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원 대우백화점 갤러리

우리 조상들은 단오에 맞춰 부채를 선물했다. 여름을 앞두고 더운 기운을 몰아낼 무기를 가다듬는 것이다.

그래서 임금은 신하들에게 부채를 선물하곤 했다. 그 부채는 주로 경상도에서 진상품으로 올려 보내는 물건이다.

도내에도 매년 이맘때에 열리는 행사가 있다. 경남선면예술가협회전이다. 13일부터 열리는 행사가 벌써 19년째다.

   
 
60명의 회원이 저마다 보기에도 시원한 그림으로, 여름 더위와 싸울 부채 주인의 눈마저 시원하게 할 기세다. 시와 그림, 좋은 말, 암송구절을 적은 부채 잔치인 것이다.

오창성 회장은 "부채팔덕이라고 하여 바람, 멋, 호신, 가리개, 양산, 완상(玩賞), 지압, 운동 등을 드는 사람도 있고 서른여 가지의 덕이 있다고도 한다"며 "겨울에도 애지중지 가지고 다닌 기록이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도내 내로라하는 한국화가들의 작품이지만 일반 작품에 비해 선면화는 가격도 싸다. 예술성과 실용성이 가미된 선면화는 마음을 전하는 선물로 애용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리기는 여간 어렵지 않다. 이랑과 고랑 같은 대나무 살과 죽절이 그림 그리는 입장에서는 암초다.

이번 전시 여는 행사에는 부채로 호신술을 연구하는 노정현 관장의 시범단이 초청되었다. 부채로 공격해오는 상대를 제압하고 허점을 찾는 고급 호신술이다. 불의의 습격을 방어하기 위한 고려 무인들의 호신술이다.

이와 함께 부채의 멋을 더하는 전통매듭을 선보이는 배순화 매듭장(도 무형문화재 32호)의 작품도 함께한다.

19일까지. 여는 행사 13일 오후 6시 30분. 대우백화점 갤러리. 055-240-5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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