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양을 다니다 보면 은근히 안동과 비교를 많이 하게 됩니다. 지곡면 개평마을에서 전통술 '솔송주'를 만났을 때 또 안동을 떠올렸습니다. 안동소주, 유명하지 않습니까?

사실 지곡면 개평마을이 유명한 것은 함양 대표 유학자 일두 정여창 선생 고택이 이곳에 있기 때문입니다. 조선시대 명문인 하동정씨, 풍천노씨 집성촌인 이곳은 일두 선생 고택 말고도 단아한 모습을 갖춘 고택을 쉽게 접할 수 있습니다. 합천군은 해마다 겨울이면 '한옥문화체험' 행사를 열기도 합니다.

박흥선 사장이 '명가원'에서 '솔송주'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박민국 기자

솔송주는 정여창 선생 집안에서 나온 전통술입니다. 쌀 발효술인데, 발효 과정에서 솔잎을 섞어 독특한 맛과 향을 만들어냅니다. 술 맛이 훌륭해 올해 경남지방무형문화재 제35호로 지정되기도 했습니다.

정씨 가문 며느리인 박흥선(52) 사장이 시어머니께 배워 만든 술인데요. 이처럼 집에서 만든 술을 '가양주(家釀酒)'라고 합니다. 박흥선 '명가원' 사장은 옛날부터 주위에서 이 술 한 잔 얻으려는 사람이 많았다고 했습니다. 박흥선 사장이 이 술을 대량 생산하고자 시도한 게 18년 전이라고 합니다.

박흥선 사장이 솔송주 전시관에서 제품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박민국 기자

솔송주를 생산하는 명가원에서 얘기를 듣고 일두 고택 근처에 있는 솔송주 전시관을 박흥선 사장과 함께 갔습니다. 잘 보존된 전통 가옥이었는데 박흥선 사장이 사는 곳이기도 합니다.

솔송주는 13도와 40도 술이 주력 상품입니다. 40도 술은 솔잎 향이 살짝 나면서 약간 단맛이 납니다. 저는 도수가 높은 술을 좋아하는 편인데, 남석형 기자는 단맛이 좀 안 맞다고 하더군요. 13도 술은 청주 맛과 비슷했습니다. 남석형 기자는 13도 술을 선호했고, 박민국 기자는 두 가지 모두 엄지를 세워줬습니다.

아! 그리고 솔송주를 생산하는 박흥선 사장은 술을 못 마신답니다.

솔송주 제품들입니다. 술과 용기에 따라 가격대가 다양합니다. /박민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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