들이 한 상 차려진 후 하얀 속살을 드러낸 하모회가 나왔습니다. 뼈 있는 것, 없는 것이 섞여 잘게 썰려 있었습니다.

   
 
   
 

하모회와 함께 당근·파·미나리·깻잎·양파·고추·다진 마늘·콩가루가 딸려 나왔습니다.

익숙하지 않아 보였는지 일 하는 분이 초장에 채소를 적당히 넣어 쓱싹쓱싹 비벼 주셨습니다. 초장에 그냥 찍어 먹어도 되지만, 주로 이렇게 회무침처럼 비벼 먹어야 제맛이라고 합니다.

뼈 있는 걸 한입 하니 고소하면서도 단맛이 느껴졌습니다. 무엇보다 꼬득꼬득 씹히는 맛이 좋았는데, 전어보다는 덜 억센 느낌이었습니다. 이후부터는 4명 모두 젓가락질하기 바빴습니다.

   
 

중간중간 주인께서는 통영 먹을거리에 관한 얘기도 툭툭 던져 주었습니다. 외지인들이 줄 설 만큼 인기 좋은 식당들 가운데 이곳 사람들에게는 외면받는 곳도 종종 있다네요. 돈도 벌고 건물도 사면서 처음 맛을 잃는 경우가 있는가 봅니다.

밤 10시 조금 지나자 가게를 정리하는 분위기라 일찍 자리를 털었습니다. 이래저래 술값까지 더해져 10만 원 돈이 나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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