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세 권갑조 씨 고졸 검정 통과…올해 재소자·만학도 대거 합격

"딸이라는 이유로 공부 못한 게 평생 한이었어예. 이제 고등학교 졸업했으니 소원 풀었지요. 마음 같아선 대학에서 사회복지를 전공하고 싶어예."

2009년 고입 검정에서 경남 최고령으로 합격한 데 이어 2년 만에 고졸 검정고시도 통과한 67세 권갑조(창원시 마산 회원구 내서읍) 씨.

권 씨는 "힘들었지만 고졸 검정고시에 붙고 나니 자신감이 붙더라"며 "이후 밤샘도 여러 번 했고 불면증도 걸려 힘든 날도 있었지만 도전하면 된다는 믿음으로 꾸준히 준비하니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그는 이어 "두 자식이 할 수 있다고 밀어준 게 가장 큰 힘이었다"며 "나이 때문에 자신이 없었는데 두 번의 합격이 '노력하면 안 되는 게 없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줬다"고 소감을 밝혔다. 권 씨의 아들 배찬우 씨는 "늦지 않았다며 옆에서 격려를 해준 것뿐"이라며 "예순을 넘기고 공부를 시작하신 것도 대단한데 고졸 합격까지 하니 존경스러울 뿐"이라고 전했다.

지난 12일 발표된 '경남도교육청 검정고시 합격자' 가운데 최고령은 진주에 사는 69세 이성미 씨. 이 씨는 "늦은 나이에 공부 욕심이 생겨, 도전 3년 만에 합격하게 됐다"며 "손녀를 돌보며 공부하느라 힘들었지만 합격하고 나니 고졸에도 도전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창원·진주교도소 재소자 19명이 합격의 영광을 안아 눈길을 끌었다. 최고 득점자는 고입은 100점 만점을 받은 김기훈(창원시·14) 군이고, 고졸은 96.37점을 얻은 류한솔(의령군·17) 군이다.

이번 검정고시에는 총 1952명이 응시했으며 이 중 927명이 최종 합격했다. 고입은 355명이 응시하여 252명이 합격(70.99%)했으며, 고졸은 1597명이 응시해 675명이 합격(42.27%)했다. 전체 평균 합격률은 47.49%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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