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가 상림에 관한 얘기 중 가장 솔깃했던 것은 최치원 선생 효심에 하늘이 감동해 뱀·개구리·개미가 모두 사라졌다는 것입니다.
과연 그런지 상림 숲으로 접어들어 한동안 땅을 보고 걸었는데요, 정말 개미가 보이지 않아 놀랐습니다.
그런데 전혀 없지는 않았습니다. 30분쯤 걸었을 때 어느 나무 아래 있는 두 마리의 개미를 발견한 것이죠. 잠시 후에는 개구리 한 마리가 유유히 저희 앞을 지나가는 일도 있었습니다.
기억을 되돌려 보니, 이태식 함양군 문화관광과장도 '완전히 없다'가 아니라 '거의 없다'고 말했던 것 같습니다.
상림을 걸으니 마음이 차분해졌습니다. 함양 사람들에게 이곳은 곧 데이트 장소라고도 하네요. 한때 그런 상상을 자주 했습니다. 이와 같은 숲길을 연인과 함께 맨발로 걷는 그런…. 하지만 현실 속 제 옆에는 남자 두 명이 있었습니다.
남석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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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행정2부 소속으로 통영·거제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휴대전화 010-3597-159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