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사랑 창원아트홀서 이색공연 ‘겸사겸사 콘서트’

색다른 콘서트 무대가 펼쳐졌다. 지난 14일 오후 창원시 의창구 명서동 허&리 병원 맞은편 대호상가 1층 창원 극단 미소 전용 소극장 ‘연극사랑 창원아트홀’에서였다. 이름 하여 ‘겸사겸사 콘서트’.

이날 행사는 경남연극협회 천영훈 회장이 가수 이경민 씨가 페이스북 창원시 그룹에 올린 고 김광석 추모공연 계획을 보고, 이를 소극장 무대에서도 함께하자고 제안해 성사됐다. 마침 연극사랑 창원아트홀 측에서는 얼마 전 여러 지인의 도움으로 음향 장비를 교체해 이번 음악 공연을 통해 시험하고도 싶었다. 말 그대로 ‘겸사겸사’ 만들어진 공연이다.

여기에는 천영훈 회장의 철학이 담겼다. 공연이 없다고 소극장을 가만히 놀리는 것보다 오히려 공연이 없는 날 빈 소극장을 무료로 개방해 문화공연을 누구나 부담 없이 올리고 또 즐길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연극사랑 창원아트홀서 열린 이색공연 ‘겸사겸사 콘서트’/김두천 기자

“소극장을 소극장으로만 남겨두면 안 됩니다. 누구나 부담 없이 찾고 문화를 즐기는 공간으로 만들어야 하고, 또 이를 위해서는 소극장 운영주 스스로 적극적으로 나서야 합니다. 이번 콘서트도 복합문화공간으로서 소극장 활용도를 높이고, 이를 통해 소극장을 알리며, 시민들이 소극장이라는 공간을 부담스럽게 생각하지 않도록 하고자 기획하게 된 것입니다.”

‘겸사겸사 콘써트’는 시종일관 즐거움이 가득했다. 본 음악 공연 시작 전 객석 방청객들을 무대로 불러내 자신이 추억하는 김광석의 노래나 애창곡을 부르는 시간으로 분위기를 돋웠다. 본 공연에는 가수 이경민·박영운 씨와 일반인 객원 가수 배진아 씨가 함께 무대에 올라 김광석 음악들로 객석 가득 따스한 감성이 흐르게 했다.

연극사랑 창원아트홀서 열린 이색공연 ‘겸사겸사 콘서트’/김두천 기자

특히, 이경민 씨는 마이크·객석 호응 없이 김광석 노래 세 곡을 연달아 부르며 김광석 노래만이 가진 맛과 매력을 관객에게 ‘날 것’으로 전달하고자 했다. 또 박영운 씨는 플루트, 팬플루트, 트럼펫, 통기타 등 각종 악기를 능수능란하게 다루며 남다른 음악 재능을 뽐냈다. 참가자들은 이후 무대에 조촐한 뒤풀이 자리를 마련해 공연의 감동을 다시 한 번 나누기도 했다.
무대는 연극인들에게 매우 신성한 공간이다. 그런데 공연이 끝나자 무대는 곧바로 술과 음식이 오가고 관객들이 왁자하게 떠드는 뒤풀이 자리가 되었다. 이렇게 하기란 연극계에서는 어지간한 결단이 없으면 하기 어려운 일. 그런 점에서 천영훈 회장 생각은 달랐다.

연극사랑 창원아트홀서 열린 이색공연 ‘겸사겸사 콘서트’/김두천 기자

“연극 공연도 중요하지만, 결국 연극은 사람과 사람이 함께 어울려 사는 모습을 보여주는 공연 매체입니다. 공연 철학에 얽매이기보다, 연극인 스스로 세상과 더불어 사는 사람인만큼 무대도 사람과 사람이 부대끼는 공간임을 관객들에게 일깨워주는 것도 연극인이 해야 할 중요한 일이라 생각합니다.”

한편, 천영훈 회장은 “이번 ‘겸사겸사 콘서트’를 발판삼아 이와 비슷한 콘셉트로 공연을 기획할 생각”이라며 “그 수익금으로 김해에서 뇌종양을 앓고 있는 최유빈(11) 어린이를 도울 계획”이라고 밝혔다.

소극장이 사람과 사람, 그리고 생명을 잇는 가교로서 얼마나 큰 역할을 하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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