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아연 창원명지여고1

바나나에 검버섯 꽃이 핀다

열흘 전 손님이 두고 간

바나나 한 송이

우리 할머니 볼에 핀

검버섯 씨앗이

어느새 그리로 옮겨갔나

손님의 마음 한 줌

따스한 햇빛 두 모금

침 삼키는 기다림 세 방울…….

개나리색 과실에

달콤한 갈색 자욱이 핀다

병실 식구 모두 들러앉아

노오란 열대의 향기 나눠먹고

웃음꽃 흐드러질 때

껍질은 얼룩덜룩하여도

하얗게 빛나는 그 속엣것

검버섯은 꽃이다

우리 할머니 볼에

여울진 황혼녘 노을

그 아름다운 팔순의 검버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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