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11월 14일 발생한 부산 실내 실탄사격장 화재사고로 일본인 관광객 등 15명이 사망하였다. 이 사고를 계기로 대형화재에 대한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사회적 여망 속에, 소방방재청은 '화재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화재와의 전쟁'은 GDP 1만 7000달러 수준인 우리나라에서 경기도 이천 냉동창고화재로 40명 사망, 인천 호프집화재로 56명 사망, 경기도 씨랜드 화재로 23명 사망, 대구 지하철 화재로 무려 192명이라는 사상 최대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등 화재로 인한 인명피해사고가 매년 반복적으로 발생한 데 대한 대국민 약속이다. 올해를 '화재피해 줄이기 원년의 해'로 정하고, 최근 3년 평균 화재 사망자 434명 대비 43명 즉 10%를 줄이겠다는 의지가 담겨 있다.

'화재와의 전쟁 선포'후 취약업소 중점관리

'화재와의 전쟁'은 소방서 중심의 소방검사제도를 개선하고 전국 소방역량을 집중시켜 화재로 인한 사망률을 줄여나가기 위한 정책이다. 이 정책은 크게 네가지로 구성되어 있다. 첫째, 다중이용업소의 화재배상책임보험 의무화,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근절을 통한 원천적 화재 줄이기. 둘째, 사회안전망 확충사업·소방작전 전술 재정립을 통한 화재피해를 최소화. 셋째, 소방장비의 첨단화로 현장대응능력 강화. 넷째, 119 구조구급서비스 선진화로 소생률 제고 등이다. 4대 분야 16개 중점추진과제가 '화재와의 전쟁' 핵심 내용이다.

특히 비상구 폐쇄 등의 행위는 시민의 생명을 위협하는 범법행위로 소방관서의 노력만으로는 단속할 수 없다. 그래서 국민의 자발적인 신고를 유도하여 비상구 위법행위를 원천적으로 근절하고자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신고포상제'(일명 비파라치제)를 도입 시행하고 있다.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 적발건수는 10월 말 전국 기준 2500건에 이르고 있다. 그동안 '비파라치제' 도입결과 나타난 가시적 효과는 비상구 등 피난·방화시설의 국민의 관심 증가와 인식변화로 비상구 등 피난·방화시설의 유지관리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건물관계인·영업주가 자율적으로 안전관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있고, 아파트를 비롯한 일반 공공기관까지 비상구 등 피난시설의 중요성을 인식하여 비상구 개방, 장애물 제거 등으로 피난시설의 환경개선과 안전문화 확산의 계기가 되고 있다.

또한,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를 계기로 다중이용업소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이 개정(2010.11.12시행)돼 소방 사각지대로 있던 스크린 골프연습장, 권총사격장, 안마시술소를 다중이용업으로 정하여 소방시설 등 안전기준을 강화하고, 간이 스프링클러설비 설치대상을 확대해 지하층 또는 창문이 없는 층에 설치된 다중이용업의 영업장과 권총사격장은 면적에 관계없이 모두 간이 스프링클러설비를 설치하도록 했다.

스스로 안전의식 높이는 것이 근본 해결책

부산 실내사격장 화재 후 1년이 지났다. 이 동안 소방관서는 화재와의 전쟁 선포에 따른 인명피해 줄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국민은 비파라치가 되어 비상구 폐쇄 등 불법행위를 신고하고, 다중이용시설 업주는 자율적인 안전관리를 적극적으로 수행하고, 정부는 관련법을 개정하여 다중이용업소의 안전기준을 강화하는 등 많은 변화가 있었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법규정 강화나 비파라치제도가 아니라 자율적인 안전관리이며, 스스로 안전의식을 높이는 것이다. 내 가정의 화재안전부터 살펴보고, 직장의 화재 취약요인을 제거하고, 다중이용업소를 이용할 때는 비상구를 먼저 확인하고 입실하는 선진국형 안전의식으로 도민 모두가 화재사고 없는 따뜻한 겨울나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최만우(거창소방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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