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여성새로일하기본부 '집단 취업상담' 마음 열기 편 동행취재

재취업을 하고자 '집단 취업상담 프로그램'을 찾은 참가자들 앞에 종이 한 장이 올려졌다. 제목은 '알리고 싶은 나'다. 강사는 '나의 희망', '나의 장점', '일생 가장 기뻤던 일', '나의 자랑 3가지', '여행 가고 싶은 곳'을 적으란다.

참가자 10여 명은 취업상담하러 왔는데 참 느닷없는 상황이 벌어졌다는 표정이다. 볼펜을 몇 번이고 튕기던 김이정(가명·35)씨는 어찌할 바를 모르며 고개를 푹 숙였다. 낯이 뜨거워진다 했다. 50대 여성들은 되레 담담하게 한 줄 한 줄 자신의 삶을 반추하듯 써내려갔다.

그들이 쓴 내용은 무엇이었으며 왜 강사는 강의 전에 뜬금없이 나를 돌아보게 했을까.

"돌아보니 나보다 가족이 먼저였다"

"내가 가장 기뻤을 때는 하나뿐인 우리 아이가 원하는 대학에 입학했을 때다." "나의 희망은 우리 아이들이 잘 커 주는 거…." "나의 장점은 남을 잘 배려하고 책임감이 강한 것이다." "남편과 함께 처음으로 해외여행 갔을 때가 제일 기뻤다."

40·50대 참가자 엄마들은 가족들에 대해선 잘 알아도 나를 알리는 건 어색해했다. '알리고 싶은 나' 속에도 자식과 남편이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자신의 장점을 말할 땐 얼굴을 붉히기도 했다.

집단 취업상담 프로그램 참여자 교육 장면. /경남여성새로일하기센터 제공
'알리고 싶은 나' 속에서 찾는 것은 말 그대로 '나'다. 종이 가득 '긍정적인 내용'만 가득한 이유, 강사 전미현씨는 '마음 열기'와 함께 이날 또 하나의 주제인 '커리어 비전 메이킹' 즉, 취업하기 전 마음의 자세를 만들기 위해서라 했다.

"채용 시장은 경쟁자들이 가득하다. 자신에 대해 부정적이면 원하는 직업을 쟁취할 수 없다. 자신을 먼저 돌아보고 자신감을 회복해야 한다. 그래야, 원하는 것을 거둘 수가 있다. 이제부터 자신의 장점을 부각시킬 수 있어야 한다. 물론 단점을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도 있어야 한다. 특히 40대 이상은 취업 통로가 더 좁은 만큼, 자신에게 맞는 전략을 잘 짜서 취업 전선에 뛰어들어야 한다."

"'행복한 직업' 갖고 싶어 여기에 왔다"

참가자들은 가족을 중심에 두고 있었지만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는 강했다. 무엇보다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싶다'는 의지가 뚜렷했다. "70살이 될 때까지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살고 싶다"는 이도 있었고 "우리 아이들은 자기가 원하는 직업 갖고 살았으면 좋겠다"며 자신의 바람을 상대방에 비춰 전달하기도 했다.

이어 참가자들은 '희망 직업', '희망하는 이유', '필요한 능력'을 적어내려 갔다.

내가 만들어주는 음식 가족이 맛있게 먹어줄 때 가장 행복하다는 이선정(가명·43)씨. 전에 재가요양보호사 일을 했었다.

밥상도 손수 차려냈다. 할아버지의 임종까지 지켜보면서 '봉사정신'이 없으면 못해내는 일이란 걸 알았다. 몇 번이고 손을 놓고 싶었지만 막상 임종을 맞자 내 부모 돌아가실 때보다 더 많이 울었다고 했다.

일을 통해 '봉사의 행복'을 깨달았다는 그의 말에 요양보호사를 하고 싶어하던 다른 참가자들의 질문이 이어졌다. 취업사례 공유와 인적네트워크는 집단상담 프로그램의 또 하나의 특징이다.

전미현 강사가 설명을 덧붙였다. "미용사 일을 10년 넘게 했기에 사람과의 부대낌 없이 일하고 싶다는 상담자가 있었다. 사람과 부대낌 없이 자기 일만 충실히 할 수 있는 가사도우미를 추천했다. 지금도 적성이 맞다며 아주 고맙다는 말을 한다. 자기가 행복한 일은 남들이 좋다는 일도 아니요, 귀천이 있지도 않다. 자기의 적성에, 자기 상황에 맞는 일이 가장 행복한 일이다."

취업의 구체적 방향 만드는 디딤돌

'취업을 방해하는 것이 있다면'이란 문구도 있다. '막연히 걸림돌 때문에 못한다'가 아닌 걸림돌을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다.

걸림돌 해결 방법을 하나둘 써내려가면서 참가자들은 자기도 모르게 '긍정적으로 변하는 나'를 발견하게 된다.

집단상담 프로그램 참여자 교육은 '마음 열기'에 이어 '직업적성 검사와 해석', '이력서, 자기소개서 작성법', '직업 정보', '면접법과 모의 면접' 순으로 진행된다.

집단 취업상담은 자기 상황과 적성에 맞는 직업 방향을 제시하고 '면접' '자기소개서' 등 막연한 개념을 구체적으로 제시할 수 있는 것이 특징이다. 일은 하고 싶은데 무엇 때문에 막연히 안 될 것이라며 포기하는 이들에게 방향을 제시할 수 있다.

경남새일본부 관계자는 "무엇보다 해보겠다는 의지가 제일 중요하다"며 "성공 취업의 좋은 길잡이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집단상담 프로그램은 취업을 원하는 경남 지역 여성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연령, 학력 제한 없다. 11월까지 진행하며 교육비는 무료다. 교육과정 수료자는 취업지원도 가능하다.

관련 문의는 경남여성새로일하기지원본부(경남여성인력개발센터 1층)를 방문하거나 전화 1588-3475로 하면 된다.

2010년 직업훈련교육프로그램 두드릴만한 '여성 전문 직종'

경남여성새일본부는 한국폴리텍Ⅶ대학과 연계해 여성 전문직종을 개발해 훈련과정을 개설하고 취업도 지원하고 있다.

교육 과정은 '여성 CNC기계', '여성 품질검사', '여성 사출금형실무' 분야다.

교육 기간은 7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오전 9시부터 오후 3시 20분까지로 총 340시간이다.

한국폴리텍Ⅶ대학에서 위탁 교육한다. 접수는 오는 7월 8일까지다.

관련 문의는 홈페이지 (www.gnwomenwork.or.kr)로 접수해 회원 가입 후 직업 교육 신청을 하면 된다. 관련 문의 1588-347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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