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영에서 중국집이 눈에 잘 안 띄는 이유, "독특한 맛 아는 사람만 찾는다"

서호시장 안 골목으로 들어가자 '할매우짜'가 보인다. 시장통과 적당히 조화를 이루는 외관이다. 안이라고 별반 다르지 않다. 탁자 서너 개에 벽을 마주하는 간이 자리 몇 개가 전부다.

조필연(66·사진) 할머니는 외지 손님이라는 걸 금세 안 듯하다.

"먹어보면 독특한 맛이 날거야."

우짜에 대해 물어보는 걸 반기는 눈치다.

"여기 사람들이 우짜를 먹은 건 50년 정도 됐지. 장사하는 사람이 만든 것도 아니고, 손님들이 만든 메뉴야. 우동 먹던 손님들이 저것도 먹고 싶으니까, 짜장 좀 섞어 달래서 그렇게 만들어졌으니까…."

   
조필연 할머니 / 박민국 기자

우짜 한 그릇 70원 하던 시절이 있었고, 지금은 4000원이다. 조필연 할머니가 그 세월을 다 담고 있지는 않다.

"다른 할머니가 우짜집을 오래 했고, 나는 그 옆에서 밥집하고 있었지. 이 할머니가 45년 정도 하다가 힘들어 더 못하겠다 해서 내가 전수했지. 8년 됐네. 우짜를 전문으로 하는 데는 여기하고 몇 군데 없지. 포장마차 그런 데서는 많이 하고. 새벽 4시에 문 열면 5시 손님들이 와. 막일하는 사람, 배 타는 사람, 아침 일 가는 사람들. 아침에는 밥이 빨리 안 되니, 일 가는 바쁜 사람들 먹기는 좋지."

우짜 때문일까? 통영에서는 중국집이 눈에 잘 띄지 않는 듯하다.

"그렇지. 우짜 많이 먹으니 짜장면집은 별로 없지. 여기 사람들은 중국집 짜장면 먹으면 닝닝하이 맛이 없다 그러데."

그 사이 우짜가 나왔다. 국물 적은 우동에 짜장이 얹어져 있다. 젓가락으로 한번 휙 하니 금세 국물 조금 많은 짜장면으로 변한다.

"중국집에서 이대로 한다고 해서 그 맛이 나오지는 않지. 우짜는 멸치 육수에 짜장 볶을 때 기름을 많이 빼거든."

한 젓가락, 또 한 젓가락…. 이곳 사람들이 아침 해장으로 즐긴다는 말을 떠올리며 국물도 들이켜 본다. 전날 들은 '우짜는 세 번 먹어야 그 매력을 알 수 있다'는 말이 퍼뜩 떠오른다.

"김해 장유 사람이 이걸 해 보겠다고 해서 전수해 줬는데, 장사 안돼 문 닫았어. 그 집 사장은 문 닫고 나서도 우짜 생각난다며 요즘도 한 번씩 먹으러 오데. 통영 사람들하고, 이 맛을 아는 사람만 찾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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