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블카는 부모님 손잡고 다닐 때나 몇 번 타봤습니다. 이번 취재 덕에 정말 오랜만에 케이블카를 타게 됐습니다.

케이블카가 움직이는 모습은 제법 먼 곳에서도 보였습니다. 줄지어 가는 둥근 물체를 보고 남석형 기자는 "외계인이 움직이는 것 같다"고 했습니다. 물론, 감수성이라고는 도무지 찾아볼 수 없는 무미건조한 비유라고 생각했습니다.

케이블카를 설치하고 싶은 지방자치단체는 상당히 많습니다. 통영시 관광과 관계자는 "수많은 지자체에서 견학을 와 정신이 없을 정도"라고 말했습니다. 케이블카를 두고 시설 자체가 자연환경 파괴다, 오히려 등산객 발길에 치일 일이 없기에 환경을 보호하는 면도 있다 같은 논란이 있습니다. 이에 대한 판단은 미뤄두고 일단 통영시 처지에서 보면 케이블카는 상당한 성공 사례인 듯했습니다.

어른 9000원. 좀 비싼가요? 그렇다고 돈이 아까운 정도는 아니었습니다. /박민국 기자

우선 찾는 관광객이 상당히 많습니다. 취재팀이 갔을 때는 시간당 800명이 탑승하고 있다는 안내가 매표소 전광판에 나왔습니다. 대충 셈해도 '1년에 순수익이 150억 원 정도 된다'는 시청 관광과 관계자 말이 그렇게 과장은 아닌 듯했습니다.

케이블카를 탄 사람들 반응도 대부분 괜찮았습니다. 우선 가파른 봉우리인 미륵산 정상 근처까지 유유히 올라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상당히 매력적이었습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면서 보이는 통영 전경은 너무나 다채로운데, 이를 남녀노소가 힘 들이지 않고 즐길 수 있으니 싫다 할 이유가 없어 보였습니다.

케이블카 안에서 점점 넓어지는 풍경을 보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박민국 기자

케이블카에서 내려 미륵산 정상까지는 계단으로 올라가면 됩니다. 좀 가파르기는 하지만, 그럭저럭 갈 만합니다. 올라가는 중간에 전망이 좋은 곳에는 적당히 쉴 곳이 있습니다. 미륵산 정상에서는 바다, 섬, 항구 등 동서남북 방향을 바꿀 때마다 다른 매력을 뿜는 통영을 조망할 수 있습니다.

케이블카만 타서 재밌는 게 아니라, 정상에서 통영 경치를 감상하는 눈맛도 쏠쏠합니다. 개인적으로는 다음에 또 통영에 오더라도 케이블카를 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바다와 섬이 어우러지며 만든 풍경. 통영이 자랑할 만합니다. /박민국 기자

미륵산 케이블카는 상당히 가파르고 긴 동선을 따라 움직이는데요. 고소공포증을 다소 느끼는 관광객도 있었습니다.

저는 등산과 케이블카 둘 중 하나를 고르라면 케이블카 쪽에 쏠리겠지만, 미륵산은 등산로도 상당히 괜찮다고 합니다.

한눈에 들어오는 통영항도 예쁩니다. 제가 나폴리를 가본 적이 없어서 '동양의 나폴리'라는 표현에 걸맞은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박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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