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블로거 창원 단감 팸 투어 현장을 가다.

지난 10월 말 전국 유명 블로거 19명이 창원 동읍에 모였다. ‘2011 창원 파워 블로거 팸 투어’에 참가하기 위해서다. 동읍농업협동조합이 올해 열리는 제10회 창원단감축제에 맞춰 준비한 행사다. 이들 블로거를 통해 생산 규모와 비교해 덜 알려진 창원 단감을 홍보하려는 생각에서다. 비용은 동읍농협과 북면농협이 반반씩 냈다. 행사 준비는 경남도민일보에서 맡았다.

방식은 간단하다. 블로거들은 1박 2일 동안 창원 동읍과 북면에서 단감 농장과 관련 시설을 둘러본다. 그리고 끼니때마다 맛난 음식을 먹는다. 잠은 북면 온천에서 잔다. 그리고는 돌아가서 팸 투어 관련 내용으로 포스팅을 3건 이상 하면 원고료를 준다.

그리하여 불로거들은 첫날 주남저수지 앞 해훈가든이란 곳에서 붕어찜으로 점심을 먹었다. 그리고는 주남저수지 생태학습관 2층 회의실에서 단감 농사를 짓는 농민들과 처음 만났다. 안면을 튼 블로거와 농민들은 이내 동읍팀과 북면팀으로 나눠 단감 팸 투어에 나섰다. 동읍 쪽으로 간 이들은 대체로 1인 1 농가로 견학할 수 있었다. 북면 쪽으로 간 블로거들은 사정상 단체로 견학을 다녔다.

하지만, 덕분에 대단위 단감 공장을 자세히 둘러볼 수 있었다. 이 공장이란 북면농협 산지유통센터를 말하는 거다. 공장 안은 기계 소리로 시끄러웠다. 단감을 자동으로 선별하는 기계다.

그곳에서 만난 북면농협 박성은 판매팀장은 북면이 면 단위로서는 단감을 가장 많이 생산한다고 했다. 이곳에서는 하루에 컨테이너 일곱 개 분량을 포장해 홍콩, 캐나다, 말레이시아, 싱가포르, 태국에 수출한다. 나머지는 롯데마트 전 매장에 친환경 단감이란 이름을 달고 출하한다.

   
 

공장에는 130여 명이 단감 선별 작업을 하고 있었고 포장된 단감은 바로 옆 저온 저장고에 차곡차곡 쌓였다. 일반적으로 창원에서 생산한 단감은 ‘하늘 아래 첫 단감’이란 상표로 출하된다. 그리고 질이 좋은 상품은 ‘창에 그린’이란 별도 상표가 있다.

신기한 것은 이 공장은 9월에서 다음 해 3월까지 단감 철이 지나면 같은 기계로 감자를 분류하고 포장한다는 거다.

공장을 둘러본 북면팀은 북면 마산리 연동 하희종 씨네 농장으로 향했다. 이분은 3대째 단감 농사를 짓고 계신다. 집에 도착하니 뒷산 전체가 단감나무다. 100년이 넘은 나무도 있었다. 하 씨는 블로거들을 모노레일에 태우고 산을 올랐는데 놀이기구를 타는 것처럼 긴장감이 넘쳤다.

단감은 첫 서리가 내리기 전에 모두 따야 한다. 일 년에 수확기가 겨우 20일 정도다. 일손이 항상 부족해 근로자를 대는데, 이 인건비가 상당하다. 하 씨가 감 농사를 지어 8000만 원을 번다면 그 중 절반은 인건비 등에 쓰고 4000만 원이 손에 남는다고 한다.

하 씨는 나무를 키우기보다 과일을 키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게 감 농사의 비결이다. 그러려면 적당량의 비료 등 비결이 따로 있다.

그는 그걸 경상대에서 가서 4년째 배우고 있단다.

   
 

북면농협 산지유통센터에서 동읍팀과 북면팀이 다시 뭉쳤다. 이 자리에서 잠시 일정을 공유하고 바로 북면 온천에 짐을 풀었다. 이날 저녁은 온천 근처에 한우로 유명한 원효한우촌이란 집에서 먹었다. 이 자리에서는 술잔도 기울이며 서로 어색함을 덜어냈다. 자리가 파하고 나서도 아쉬운 이들은 근처 포장마차를 찾았다. 흥건하고 유쾌한 밤이었다.

다음날 아침 해장이 필요한 블로거들을 데리고 간 곳은 북면농협 근처 청약식당이란 곳이다. 이곳은 바다 조개탕이 유명하다. 이른 아침이지만 우리 일행 말고도 몇몇 단체 손님들이 들어차 있다. 조개는 컸고 해장 효과도 컸다.

아침을 먹고 단감 농장 체험을 떠난 이들을 제외하고는 모두 창원단감축제 행사장으로 갔다. 부슬부슬 비가 내리고 있어 인파는 없었지만, 생각보다 다양한 볼거리가 있었다. 9회가 지난 2002년 열렸으니 9년 만에 부활한 축제다.

점심을 먹기 전 팸 투어를 정리하는 간담회가 다시 주남저수지 생태학습관 회의실에 열렸다. 이 자리에서 블로거들은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되는데, 바로 창원 단감 생산량이 전국의 20% 정도라는 것이다. 이 정도면 사실상 전국 제일이다. 이 놀라운 사실에 이어 입담이 센 동업농협 김순재 조합장의 당부가 이어졌다.

그는 사실 파워 블로거를 통한 홍보를 그리 믿지 않는다고 했다. 블로거는 준비됐지만, 농민들이 아직 준비되지 않았다는 뜻이다. 이번 팸 투어만 해도 농민들은 조합장이 나서서 인터넷을 단감을 많이 팔아준단다, 정도로 이해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농민들이 본의 아니게 단감의 좋은 점을 강조하려고 이웃 지역을 깎아내리거나 다른 과일을 깎아내려도 좀 더 크게 보고 포스팅을 해달라고 주문했다.

블로거들은 마지막 일정으로 송학가든이란 곳에 가서 오리 숯불 회전구이로 점심을 먹었다. 이 자리에서 소감을 한마디씩 하는 순서가 있었는데 창원 단감을 새로 보게 됐다는 이가 많았다.

행사 준비가 조금 부족했다는 의견도 있었다. 단감 농장 투어라고 했는데, 실제는 맛집 기행에 가까웠다거나, 1인 1농가 원칙이 지켜지지 않는 등 아직 덜 완성된 느낌이라는 거다.

이에 김순재 조합장은 처음이어서 부족한 점이 많았을 것이라며 내년에는 시기를 일주일 정도 앞당겨 내실 있게 준비해야겠다고 답했다.

(경남도민일보는 현재 홈페이지 우측에 단감 팸 투어 전용 배너를 만들어 놓았다. 이를 통해 투어에 참여한 블로그들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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