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기는' 이에게 어복(魚福) 있으라

갯바위 풍경.
2009년 기축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 해도 각 가정에 사랑이 가득하시고, 건강하시고, 하시는 사업 번창하시길 바랍니다.

지난해 겨울 시작해서 며칠 전까지 고성·통영항에서 출항하여 '열기' 선상과 함께, 갯바위 '감성돔' 출조를 수시로 다녀왔습니다.

물고기 싹쓸이하는 '뻥치기' 유감
욕심 버리고 편하게 바다 즐기자

지금은 겨울의 대물 감성돔 시즌입니다.하지만 이늠들이 도대체 다 어디로 가버렸을까?  미칠 지경입니다.

열기는 조금 물때인 13~4물까지 선상 출조를 하면 잠시동안 쿨러 가득한 조황으로 조우님들께 보답을 했었지만, 이 눔의 감성돔은 어디로 숨었는지 감성돔 입질로 손맛 즐기기가 너무나 힘이 든 나날이었습니다.
제 나름대로 최고 포인트라 생각하며 살을 에는 추위도 아랑곳 하지 않고 바다를 찾았지만, 초리대 끝은 조용하기만 하였습니다.

그런 날이면 시간은 왜 이리도 길게 느껴지는지…. 바람은 또 왜이렇게 차갑게 느껴지는지…. 수온 때문인지? 아니면 뻥치기들 때문인지?

요즘 욕지 일원으로 보면 뻥치기의 극성이 대단하다고 합니다. 갯바위 바로 코 앞에서 뻥치기를 해대는 통에 어떤 날은 낚시꾼들과 뻥치기 배들 사이에 고성이 오갈 때도 있습니다.

뻥치기…. 바다를 죽이는 행위입니다. 커다란 돌이나 유압 기계 따위로 바다 표면을 세게 쳐서 물 속 물고기가 깜짝 놀라 이리저리 뛰고 하고서는 쓸어가 버리는 그런 고기잡이 말입니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사량도·추도 일원으로 버글버글 했었던 감성돔…. 이제는 아쉬움에 한숨만 나옵니다.
하루 출조하여 2~3수(마리)의 감성돔 손맛을 즐기고, 씨알에 반하던 날이 있었던 것이 엊그제 같은데, 어느 순간 갑자기 사라져 버린 느낌이 드는 건 저 혼자만의 생각일까요?

하지만, 감성돔은 있을 것입니다. 평상시 노리던 수심보다 조금 더 깊은 곳을 공략해 본다면, 미끼를 좀 더 다양하게 준비해 간다면, 감성돔의 짜릿한 손맛을 즐길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잡어의 성화로 짜증이 날 수도 있지만, 바다의 황제를 만나기 위해서는 감수해야 할 부분이 아닐까요.
그리고, 꼭 감성돔을 잡으려 하기보다는 편안한 마음으로 바다를 즐기기 위해 바다를 찾았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바다의 향긋한 내음, 갯바위 냄새, 바다를 찾는 분이라면 아실겁니다.

조금 더 시간이 지나면 갯바위에서의 멋진 파이팅을 할 수 있는 날이 꼭 올 것입니다. 최고의 조황이 이어지고 나면 갯바위를 찾는 낚시인들도 늘어날 것입니다. '자연은 우리의 것이 아니라 후손들에게 잠시 빌려 쓰는 것이다' 라는 말을 어디선가 본 적이 있습니다.

즐겁게 낚시를 하고 난 후, 뒷마무리를 깨끗이 하는 일은 우리 낚시인의 몫입니다. 우리의 뒤를 이어 갯바위를 찾아오시는 낚시인분들께 깨끗한 갯바위를 양도(?)할 수 있도록 두레박은 필수입니다.

문화인은 머문 자리도 깨끗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2009년 밝아온 새해와 함께 바다를 찾는 조우님들, 어복(漁福) 충만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진해 포인트낚시 조재필 대표(055-544-27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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