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파워] "연합사업단 강화로 농가 소득증대 이바지"

전억수(54) 농협중앙회 경남지역본부장은 천상 농협맨이다. 의령에서 나고 자란 전 본부장은 평범한 소농의 자식으로 태어났다. 아버지는 전 본부장이 초등학교 5학년 때 그의 덩치에 맞는 작은 지게를 만들어 줬다. 옛 농촌의 농사꾼 자식이었던 사람은 누구나 그러하듯 전 본부장도 어릴 때부터 그렇게 농사일 도우며 농사를 몸으로 익히며 자랐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신발 제조 수출로 이름을 날리던 기업의 기획실에 입사했다. 전 본부장은 업무 때문에 가끔 생산공장을 방문하면서 어린 마음에 충격을 받았다. 현장 근로자들이 점심은 물론이고 저녁 식사도 제대로 하지 못하고 빵 하나로 끼니를 때우면서 밤늦게까지 일하는 모습을 보고 이 기업의 미래에 대해 실망했다.

진로를 바꾸기로 한 전 본부장은 8개월 만에 회사를 사직했으며 마침 있었던 농협 채용 시험에 응시해 합격함으로써 농협과 인연을 맺었다.

농협에 발을 디딘 이후 그는 천직이라 여기고 열심히 일했다. "어려운 농민과 함께하는 기관에 근무하는 것을 보람으로 생각하고 한 번도 농협에서 일하는 것을 후회해본 적이 없으며 퇴직 후에도 농업과 농촌을 위해 할 일이 있다면 하고 싶다."

   
 

전 본부장의 좌우명은 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다. 모든 것은 오로지 마음이 지어내는 것이기에 모든 것은 마음에 달렸다. 전 본부장은 광덕 큰스님의 "지금의 마음에 무엇을 그리느냐에 따라서 인생이 그대로 간다"라는 법문을 명심하고 있다. 마음에 부정적이고 어두운 생각을 항상 담아두면 어두운 인생이 되고, 밝고 긍정적인 생각을 끊임없이 하고 노력하면 성공적인 인생이 열린다.

진정성 있게 온 힘을 다해 노력하면 길은 반드시 열린다는 신념을 갖고 일하다는 전 본부장은 "앞으로도 업적을 남기는 것보다는 최선을 다하면서 산 사람으로 평가를 받고 싶다"고 말했다.

전 본부장은 농업 분야도 제조업만큼이나 수출이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한다.

경남농협은 작년부터 도내 10여 개 단감 브랜드를 하나로 통일하고 수출 창구를 단일화는 사업을 추진했다. 창원, 김해 등 지역별, 지역농협별로 각기 다른 브랜드로 수출하던 것을 브랜드와 수출 창구를 하나로 모은 것이다. 브랜드 단일화는 경남 단감의 브랜드 인지도를 높일 수 있고 수출 창구 단일화는 협상력을 극대화할 수 있다.

그 효과는 금방 나타났다. 올해 수출 가격이 작년보다 11%나 인상됐고 수출 목표 물량도 작년보다 30%나 늘어나 5000t 수출을 기대하고 있다. 경남농협은 수 연내 수출 물량이 1만t을 넘어설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브랜드와 수출 창구 단일화만으로도 단감 재배 농가의 소득을 높이는데 적지 않게 도움이 된다. 수출은 또 다른 효과를 가져온다. 수출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국내에 유통되는 물량이 줄어듦으로써 국내 유통 물량의 가격도 적정선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이런 것들을 가능하게 하는 것이 바로 농협의 연합사업단 사업이다. 경남 단감 브랜드 단일화도 바로 연합사업단의 작품이다.

2009년 경남지역본부 부본부장을 역임하고 2010년 12월 경남본부장에 취임한 전 본부장은 줄곧 연합사업단의 광역화와 역할 강화에 관심을 쏟았다. 그 결과가 이번 단감 브랜드 단일화로 나타났다.

전 본부장은 앞으로 단감 말고도 딸기처럼 도내 여러 곳에서 각각의 브랜드로 출하되고 있는 작물을 광역 연합사업단 사업 대상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경남농협은 작년에 1억 2000만 달러어치 농산물을 수출했다. 이는 전국 농협 수출의 절반을 넘는 것이다. 덕분에 경남농협은 전국 최초로 농산물 수출 1억 달러 탑을 수상하기도 했다.

전 본부장은 "올해는 작년 대비 17% 증가한 2조 7000억 원어치 농축산물 판매를 목표로 공판장, 하나로마트 등의 취급물량을 확대하고 국내 유통과 수출에 전력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경남농협은 금융분야에서도 전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0월 13일 수신고 10조 원을 돌파했다. 또 도내 지역 농·축협의 상호금융예수금 규모도 지난 5월 이미 20조 원을 달성해 경남지역 농협 전체 총수신고가 30조 원을 넘어섰다. 9월 말 3분기 전국 지역본부를 대상으로 한 업적평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전 본부장은 "경남농협은 작년에 이어 올해도 전국 종합평가 1위를 향해 달려가고 있으며 경남지역 리딩뱅크로서 위상을 더욱 높여가고 있다"라고 강조했다.

요즘 농촌에는 하루가 다르게 다문화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도내 6만 6000여 가구가 다문화 가정이다. 전국의 5%가 넘는다.

전 본부장은 농촌 지역의 다문화 가정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 경남농협은 지난 7월 도내 다문화 25가정을 선정해 온 가족이 함께 결혼 이주여성의 친정을 다녀올 수 있도록 항공권과 체류비를 지원해 눈길을 끌었다. 또 결혼 이주여성들이 한글과 우리 문화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다문화여성대학을 운영하고 기초농업교육도 진행하고 있다.

   
 

농협은 내년 3월 2일 출범을 목표로 신용사업부문과 경제사업부문을 분리하는 구조개편을 진행 중이어서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전 본부장은 이에 대해 "농협 구조개편은 경제부문과 신용부문의 전문성을 높여 각 부문 사업을 더욱 활성화하는 것이 뼈대"라며 "특히 농업 분야와 직결된 경제사업 활성화와 자립경영체제 구축을 위해서는 부족한 자본금을 정부에서 지원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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