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여러가지 어려움이 있겠지만 정부에서 추진하고 있는 한중 FTA는 조만간 체결될 것이다. 농업분야만 따져 본다면 과거 칠레나 미국에 비해 핵폭탄급 피해가 예상되지만 농업계는 잠잠하기만 하다. 반대한다고 막을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생각하든지 아니면 아예 자포자기하든지 둘 중의 하나일 것이다.

흔히들 기회와 위기는 항상 같이 온다고 하지만 많은 어려움이 있다. 중국은 세계의 생산기지이기도 하지만 가장 큰 소비시장이기도 하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기 위하여 철저히 준비하고 노력해야 한다. 과거 쌀 개방처럼 허송세월만 보낸다면 큰 위기만 맞을 뿐이다.

중국 세계 생산기지이자 가장 큰 소비시장

과거 우리의 70년대와 같이 최근 중국 농촌인구의 도시유입이 엄청나다고 한다. 이는 곧 농산물 생산은 줄고 소비는 늘어난다는 이야기다. 결국 우리에게 농산물 수출기회가 많아지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 농산물 소비가 가능한 중국 중산층 이상의 인구는 이미 한국 인구의 3배 정도이다. 이제 한국농업도 시장을 중국에서 찾아야 한다. 또한 늘어나는 중국 관광객들에게도 우리 농산물과 식품의 우수성을 알려야 한다.

이를 위하여 우리는 무엇을 준비해야 할 것인가? 첫째 옛말에 지피지기면 백전백승이라 했다. 우선 중국농업과 소비자를 알아야 한다. 최근 언론보도에 따르면 대규모 농기업 1개 업체가 생산하는 쌀만 해도 한국의 전체 벼 농사 규모를 넘어서는 수준이라고 한다.

중국의 농업과 소비자를 알기 위해서는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농업인은 물론 공무원, 산지유통을 담당하고 있는 농협 직원들이 직접 현장을 보고 오도록 해야 한다.

둘째 정부 및 사회가 농업을 산업으로 인정해야 한다. 이제까지 한국의 농업은 산업이 아니라 말 그대로 농업일 뿐이었다. 농업은 항상 도와줘야할 대상이었기에 국제 경쟁력에 둔감한 편이었다.

전국에 공업단지는 많아도 수출농업단지는 없다. 공업단지는 전기, 수도, 도로 등 산업기반시설을 갖추었지만 농업의 기반시설은 대형 유리온실, 축산분뇨용 오물처리시설, 산지처리시설(APC) 등이라고 할 수가 있다.

이러한 기반시설로 생산비를 낮추고 정예 농업인들이 투입된다면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셋째 결국은 사람이다. 농업도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일반 농산물이 아니라 비싼 가격으로 팔 수 있는 명품을 만들어야 하며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식품으로 팔아야 한다.

치밀한 준비로 농업의 새로운 기회 삼아야

이를 위해서는 중국 소비자에게 충분한 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농업에도 창의력이 적용되어야 한다. 이를 위하여 수준 높은 교육을 통해 우수한 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성공하는 사람은 방법을 찾고 실패하는 사람은 변명거리를 찾는다고 했다. 어떤 어려움이 있어도 우리의 현실임을 직시하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중국은 이미 한국시장을 대비해 수년전부터 준비하였다고 한다. 농업분야 대표기업인 베이다황은 고품질 유기농쌀로 한국시장을 노리고 있다.

지금부터라도 철저히 준비하여 농업의 새로운 기회를 만들어야 한다.

/엄재남(농협중앙회 창녕교육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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